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안토니오 폴스는 낙폭이 80피트나 되는 LA에서는 보기 드문 큰 폭포이다.
LA서 가까운 명소를 찾아
한국 우이동 골짜기 처럼
차고 맑은 물에 발 담가
시원한 수박 깨먹으면…
한여름 대낮에 뙤약볕으로 한껏 달궈진 도심의 아스팔트길에 서면 갑갑하고 짜증스럽기만 하다. 이럴 때는 싱싱한 초목의 냄새가 물씬 풍기고 맑고 차디찬 시냇물이 콸콸 흘러 넘치는 산골을 찾아서 심신에 낀 때와 피곤을 씻는 것이 최상이다. 얼음같이 차가운 물과 함께 여름을 즐기는 그런 곳이 그리운 계절이다.
남가주에도 한국의 우이동 골짜기처럼 차가운 물 속에 발을 담그면서 물 속에 담가 놓은 시원한 수박을 꺼내 먹으면서 하루를 즐길 수 있는 계곡이 있다. 시원한 물방울 안개를 만들면서 높은 곳에서 떨어지는 폭포도 있다.
특히 올해는 지난 우기에 비가 많이 내려 예년에 비해 폭포수와 계곡류의 양이 풍부하다. LA에서 멀리 않고 차에서 내려서 많이 걷지 않는 가까운 곳에 위치한 폭포와 계곡 지역들을 토요산악회(회장 강태화)와 함께 알아본다.
아주사 캐년에서 수영을 즐기는 주말 방문객들.
폭포로 진입하는 하이킹 트레일 역시 좋은 구경거리다.
물 많은 계곡…‘물 먹은’더위
샌안토니오 폭포
사막 지대인 LA에는 폭포가 많지 않다. 워낙 강이 없고 물이 귀하니까 그럴 수밖에 없다. 하지만 LA에서 그리 멀지 않은 샌개브리엘 산 속으로 들어가면 남가주에도 이런 곳이 있었나 싶을 정도로 인상적인 폭포가 여러 개 나온다.
샌안토니오 폭포(San Antonio Falls)도 그 중에 하나인데 볼디 산의 눈 녹은 물이 남쪽으로 흘러 내려오다가 화강암층이 함몰된 지점에 와서 갑자기 급전직하로 떨어지는 폭포수가 된다. 낙폭이 80피트나 되고 주위가 온통 수백년 묵은 노송들로 둘러싸여 있어 보기 드물게 장관을 이룬다.
산중턱 높다란 절벽을 타고 흘러내리는 삼단 폭포는 아주 아름답기로 유명한데 병풍처럼 펼쳐진 바위벽을 타고 탐스럽게 흘러내리는 폭포가 보기만 해도 시원하다.
특히 폭포 밑으로 한낮에도 햇빛이 들지 않는 울창한 숲 속을 흘러내리는 시냇물은 손발이 시릴 정도로 차갑고 맑다. 계절에 따라 다소 수량의 차이는 있어도 물이 일년 내내 마르지 않고 LA에서 가까운데 위치하고 있기 때문에 적당한 하이킹과 더불어 물보라가 보고 싶을 때 가볼 만한 곳이다.
폭포의 뒷산이 바로 LA 지역에서 가장 높은 볼디 산인데 해발고도가 1만64피트의 고봉이고 LA의 산꾼들에게는 가장 인기 있는 산이다. 비교적 힘들기는 해도 산이 높아 등산하는 맛이 남다른 코스이기 때문이다.
가는 길 10번 프리웨이를 타고 동쪽으로 가다가 온타리오 근방에 가서 나오는 Euclid Ave.(83번 하이웨이)에서 내린다. 북향하여 6마일 가면 Mount Baldy Road를 만나는데 여기서 우회전하여 산쪽으로 9마일 올라가면 Manker Flat이라고 부르는 캠프장이 나온다.
캠프장을 지나 약간 더 가면 왼쪽으로 Falls Road라는 길이 나오는데 게이트가 가로막고 있어서 자동차는 들어갈 수가 없다.
게이트 앞 적당한데 차를 파킹하고 걸어 들어가면 되는데 주위에 소나무 숲이 우거져 있고 여기저기에 숨어 있는 캐빈들이 조용한 산간마을임을 일견에 알 수 있다.
