오빠에 이어 14일 밤 남편 김광구씨마저 숨지자 절망에 빠진 김지영씨(왼쪽에서 두 번째)를 트라이밸리 한인장로교회 교인들이 위로하고 있다. <샌프란시스코 지사>

지난 11일 밤 샌프란시스코 인근 알라메다카운티 더블린의 한인주택에서 발생한 경찰 총격사건(본보 15일 보도)으로 중상을 입고 캐스트로밸리 에덴병원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던 김광구(51)씨가 14일밤 끝내 숨졌다. 김씨는 사건 당일 자신의 집에서 한국에서 온 처남 이광태(61)씨와 언쟁중 이씨가 칼을 들자 2층 침실로 도피했다가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이 투항명령을 거부한 이씨를 향해 총격을 가하는 과정에서 벽을 뚫고 날아온 유탄에 맞아 눈을 맞아 중태에 빠졌었다.
의료진에 따르면 김씨는 과다출혈과 쇼크, 신장기능 정지로 이날 오후부터 증세가 악화되면서 다른 장기까지 기능이 급속히 떨어져 더 이상 치료가 불가능한 상황에 이르렀던 것으로 알려졌다. 부인 김지영씨 등 유가족은 김씨가 사망하기전 정상기 샌프란시스코 총영사 등이 참석한 가운데 임종예배를 가졌다.
김씨가 숨짐에 따라 사망자는 사건현장에서 경찰의 집중사격을 받고 사망한 이씨를 비롯, 두명으로 늘었으며 경찰의 과잉대응에 대한 논란은 더욱 커지게 됐다.
더블린 경찰은 피해를 줄이기 위해 총기사용이 불가피했다며 기존의 정상방위 주장을 되풀이 했다.
경찰은 보도자료에서 사건당시 경관들은 2층 방으로 피신한 김씨쪽으로 식칼을 들고 접근하는 이씨를 향해 수차례 정지명령을 내렸으나 이씨가 불복하고 계속 2층 방으로 가 첫 사격이 이뤄졌고 팔에 총상을 입은 이씨가 돌아서 경찰쪽으로 위협적인 자세로 움직여 추가 사격을 가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유가족은 이번 사건은 경찰의 명백한 과잉대응이라며 분노를 감추지 못하고 있다.
김지영씨는 “오빠는 경찰에 어떤 위협도 가하지 않았고 이미 경찰의 최초 사격으로 팔에 부상을 입어 더 이상 저항이 불가능한 상태였다”며 “전기총을 사용하거나 다리 등에 총격을 가해 제압할 수 있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5발의 총격을 가해 결국 두명이 목숨을 잃게 됐다”고 말했다.
유가족은 더블린 경찰국을 상대로 소송준비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의 지인 이모씨는 15일 통화에서 “3명의 변호사들과 접촉중”이라며 “반드시 소송을 통해 무고한 시민의 생명을 앗아간 경찰의 책임을 묻겠다”고 말했다.

<샌프란시스코 한범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