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½’
이탈리아의 명장 페데리코 펠리니의 걸작으로 영화 비평가들에 의해 역대 영화 중 최고의 작품으로 뽑혔다. 1963년작 흑백으로 135분. 펠리니의 자아비판이자 자기분석과도 같은 영화로 펠리니의 분신과도 같은 고 마르첼로 마스트로이안니가 새 영화를 만들려고 애쓰는 영화인으로 나와 온갖 환상과 서블 플롯 속에서 헤맨다.
내용적으로나 기술적으로 매우 창조적인 영화로 쉽지는 않으나 필견의 작품이다. 아눅 에메, 클라우디아 카르디날레 공연.
‘비텔로니’(I Vitelloni)
역시 펠리니의 흑백 영화로 펠리니의 청년시절의 친구들과의 삶을 회상조로 그린 즐거운 작품. 1~2일 뉴베벌리 시네마 (323-938-4038) 동시상영.
‘예스’(Yes)
부부관계가 끝장이 난 정치가 앤소니와 그의 아일랜드계 미국인 아내인 생물학자(영화에서 ‘그녀’로만 불린다). 그녀는 어느 날 남편과 파티에 참석했다 아랍계 쿡인 ‘그’를 만나 잠시 희롱을 한 뒤 그에게 자기 명함을 준다. 이어 그와 그녀는 그의 아파트에서 성애와 사랑을 즐기는데 아르메니아계인 그는 레바논의 외과의사였다. 둘은 사랑을 하면서도 치열하게 중동과 미국의 판이한 사고방식과 정치 및 종교적 상이성에 관해 격론한다.
그는 타국에서의 괄시와 고독을 견디다 못해 그녀를 두고 베이루트로 떠나버린다. 이 때문에 그녀는 심하게 고통한다. 그리고 그녀는 전화로 그에게 둘이 얘기하던 쿠바에서 만나자고 일방적으로 통고하고 쿠바로 날아간다. 매우 독특하고 흥미 있는 작품이다. R. 선셋5(323-848-3500), 로열(310-477-5581), 플레이 하우스(626-844-6500), 타운센터(818-981-9811), 코스타메사 빌리지(800-FANDANGO #162)
‘펭귄의 행진’
(March of the Penguins)
혹한과 눈보라가 몰아치는 남극에 사는 황제 펭귄들의 적자생존과 인정사정 없는 혹독한 자연에 대한 필사적인 투쟁을 그린 기록영화다.
도저히 생물이 살아 남을 수 없을 것 같은 환경에서 펭귄들이 교미해 새끼를 배고 또 혹한 속에 새끼를 낳고 키우는 것을 보면서 다시 한번 생명의 경이로움을 느끼게된다. 재미있고 가슴 훈훈하며 또 교훈적인 작품이니 어린 자녀들과 함께 보길 권한다.
교미형태와 어미의 본능 그리고 새끼를 낳고 보호하는 수컷과 암컷의 행동을 상세히 기록한 영화는 수많은 펭귄 중에서 한 쌍을 골라 그들에게 초점을 맞추었다.
영화는 처음에 얼음바다 속으로부터 수백마리의 펭귄들이 얼음 위로 뛰어 올라 새끼를 낳기 위해 70마일의 대장정에 오르는 장면으로 시작된다.
G. 아크라이트(323-464-4226). 모니카(310-394-9741).
‘라이즈’(Rize)
1992년 LA폭동 사우스 센트럴 LA의 젊은 흑인들이 창조한 온 육신이 찢어져라 몸부림치는 듯한 춤 ‘크럼프’의 생성과 발전 그리고 이 경련하는 듯한 춤을 시각적으로 아찔하게 담은 기록영화. 거의 초현실적으로 환상적이요 벌린 입이 다물어지지 않을 정도로 아름답고 강력하고 공격적인 이 춤을 추는 젊은이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미국사회의 계급차별과 젊은 흑인들의 분노와 절망감을 생생하게 보여준다.
폭동 동네 파티에 초대되는 타미 더 힙합 광대에 의해 고안된 이 춤은 사우스 센트럴 LA의 젊은층 사이로 삽시간에 퍼지면서 이들은 이 춤을 통해 갱이 되려는 유혹을 물리치고 있다. 장래의 선택이라곤 거의 없는 젊은이들은 사회의 체제적 압제 속에서 느끼는 고통과 좌절감을 표현하는 수단으로 이 춤을 창조했다. 근육이 찢어지고 터져 버릴 듯 춤을 추는 모습은 마치 초고속으로 돌아가는 팽이 같다. PG-13. 전지역.
‘리바운드’(Rebound)
대학 농구팀의 명코치인 로이(마틴 로렌스)는 한때 잘 나가던 코치였으나 성질이 급해 코트에서 비상식적인 행동을 하면서 제정신을 차릴 때까지 코트에 복귀 못한다는 금족령을 받았다. 그 뒤로 로이는 자기에게 맞는 코치직 제의를 기다리고 기다리나 고작 제공된 자리가 마운트 버논 중학교의 농구팀 ‘스멜터스’의 코치직. 로이는 이 아이들을 가르치면 자기의 선의가 증명돼 다시 대학농구 코치 자리를 얻게 되리라 하는 계산으로 중학교 코치직을 맡는다.
그런데 막상 아이들을 만나 보니 농구의 농자도 모르는 오합지졸들. 이런 아이들을 데리고 첫 시합에 나가는데 결과는 0대109라는 망신살 뻗친 점수. 이에 로이는 심기일전하여 아이들에게 농구의 ABC부터 열심히 가르쳐 ‘스멜터스’를 승리의 팀으로 이끌고 자기도 다시 농구에 대한 사랑을 회복한다. PG. 전지역.
‘우리에게 주어진 재능’
(The Talent Given Us) ★★★½
영화를 쓰고 제작하고 감독하고 또 출연까지 한 앤드루 왜그너가 자기 부모와 두 자매들을 사용해 찍은 매우 특이한 로드 무비로 재미있다. 기록영화 같지만 실은 극영화로 출연진들이 말하는 대사와 행동이 진짜 그들의 일상의 것인지 아니면 영화를 위해 지어낸 것인지 알쏭달쏭해 호기심을 극대화한다. 아주 영리한 영화다.
맨해턴의 부자동네인 어퍼 웨스트사이드에 사는 노부부 주디와 앨런이 장성한 두 딸 에밀리와 매기를 가족 밴에 태우고 즉흥적으로 LA에 사는 아들 앤드루를 만나러 가는 내용. 이들은 차 속과 호텔에서 온갖 주제의 이야기를 나누고 또 다투고 웃고 화해하면서 길을 가는데 에밀리와 매기의 관계와 대화 그리고 주디와 앨런의 관계 묘사가 즐겁고 즉흥적이고 또 아름답다. 가족의 뜻을 되새겨 보게 만드는 따뜻한 영화로 연기들이 너무나 자연스럽다. 성인용. 선셋5(323-848-3500).
박흥진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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