1마일 정도 가면 왼쪽 벼랑 밑으로 폭포의 굉음소리가 먼저 들리고 눈을 돌려 내려다보면 폭포가 그 비경을 나타낸다. 오솔길 따라 폭포쪽으로 내려가서 폭포수에 발이라도 담그면 아무리 더운 여름날이라도 차기가 얼음장이다. 어린이도 어려움 없이 걸을 수 있다.
왕복이 1.5마일 코스이고 한 시간 정도 걷는다. 원하면 폭포 있는 데서 Falls Road를 따라 더 올라가도 되는데 2.5마일 지점에 스키 리프트 종점이 나오고 Baldy Notch라고 부르는 간이식당이 있다. 여름에는 주말에만 여는데 잠깐 들러 커피라도 한잔하고 내려오면 하산길이 한결 가볍고 여유롭다. 차를 파킹하기 위해서는 어드벤처 패스가 반드시 있어야 한다.
샌개브리엘 강의 근원지로 한인들이 흔히 아주사 계곡으로 부르는 샌개브리엘 마운틴 캐년.
샌개브리엘 마운틴 계곡
LA 동부지역을 가로질러 가는 샌개브리엘 강의 근원지로 한인들이 흔히 아주사 계곡으로 부른다.
이 곳은 길가 나무 숲 사이로 흐르는 맑은 개울물과 걸터앉을 수 있는 바위들이 많아 여름철만 되면 많은 사람들이 몰려와 더위를 식힌다.
주말에는 너무 많은 사람들이 몰려 드물지만 당국에서 교통을 차단하는 경우도 있다.
가는 길 LA에서 10번 프리웨이 이스트를 타고 30분쯤 가다가 아주사 애비뉴(Azusa Ave.)를 만나면 이 곳에서 내려 좌회전한다. 산을 향해 북쪽으로 가다 보면 길가에 39번 하이웨이라는 표시가 붙여지면서 도로가 산길로 변한다. 이 길을 따라 산 속으로 10마일 정도 가면 큰 댐과 캠핑장을 지나고 길옆 숲 속에서 물 흐르는 소리가 들리는데 이 곳이 아주사 계곡이다.
바위 사이로 아름답게 물이 떨어지는 듀알티 피시 캐년 폭포.
듀알티 피시 캐년 폭포
듀알티(Duarte)에서 샌개브리엘 산 속으로 들어가는 계곡을 피시 캐년(Fish Canyon)이라고 부른다. 이 지역이 샌개브리엘 산간지역에서 가장 아름다운 계곡 중의 하나로 꼽히는데 이 캐년에 있는 폭포 피시 캐년 폴스(Fish Canyon Falls)는 보기에 따라 한국의 금강산의 비룡폭포 만큼이나 장관이다. 80피트 높은 곳에서 다단계로 떨어지는 그 웅장함과 아름다움은 가히 비경이라 할 수 있다. 특히 폭포물이 굉음을 내면서 천길 만길 아래 푸른 연못으로 떨어질 때는 감탄의 소리를 지르지 않을 수가 없다.
가는 길 210번 프리웨이 E로 듀알티까지 가서 Irwindale Ave. 출구에서 내린다. 북쪽으로 올라가다가 Foothill Blvd.를 만나면 좌회전(서쪽)해서 가면 길이 Huntington Dr.가 되고 좀 더 가면 Encanto Parkway를 만나는데 여기서 우회전(북쪽)한다. 이 길을 따라 3블럭을 더 올라가면 길이 Fish Canyon Rd.로 이름이 바뀌고 1마일 정도 드라이브하면 채석장 입구에 닿는다.
회사에서 채석장 입구는 물론 Fish Canyon Rd. 도로변 스트릿 파킹을 금하고 있기 때문에 여기를 피해서 파킹해야 된다. 채석장 게이트에서 서북쪽으로 난 트레일을 따라 급경사를 타고 Van Tassel Ridge까지 올라갔다가 채석장 꼭대기로 내려와야 하는데 이 구간이 800피트나 갑자기 올라가는 급경사이고 트레일이 안전치 못하다고 해서 등산객들이 불평하는 지점이므로 특히 조심해야 한다. 일단 여기를 지나면 원래의 Fish Canyon Trail과 만나서 외길로 올라가면 된다.
