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기 평통 위원 명단이 15일 발표됐다.
말도 많았던 이번 12기 인선안의 특징은 우선 군살을 뺐다는 점이다. 종전의 103명에서 83명으로 슬림형 조직으로 변신했다.
이른바 세대교체가 단행됐다는 점도 들 수 있다. 3회 연임자 배제원칙에 따라 단골 위원들이 상당수 퇴진하고 새로운 얼굴들이 수혈됐다.
그러나 외형적인 변화를 제쳐놓고 속을 들여다보면 이번 평통 사무처의 작품은 용을 그리려다 뱀을 그린 꼴이다.
이재정 수석부의장을 중심으로 평통 사무처가 처음 의욕적으로 추진했던 혁신안 자체가 동포사회 현실을 도외시한 탁상공론이었음을 그대로 입증하고 있다.
평통 사무처가 12기 위원 인선시 적용한 원칙은 크게 ▲3회 연임 위원 배제 ▲여성 30%, 40대 이하 30%, 주류사회 인사 20%란 구성비 ▲인터넷 자기 추천제 도입 ▲해외부의장제 도입 등이다.
이를 통해 해외 평통을 주류사회와 동포사회에 평화통일의 의지를 확산시켜내는 실천적 역량체로서의 역할을 부여하겠다는 의지였다.
먼저 3회 연임 배제 방침은 새로운 얼굴들을 수혈하고 개혁성향의 인사들을 위촉하겠다는 포석으로 받아들여졌다. 하지만 이번 인선 결과를 보면 일부 역량있는 인사들은 새 규정이 족쇄가 돼 제외되고 종전에 위원을 지낸 수구적 인사들은 포함되는 역효과를 낳았다. 그래서 한인사회의 1진급 대신 2진급 인사들이 그 공백을 메웠다는 비판이 쏟아진다.
여성과 젊은 층, 주류사회 인사의 비율을 높이겠다는 취지도 백일몽으로 끝났다.
여성은 21%에 그쳤고 40대 이하는 37명으로 당초 정원을 채우지 못했다. 주류사회 인사는 기껏해야 10명도 채워넣지 못했다. 그것도 메릴랜드주 인사부장관 부인인 김유미씨, D.C. 시장실 구수현씨, 볼티모어 시장실 권은하씨, 정찬수 주 정부 공무원, 방기문 대학 교수, 오기은 공무원, 이정화 몽고메리카운티 임시직원 등 대부분 여성들이다.
공관에서 주류사회 인사들의 영입에 고심한 흔적은 역력하지만 과연 이들이 얼마나 평통 활동에 의욕을 보일지는 두고볼 일이다.
규모 축소와 주도세력 교체를 노린 이번 인선결과는 함량미달에 신선함이 없는 새판 짜기로 요약된다. 개혁성향의 인사들은 배제됐고 과욕을 부리다 일보전진도 못하고 2보 후퇴하는 꼴이 됐다.
따라서 7월1일 출범하는 12기 평통인선은 몇가지 과제를 던져주었다.
우선 현재의 추천위원회 구성방식의 효율성을 면밀히 따져봐야한다. 잘못된 추천의 1차적 책임은 워싱턴 추천위원회에 있는 만큼 문제가 있는 추천방식은 개선돼야 하는 것이다.
평통 사무처는 이와함께 12기의 원활한 운영에 대한 복안을 사전 마련해야 한다.
현재의 인선안대로라면 리더십의 위기, 재정 부족등 산적한 난제들이 발목을 잡을 것으로 전망된다. 또 신설한 해외 부의장 내정을 두고 동포사회가 극심히 분열된 것도 누군가 책임지고 봉합해야 한다. 대사관과 한인사회 모두 지혜를 모아야하겠지만 그 최종적 책임은 이번 인선을 주도한 이재정 평통 수석부의장에 있음을 잊어선 안된다.
12기 평통위원 명단
▲김응태(67·자영업) ▲이용진(58 ·자영업) ▲김재섭(45·건축업) ▲유응덕(53·건축업) ▲이동희(62·건물임대업) ▲황원균(50·사업) ▲윤훈(56· 제조업) ▲권오윤(49·연방공무원) ▲유관일(51·방송인) ▲박용택(50·사업) ▲정용수(60·자영업) ▲윤태호(65· 한의원) ▲구연화(56·걸스카웃 근무) ▲박승필(52· 보험인) ▲정종선(53·컨설팅업) ▲차지근(50·자영업) ▲반환구(62·자영업) ▲석균욱(53·자영업) ▲이경석(41·사업) ▲이필재(53·세탁업) ▲김상태(50·회계사) ▲구수현(36 ·DC시장 보좌관) ▲권은하(28·볼티모어시 한인담당관) ▲김유미(41·연방공무원) ▲노의일(57·회계사) ▲문효택(43·융자인) ▲박병태(50·사업) ▲배영대(53·회사원) ▲신천성(60·세탁업) ▲안용호(48·세탁업) ▲윤홍교(준윤 47·부동산업) ▲이봉생(50·건축업) ▲박경식(43·사범) ▲최은호(45·학원장) ▲양광호(49·목사) ▲김태형(51·자영업) ▲김인억(49·건축업) ▲조필상(47·자영업) ▲김순영(40·정토회 총무) ▲문흥택(64·한미교육재단 이사장) ▲허권(67·목사) ▲류재홍(40·융자인) ▲김양일(62·서예가) ▲신근교(63·메릴랜드시민협회장) ▲신현웅(62·건축업) ▲변종서(68·연방공무원) ▲백인석(56·자영업) ▲김홍식(50·자영업) ▲하홍주(45·건축업) ▲김명호(47·융자인) ▲신익훈(53·자영업) ▲마이클 권(42·투자회사운영) ▲서경원(47·언론출판업) ▲박미영(49·한사랑종합학교 교사) ▲이상배(49·자영업) ▲이영기(55·수도권MD한인회장) ▲우덕호(53 ·건축업) ▲김덕춘(52·자영업) ▲남정구(44·태권도 사범) ▲정찬수(42·MD주정부 공무원) ▲조영래(63·자영업) ▲김은호(47·상업) ▲김혜일(66·MD한인회장) ▲방기문(65·연방공무원) ▲이종식(63·자영업) ▲이정희(58·양로병원 원장) ▲함은선(47·부동산업) ▲이상희(55·간호사) ▲오기은(33·사회보장위원회 근무) ▲이정화(23·몽고메리카운티 정부 근무) ▲양정혜(31·호텔직원) ▲최혜란(44·부동산업) ▲박찬영(49·자영업) ▲안일송(43·변호사) ▲홍일송(42·융자인) ▲김세훈(51·통신업) ▲이쌍석(54·자영업) ▲서미희(46·무용인) ▲정광렬(40·사업) ▲허윤(53·자영업) ▲권오형(47·회계사) ▲안계수(50·목사) ▲한상준(35·코트라 워싱턴무역관 과장)
<이종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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