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한인들의 술자리에 흔히 있을 수 있는 몸싸움을 심각한 상황으로 오인, 총격을 가해 매형과 처남 등 2명이 사상한 이번 사건을 목격자인 김지영씨(부상당한 김광구씨의 부인)의 증언을 통해 재구성해 본다.
▲11일(목) 오전: 지난 5월 한국에서 관광차 여동생 집을 방문, 머무르고 있던 이광태씨와 출근하던 동생 김지영씨가 언짢은 말을 주고받았다.
▲11일 오후 6시경: 김지영씨가 퇴근했을 때 남편 김광구씨가 매형 이씨를 위로해주려고 소주를 대접했다. 여동생도 이씨에게 술을 한 잔 따르며 오빠, 섭섭했으면 미안하다고 사과해 분위기가 풀어졌다. 이씨와 김씨는 밖으로 운동을 다녀왔고 좋은 분위기 속에서 가라오케 파티를 열었다. 김씨는 코냑을 매형에게 권하며 형님, 객지에서 막내동생이 얼마나 외롭고 희생이 많았겠느냐?며 오랜만에 만난 오누이의 사소한 말다툼을 화해시키려 애썼다.
▲11일 밤 11시경: 만취한 오빠 이광구씨가 가슴에 응어리가 진 듯 한국으로 되돌아가겠다고 하자 김씨와 다툼이 시작됐다. 막무가내로 귀국하겠다는 매형에게 김씨가 형님과는 말이 안 통하네요, 지금 가시면 안돼요, 못써요라고 하자 이씨와 김씨 사이에 언성이 높아지며 몸싸움까지 벌어졌다.
▲11일 밤 11시 40분경: 비명과 고성을 들은 이웃이 경찰에 신고하자 경찰 3명이 김씨 집 현관문을 두드렸다. 올케 오씨가 문을 열자 경찰은 오씨를 밖으로 낚아챈 후 총을 빼들고 안으로 들어왔다. 당시 처남 김씨는 2층 방으로 피신했고 매형 이씨가 아래층 부엌에서 식칼을 들고 2층 계단으로 올라가고 있었다.
경찰은 일제히 이씨에게 총을 겨누고 영어로 ‘스탑! 스탑!’(Stop, Stop)하고 외쳤다. 이미 만취해 인사불성인 상태에다 영어를 전혀 못하는 이씨는 경찰을 보지 못한 채 칼을 들고 김씨가 피신한 2층 침실로 다가갔다. 이때 경찰이 1발을 발사, 팔에 맞은 이씨가 뒤로 돌아섰다. 비틀거리며 정면으로 되돌아서서 두세 발자국을 내딛던 이씨에게 경찰은 4-5발을 난사했다.
가슴에 수발을 맞은 이씨는 현장에서 절명했고 침실 문 뒤에 숨어있던 김씨마저 왼쪽 눈과 팔에 유탄을 맞아 중태에 빠졌다. 이 상황을 모두 목격한 부인 지영씨는 자정이 넘어 실신, 병원으로 옮겨졌다.
▲12(금) 오전 8시: 절명한 이광태씨의 시신은 오클랜드의 알라메다 카운티 검시국으로 옮겨졌다. 중태에 빠진 김광구씨는 눈과 팔에 수술을 마치고 중환자실(ICU)에 입원됐다. 실신에서 깨어난 김지영씨와 올케 오양님씨는 경찰이 부탁으로 통역차 달려온 플레즌튼의 트라이밸리 한인장로교회 이명섭 목사와 이민재 목사의 도움으로 경찰과 사건에 대한 면담을 실시했다.
▲12일 오후: 주 샌프란시스코 총영사관은 천인필 부총영사를 사건현장에 급파, 인근호텔에 머물고 있는 김지영, 오양님씨와 면담했다. 정상기 총영사도 이날 오후 피해자 가족을 방문, 사건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위로했다.
총영사관은 또 사건을 관할하는 알라메다 카운티 검찰국에 전화해 피해자 가족들이 경찰이 과잉진압했다고 주장는 만큼 과잉진압 여부에 대한 철저하고 공정한 수사를 요청했다. 본국 외교통상부도 이 사건을 국내언론에 공표했다.
▲12일 밤 9시경: 김씨의 부인 김지영씨는 본보 기자와 함께 사건발생 후 처음으로 남편 김광구씨가 입원한 에덴 하스피탈의 중환자실을 방문했다. 김씨는 눈과 팔에 수술을 받고 의식을 잃은 상태였다. 오열하는 부인에게 담당 간호사는 생명에는 지장이 없을 것 같다는 희망적인 상태를 전했다.
▲13일(토) 오후: 사건현장에 가까운 더블린의 할리데이인 호텔에 머물던 김지영씨와 오양님씨는 김광구씨가 입원중인 병원에 가까운 호텔로 경찰의 도움을 받아 옮겼다. 이날 아침 경찰 수사관 3명은 김지영씨를 면담, 사건에 대한 증언을 요청했으나 김씨는 변호사를 선임하겠다며 진술을 거부했다.
▲14일 오전: 13일 밤부터 김광구씨의 상태가 악화돼 혼수상태에 빠졌다. 이를 본 부인 김지영씨가 14일 아침 쇼크로 실신, 같은 병원의 응급실에 입원했다. 트라이밸리 한인장로교회 영어부 담당 이민재 목사 등이 병원을 방문, 피해자 가족들을 돌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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