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컷!컷!컷!] SBS ‘루루공주’ 제주도 촬영현장
SBS ‘루루공주’
부자들의 사랑은 화려하기만 할까.
27일 첫 방송되는 SBS 수목 미니시리즈 ‘루루공주’(극본 권소연ㆍ연출 손정현)의 핵심 소재는 부자들의 사랑이다. 재벌가 손녀와 재벌 2세 청년 사업가, 대기업의 청년 대주주 등 부유층의 사랑을 그린다.
부자들의 사랑과 관련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화려함일지 모른다. 사치스럽게 돈을 펑펑 쓰고 호사스럽게 사랑을 장식하려 할 것이라 생각된다. 사랑도 돈으로 살 수 있다는 듯이. 마치 다른 세상에 사는 사람들처럼.
해외로케이션 No, 제주도 배경으로
그들도 우리처럼…순수·풋풋한 사랑
김흥수 수줍은 고백에 웃음 못참아 NG
그러나 ‘루루공주’는 부자들의 그것은 여느 사랑과 다르지 않다고 말하는 데서 출발한다. 희열을 느끼고, 가슴 졸이고, 안타까워 하고, 갈등하고…. 사랑은 누구에게나 똑같은 순수한 감정임을 강조한다. 그래서 털털하고 친근한 이미지로 익숙한 정준호-김정은 콤비를 전면에 내세웠다. 다소 ‘빈티’ 나는 이미지의 김흥수가 이들 사이에서 사랑을 경쟁한다.
그 동안 많은 드라마에서 화려함의 장치로 활용됐던 해외 로케이션도 없애고 촬영지를 제주도로 택했다. 제주는 부자들의 사랑도 결국은 똑같은 사랑임을 강조하는 상징적인 장소인 셈이다. 지난 18일~22일 ‘루루공주’의 제주도 촬영 현장을 다녀왔다.
# 김정은 ‘애마부인’되다?
남제주군 신천면의 한 목장. 정준호, 김정은, 김흥수의 공식적인 첫 만남이다. 김정은에 대한 사랑을 오랫동안 갈무리해왔던 김흥수는 26번째 생일을 맞아 제주도에서 깜짝 고백의 자리를 마련하려 한다.
평소 친형처럼 따르던 정준호를 ‘사랑의 증인’으로 초대한 채. 그러나 정준호와 김정은은 이미 몇 차례 부딪혀 말썽을 일으킨 적이 있는 관계. 그 과정에서 호감 반, 악감정 반의 묘한 감정을 지니고 있다. 증인을 잘못 선택한 셈이다.
세 사람은 승마를 즐기며 인사를 나눈다. 유유자적 말 위에서 대화를 나누는 모습이 부유층답게 고고하기만 하다. 세 사람 모두 실제로 승마를 배운 적이 있어 말 타는 장면이 여유롭다. 특히 김정은의 익숙하면서도 우아한 모습에서 ‘애마부인’이라는 단어가 절로 떠오른다.
아니나 다를까, 대사에도 ‘애마부인’이 빠지지 않는다. 짓궂은 정준호가 영화 ‘애마부인’에 대해 이야기하며 김정은을 은근히 자극하는 장면. 세상 물정 모르는 순수녀 김정은은 ‘애마부인’이 어떤 영화인 줄 모르고 “아, 네, 네”만 연峠磯?
정작 이날 승마신의 주인공은 김흥수. KBS 2TV 대하드라마 ‘해신’에서 숱하게 말을 내달렸던 그는 ‘물 만난 고기’처럼 능숙한 기마 솜씨를 자랑한다. 심지어 소떼를 몰기도 하고 다양한 마장마술 솜씨를 선보인다. 이를 지켜보던 김정은은 “나도 할 수 있는데…. 안 시켜준다”고 투덜투덜, 정준호는 “그 놈 말 잘 타네” 한 마디 하더니 막간을 이용한 단잠에 빠져든다.
# 14년을 기다린 고백, 그러나 잘못된 만남
남제주군 표선면 샤인빌리조트 야외 수영장. 김흥수는 14년을 별러온 김정은에 대한 사랑을 고백하기 위해 작지만 특별한 파티를 연다. 14년 전 김정은이 들려준 “26살이 되면 남자로 생각해주겠다”는 말을 가슴에 새겨왔던 김흥수는 마침내 찾아온 그 날을 소중하고 아름답게 보내려 치밀한 준비를 해두었다.
파티 참석자는 김흥수와 김정은 그리고 정준호. 정준호는 동생처럼 여기던 김흥수의 사랑 고백 현장을 지키지만 마음은 가볍지 않다.
그는 세상 모든 여자를 자신의 사람으로 만들 수 있다고 자부할 정도의 바람둥이고 실제로 많은 여성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지만 톡톡 쏘는 김정은의 순수한 매력에 마음이 끌리고 있다. 마냥 들떠 심호흡을 해대는 김흥수의 모습에 미안한 감정이 드는 한편으로, 흔들리는 마음도 어쩔 수 없다.
마침내 고백 순간. 말할 듯 말하지 못하는 김흥수의 수줍은 고백이 서로에게 어색한 탓인지 웃음을 참지 못해 계속 NG가 난다. 결국 김흥수는 마음에 있던 모든 말을 털어놓지 못한 채 우물우물 수줍게 고백을 마무리한다. 웬지 분위기는 단순한 생일파티 자리처럼 끝난다.
김정은이 김흥수의 마음을 알아챘는지 어떤 지도 모르는 채. 김흥수는 스스로를 자책하며 다음 기회를 노리고, 이를 바라 보는 정준호의 얼굴에는 알 듯 모를 듯 묘한 미소가 흐른다.
/제주=이동현기자 kulkuri@sportshank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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