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한인사회 이미지 먹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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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CBS 인터뷰서 (적발된 건) 빙산의 일각 매춘을 돈벌이로 여기는 한국인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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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인들 당혹·경악·분노
정 총영사 파문수습 부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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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주한인 매춘조직 집단적발로 한국·한(국)인·한인사회 위신이 크게 실추된 가운데, 주SF총영사관 김장현 영사가 주류언론 인터뷰를 통해 손쉬운 돈벌이 수단으로 한국·한인사회에 성매매가 만연돼 있다는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발언을 거듭했다.
김 영사의 돌출발언은 정상기 SF총영사 주재로 성매매 관련 동포사회 대책회의가 열린 지난 11일 KCBS 라디오 덕 사번 기자의 인터뷰에 응하는 과정에서 나왔으며, 12일 오전부터 정규뉴스와 인터넷뉴스(www.kcbs.com)를 통해 공개됐다. 문제발언이 담긴 기사는 로컬뉴스 중 한동안 최우선 순위로 다뤄졌다.
◆김 영사 발언 = 김 영사는 6월30일과 7월1일 SF일대 마사지팔러들에 대한 미 당국의 기습단속에서 한인여성 104명이 불법매춘 등 혐의로 체포된 것 등과 관련해 그것은 빙산의 일각에 지나지 않는다고 보는 것이 마땅하다며 한국에서 더러 사람들이 매춘에 관여하는 것이 빨리 돈을 버는 손쉬운 수단이라고 생각하고 있다는 건 슬픈 현실이다고 덧붙였다.
또 동포사회 대책회의에서 양진석 전 코테마데라 시장이 (적발된 한인들이) 법을 어겼다고 해도 조사과정에서 인권침해가 없도록 주시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정 총영사도 공정한 조사 등 표현을 빌어 완곡하게 인권문제를 거론했으나, 김 영사는 (미 정부가 그 여자들을 잘 대해주고 있어) 나는 인권침해 같은 것에 대해 전혀 우려하지 않고 있다 등 동떨어진 입장을 표명했다.
그는 아울러 미 관계당국마저 이번에 적발된 90명 중 13명이 성매매를 강요당한 피해자들이라고 밝혔음에도 (적발된) 여성들 중 대다수는 분명 자신이 무슨 일을 할지 알고 있었으며 자신의 의지에 반해 미국에 끌려온 게 아니었다고 언급했다.
그는 본보기자가 12일 오전 11시30분쯤 전화를 걸어 문제의 기사를 읽어주며 확인을 요청하자 맞다고 대답하고 ‘빙산의 일각’ 등 발언경위에 대해 (KCBS 기자가) 왜 많은 한국여자들이 성매매에 종사하느냐고 물어 ‘우리는 3D업종을 기피해 상대적으로 노력을 덜 들이고 돈을 쉽게 벌 수 있는 길…’이라고 했다는 등 방송 이후까지도 한동안 사태의 심각성을 인식하지 못하고 있음을 드러냈다.
◆한인들 반응 = 이날 오전 8시30분쯤 출근길 라디오뉴스를 통해 문제발언을 들었다는 산라몬 거주 40대 H씨는 이번 일로 실추된 우리 이미지를 되살리는 데 앞장서야 할 외교관이 거꾸로 한국이나 한국사회 이미지에 먹칠하는 발언을, 그것도 수많은 사람들이 듣는 방송인터뷰에서 한 것은 도대체 말이 안된다고 개탄했다. 오클랜드의 사업가 K씨는 나머지 대다수 한인들은 건실하게 살아가고 있다고 해도 오해가 풀릴까말까한데 도리어 부채질을 하다니…라며 씁쓸해했다.
샌프란시스코 30대 주부 M씨는 아직 안잡힌 사람도 많으니 더 뒤져서 잡아가라고 (미 당국에) 고자질한 것밖에 더 되느냐며 그 일이 터진 뒤 서머스쿨에 애들을 데려다줄 때나 코스코 같은 데 가면 괜히 눈총을 받는 것 같아 찜찜했는데 한국 외교관이 그렇게 떠벌렸으니 고개를 들고 나다닐 수 있겠느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다른 한인들도 대체로 외교관이 아니라 일반인이라도, 인터뷰가 아니라 사석이라도, 함부로 해서는 안될 말을 했다 미 당국도 피해여성들은 추방도 안하고 보호한다는데 그보다 더 인정머리 없이 말하는 게 어느나라 공무원이냐 등 비판을 쏟아냈다.
◆SF총영사관 조치 = 정 총영사는 12일 문제발언이 알려진 직후 김 영사를 불러 엄중 경고하고 지휘책임자로서 사과의 뜻을 표명하는 등 파문진화에 나섰다. 그는 또 KCBS에 김 영사 발언은 사실과 다르며 총영사관 공식입장이 아니다는 취지의 긴급공문을 보내 부당한 오해확산 방지를 위해 문제발언 삭제를 요청했다. 관련기사는 이날 저녁부터 KCBS 뉴스에서 후순위로 밀리거나(인터넷) 사라졌으나(라디오) 이미 수차례 주요 로컬뉴스로 다뤄진 뒤였다. <정태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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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장현 영사의 KCBS 라디오 인터뷰발언
(적발된) 여성들 중 대다수는 분명 자신이 무슨 일을 할지 알고 있었으며 자신의 의지에 반해 미국에 끌려온 게 아니었다. 미 정부는 그 여자들을 다룸에 있어 나의 우려를 만족시키고 있다. (따라서) 나는 인권침해 같은 것에 대해 아무 우려를 하지 않고 있다. (지금껏) 미 정부에 의한 (인권)침해에 대한 불만은 전혀 없었다. (이번에 적발된 숫자보다) 훨씬 많은 인신매매가 이뤄지고 있지 않나 걱정된다. 그것(이번에 적발된 숫자)은 빙산의 일각에 지나지 않는다고 보는 것이 마땅하다. 한국에서 더러 사람들이 매춘에 관여하는 것이 빨리 돈을 버는 손쉬운 수단이라고 생각하고 있다는 건 슬픈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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