몬로비아 캐년 팍
바위를 타고 떨어져 부서지는 폭포의 힘찬 물소리… 자연의 아름다움은 도시에서 반드시 멀리 떨어져 있지만은 않다. LA 동북쪽 몬로비아 뒤편에 병풍처럼 둘러 있는 샌개브리엘 산맥은 문명과 야생이 만나는 분수령이다.
몬로비아 캐년을 방문할 이유는 두 가지가 있는데 하나는 수년 전 오픈되기까지 거의 50년 동안 일반의 출입이 금지됐던 벤 오버터프 트레일(Ben Overturff Trail)과 또 하나는 몬로비아 폭포(Monrovia Falls). 이 곳을 처음 방문하는 사람들이나 간단한 산책을 원하는 사람들에게는 폭포를 돌아보는 트레일이 적절하다. 왕복 1.5마일 코스는 산의 정취를 한껏 맛볼 수 있는 아름다움을 그대로 담고 있다. 문의: (626)256-8282
이름난 곳은 아니지만 주말 가족 나들이를 하기 좋은 플래서리타 캐년 공원.
플래서리타 캐년 카운티 공원
밸리 그라나다 힐스에서 10분 거리인 플래서리타 캐년 카운티 공원은 이름난 곳은 아니지만 주말 가족 나들이를 하기 좋은 곳이다.
앤젤레스 국유림 서쪽 한 곳에 자리를 잡고 있는 공원에는 아이들이 좋아하는 작은 동물원도 있고 가족과 즐겁게 오후를 즐길 수 있는 피크닉 장소도 있다.
동물원에는 남가주에서 서식하는 뱀, 올빼미, 파섬 등 각종 동물들이 있으며 여러 종의 식물들이 나열되어 있는 네이처 트레일도 어린이들과 쉽게 돌아볼 수 있다.
동물원에서 동쪽으로 약 1마일 떨어진 주차장으로 차를 몰고 가면 언덕을 올라가는 반마일 길이의 하이킹길이 시작된다. 하이킹 길 지도는 공원 비지터 센터에서 받아볼 수 있다.
가는 길 LA에서 5번 프리웨이 북쪽 방향으로 가다가 14번 프리웨이 노스로 갈아탄다. 약 3마일 정도 가면 플래서리타 캐년 로드가 나오고 여기서 내려서 동쪽으로 약 2마일 정도 가면 공원이 나온다. 공원은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문을 연다.
문의: (661)259-7721, www.placerita.org
스위처 폭포는 차를 세워두고 걷는 거리도 멀지가 않아 물보라를 구경하기에는 안성맞춤이다.
스위처 폭포
라카냐다 북쪽 산 속에 위치한 이 곳은 한때 남가주 주민들에게 상당한 인기를 누렸던 주말 휴양지이다.
주말이면 걸어서 올라오는 사람, 말을 타고 오는 사람, 당나귀가 끄는 마차를 타고 오는 사람 등 수백명씩 몰려와 주변의 그림 같은 경치를 감상하고 돌아가곤 했다.
개울 따라 하늘이 안 보이게 우거진 활엽수 숲과 봄이면 울긋불긋 피는 기화요초가 방문객의 마음을 사로잡는 이 곳은 폭포수에 손발이라도 담그고 앉아 있으면 세상 시름이 다 잊혀지고 도시생활에 찌든 마음에도 잔잔한 평안함이 깃든다. 캠핑장 가까이에 50피트 높이의 폭포가 있다.
참나무와 엘더나무가 어우러진 아름다운 곳인데 폭포에 너무 가까이 다가갔다가 추락해서 죽었다는 경고문이 있다.
주말에는 사람들이 붐비기 때문에 주중에 방문하는 것이 좋다.
가는 길 라카냐다에서 2번 앤젤레스 크레스트 하이웨이를 타고 11마일쯤 산길로 올라가면 왼쪽으로 클리어 크릭(Clear Creek) 레인저 스테이션이 나오고 곧 오른쪽으로 스위처 캠프 사인이 나온다. 여기서 차를 세워 두고 1마일쯤 트레일을 따라 내려가면 캠프장이 나오고 폭포로 가는 안내판도 만날 수 있다.
백두현 기자 doopaek@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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