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인구가 급증하면서 치매인구도 늘어나 사회적인 문제로 대두한 지 오래다. 특히 얼마전 남가주 폰태나에서는 69세의 한인 할아버지가 치매를 앓던 안사돈을 살해하고 자살한 비극적인 사건은 한인사회에 큰 충격을 안겨주면서 치매에 대한 관심이 어느 때보다도 뜨겁다.
지난달 23일 LA 한인타운 인근 세인트 바나바스 노인센터 부속 S. 마크 태퍼 파운데이션 치매센터에서 열린 치매웍샵에서 카이저병원의 수잔 정 정신과전문의는 “60대에 치매에 걸릴 확률은 2~10% 정도지만 80~90대에 치매에 걸릴 확률은 50%나 된다”고 지적했다.
치매는 그저 단순한 ‘노망’으로 치부해 버릴 수 있는 질병이 아니다. UCLA사회복지학과 문애리 교수는 “집에만 방치해놓지 말고 적극적인 관심과 조기진단, 전문가상담 및 간병인·전문기관의 이용으로 환자·가족·전문인이 한 팀을 이뤄 병증을 적절히 관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150여명의 한인 노인들이 참석해 성황을 이뤘던 이날의 치매 웍샵을 토대로 치매에 대해 알아보았다.
치매센터에서 노인들이 공을 이용한 근육운동을 하고 있다.
<세인트 바나바스 노인센터 제공>
인지능력 장애… 합병증 사망까지
조기 진단통해 진행 최고 20년 지연
#뇌의 질병, 치매
흔히 말하는 치매(dementia)의 대부분은 알츠하이머병이다. 알츠하이머는 노인성 치매의 가장 주된 원인으로 뇌 신경세포가 서서히 파괴되고 기억력감퇴, 학습·인지·사고·언어 능력 이상 등 뇌 기능을 상실하는 병을 말한다..
수잔 정 정신과전문의는 “의학적으로는 대뇌피질에 손상이 생기고 기억력을 주관하는 히포캠퍼스(Hippo-campus)가 영향을 받아 생기는 병”이라며 “신경전달물질의 한가지인 아세틸콜린이 분해되어 신경세포 밖에 신경 플라크가 축적되고, 세포내 미세단백질이 생겨 뇌세포가 파괴되면서 콜린성 신경전달계에 이상이 생겨 나타나는 것이 알츠하이머병”이라 설명했다.
미국에서는 약 460만명의 알츠하이머병 환자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이중 진단을 할 수 있는 것은 약 50%. 특히 치매가 무서운 것은 정확한 발병원인이 무엇인지 알려져 있지 않으며 아직 완치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알츠하이머병은 가장 흔한 종류의 치매이며, 그 외에도 혈관성, 뇌경색성 치매, 뇌손상, 다중원인, 간이상으로 오는 치매, 약물중독, 알콜성 치매, 파킨슨병, 우울증 등으로 인한 치매가 있다. 우울증, 약물작용, 갑상선과 관련된 치매는 조기발견으로 치료가 가능하다. 뇌혈관이 막혀 나타나는 치매는 뇌혈관 수술로 병증의 진행을 막을 수 있으며 뇌경색으로 인한 뇌손상 치매도 뇌경색의 원인이 되는 당뇨, 고혈압의 치료가 선행되면 치매로의 진행을 막을 수 있다.
또한 유전적 영향이 큰 것을 알려져 있다. 가족 중에 부모나 형제, 자매에게 알츠하이머가 있었던 사람의 알츠하이머 발병 위험도는 약간 높은 것으로 보고된 바 있다.
알츠하이머병은 단순한 기억력 감퇴와는 다르다. 의사전달 및 교환, 학습능력, 주의능력, 판단력 부족, 성격부족 등 다양한 증상이 나타나며 일상생활이나 직장생활에 곤란을 가져온다. 오래 사는 노인이라고 거의 다 치매에 걸리는 것은 아니며 30, 40, 50대에도 치매가 발병할 수 있다.
