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벼운 접촉 사고땐 한팀 이루기도...
14일 오후 5시, 김길영 당선자와 이성남씨가 만나기로 돼 있는 스코키 소재 바럼 레스토랑. 그저 평범한 외국인 식당일 뿐이었지만 이날만큼은 시카고 한인들에게는 의미 있는 장소로 기억될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최근 한인회장선거전을 전후로 갈등을 겪고 두 인사가 만나 극적인 타결점을 찾을 가능성도 있었기 때문이다.
약속 시간 30분전 현장 확인을 통해 정문 외에 또 다른 출입구가 없음이 확인됐다.
4시 55분경 김길영 당선자가 캐딜락 에스켈이터를 타고 먼저 모습을 나타났다.
그와 동시에 이성남씨의 세비 아발란체 트럭이 주차장 안으로 작은 회전을 그리며 도착했다.
식당정면에서 왼쪽 주차장에 차를 세운 김길영 당선자는 검은색 선글래스에 흰색 셔츠, 넥타이를 메고 양복 저고리는 손에 쥔 모습이었다. 김 당선자가 왼쪽 편에 있는 문으로 들어가자마자 이성남씨가 케주얼 남방에 양복저고리를 입고 정면 오른쪽 주차장에서 걸어 들어오고 있었다.
식당 안으로 들어가는 두 사람의 표정에는 연일 커뮤니티의 관심을 끌고 있는 선거전으로 인해 피곤한 기색은 있었으나, 만남과 관련해 긴장된 모습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두 사람이 식당안으로 들어간 후 약 1시간 동안 대화는 계속됐다. 주차장 주변에는 양 후보 측에 관여하고있는 다른 인사들의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다.
식당 측면이 내부를 어렴풋이 들여 다 볼 수 있는 반투명 유리창으로 지어져 있었기 때문에 두 사람의 위치나 표정을 관찰할 수 있을 까 시도해 봤으나 감지하긴 어려운 분위기였다.
대화가 끝난 후 먼저 식당밖으로 모습을 나타낸 것은 이성남씨였다. 뒤이어 김길영 후보가 오른쪽 주차장 쪽으로 난 문을 통해 나가는 모습이 보였다. 본보 취재진들은 이성남 씨가 차를 세운 주차장 쪽에서 기다렸던 관계로 한 기자가 달려가 이씨에게 인터뷰를 요청했으며, 다른 한 기자는 김 당선자 쪽으로 달려갔다.
기자가 갑작스럽게 출현했음에도 불구하고 “어떻게 알고 왔느냐”며 다소 의하애 하는 듯한 표정이었지만 별로 당황하는 기색은 아니었다.
만남의 성과는 어떻게 되었느냐는 질문을 시작으로 이씨와의 대화는 시작됐다.
이 씨는 “특별한 성과는 없었다”는 말로 이야기를 시작했다.
그는 대화 도중 “어떻게 우리가 만나는 것을 알고 왔느냐”며 상대방측을 의심하는 듯한 질문을 하긴 했지만 주변 인물들로부터 정보를 듣고 왔다는 기자의 설명을 듣고 의문을 푸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이씨는 이어 오늘 만남에 대해 “혹시 내일 ‘두 사람이 극적으로 타협했다’는 기사가 나가는 것 아니냐”며 웃으며 질문했으며, 이에 대해 기자는 “있는 사실을 정확, 객관적으로 노력하고 있으며 쓸데 없이 왜곡 시키는 없을 것”이란 말로 안심시켰다. 대화 도중 간간이 사진촬영이 진행됐으나 별로 개의치 않는 표정이었다.
이 씨와의 한시간여 가량 되는 대화가 진행되는 동안 김길영 당선자는 반대편 주차장에서 전화로 개인 업무 등을 보며 기다리고 있었다.
김 당선자의 첫마디 역시 “만남에서 별다른 성과는 없었다”였다.
그 또한 이씨와 마찬 가지로 “만남이 성사된 것 자체가 불과 몇시간 전의 일인데 어떻게 알고 찾아왔느냐. 이씨측 인사로부터 연락을 받은 것은 아니냐”며 만남 사실이 공개된 것에 대해 의문을 나타내기도 했다.
두 인사들과의 대화를 끝낸 후 취재진은 자리를 떠나려 했으나, 이씨가 여전히 레스토랑을 떠나지 않고 주차장에 서 있는 모습이 보였다.
그 광경을 보고 김길영 한인회장도 떠나려다 차에서 다시 내렸다. 전후 사정을 살펴보니 이씨가 주차장에서 차를 빼려 하다 옆 차량을 가볍게 들이받았으며, 이과정을 본 김 당선자가 상황을 알아 보기 위해 내린 것. 받힌 BMW 차량은 가벼운 스크래치도 없는 완벽한 상태였지만, 이씨에게 전화번호와 운전면허증 번호를 달라고 제안, 이 씨는 경찰을 부를 것을 제안했다.
이 과정에서 김당선자, 이씨간의 대화는 잠시 계속됐다.
이씨는 “바쁘신데 가시다가 차를 세우셨느냐”고 감사를 표했으며 김 당선자는 “당연하지요”라며 화답했다.
이후 두 인사가 각각 자리를 뜨며 만남은 끝이 났다.
박웅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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