한편 알츠하이머협회 LA카운티 지국에 따르면 LA카운티 거주 65세 이상 한인 중 약 12%가 알츠하이머병을 앓고 있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진단 및 치료
아직까지 알츠하이머병의 정확한 진단은 사망 후 뇌의 해부 결과로 알 수 있다. 치매진단에는 가족력, 인지기능 검사, 신체검사, 뇌신경계 검사, 다른 원인검사, 심리검사 등 종합적인 과정을 거친다. 수잔 정 정신과 전문의는 “최근 알츠하이머병에 대한 연구가 활발해지면서 UCLA의 스몰 박사는 펑서널 MRI를 미리 찍어 진단하자는 연구를 발표한 바 있다”며 “조기진단을 빨리 하는 것이 중요한데, 조기진단을 통해 가능하면 병증의 속도를 지연시키는 치료제를 빨리 쓰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또한 세인트 바나바스 노인센터의 총디렉터 마사 스핑스 박사는 “나이가 들수록 치매에 걸릴 위험이 높다고 할 수 있다”며 “알츠하이머병 발병 후 7~8년내 여러 합병증으로 사망할 수 있지만 병증을 늦추는 치료법을 조기 발견 후 적절히 적용하면 20년까지 속도를 지연시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초기단계 인지기능 장애를 어느 정도 조절하며 병증의 진행을 늦추는 치료제로는 아리셉트, 엑셀론, 내만틴(Nemantine) 등이 있으며 비타민 E, 항산화제 등은 아직 증명된 바 없지만 도움이 된다는 연구결과가 나온바 있다.
●알츠하이머병의 10가지 징후 <알츠하이머협회 제시>
1) 집이나 직장에서의 활동에 영향을 미치는 기억력 감퇴
2) 그동안 익숙했던 일을 수행하는데 어려움을 겪는 경우
3) 평소 알고 있던 단어를 기억하지 못하거나 문장 중에 엉뚱한 단어를 끼워
넣기도 한다 (언어구사 문제).
4) 시간, 장소에 대한 개념 상실
5) 판단력 저하
6) 숫자를 알아보지 못하거나 기본적인 계산수행이 힘든 경우 등 추리력 문제
7) 다리미를 냉장고에 넣어둔다거나 시계를 설탕용기에 넣어두는 등 물건을
엉뚱하게 잘 못 놓는다.
8) 갑작스런 감정이나 행동변화
9) 평소와는 다른 급격한 성격변화
10) 지극히 정상적이던 일상적인 일에 관심이 없거나 관여하기를 꺼린다.
●치매 증상
▲초기-최근의 일어난 일이나 대화를 기억하기 어려워한다.
날짜나 요일을 기억하기 힘들어한다. 재정관리능력이나 요리 및 샤핑 등이 점점 어렵다. 더운 여름에 겨울 코트를 입기도 한다.
▲중기-노여움, 의심, 과잉반응, 편집증이나 망상 증세를 보인다. 길거리에서 방황하기도 하며 같은 말이나 질문을 반복한다. 요실금, 변실금이 나타나기도 한다. 공격적인 행동이 나타나며 읽기, 쓰기, 계산 능력을 상실하기도한다.
▲말기-의사 소통이 불가능해지고 걷는 능력을 상실한다. 활동 불가능으로 대부분의 시간을 침대에서 보낸다.
UCLA 메디칼센터 노인신경과의 이성림 간호사는 “노인정신과 환자의 70% 이상이 치매환자”라며 “자칫 가족도 함께 우울해지기 쉬운데, 선입견을 버리고 부모의 변화를 받아들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또한 환자의 감각이 둔해지므로 안전에 무엇보다 신경써야 하며 가족이나 간병인은 인내심을 갖도록 한다”고 조언했다.
●세이브 리턴 프로그램
알츠하이머 협회의 세이프 리턴(Safe Return) 프로그램은 치매환자가 길을 잃거나 집을 찾지 못할 때 돕는 프로그램으로 신분확인 팔찌를 발급해 준다. 주 7일 24시간 서비스. 한국어 통역가능.
알츠하이머 협회 웹사이트 www.alz. org/Resources/Diversity/downloads/K_EDU-SafeReturn.pdf 에서는 한국어 등록양식과 정보를 얻을 수 있다. 문의 (800)272-3900
정이온 객원기자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