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력 보유 자영업자 육성..구조조정과 전직 지원
혁신경영체 등장 막는 규제 개선
(서울=연합뉴스) 재경팀= 정부의 자영업자 대책이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정부는 지난 3월 제1차 서비스산업 관계 장관 회의에서 자영업자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발표한 이후 자영업종의 현황과 양극화 실태 파악 등의 작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이달 말이나 다음달 초에 업종별 및 종합 대책을 발표할 계획이다.
정부는 아직 세부 대책이 확정되지 않았다고 밝히고 있지만 자영업자 문제가 공급 과잉에 있다고 보고 경쟁력 있는 자영업자는 육성하되 경쟁력 없는 자영업자는 전직하도록 유도한다는 큰 틀에서 대책을 세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자영업자 과당경쟁..실질소득 감소
현재 우리나라 전체 취업자에서 자영업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30%에 육박해 10% 안팎에 그치고 있는 선진국들에 비해 3배 가까이 높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청와대 사회정책수석실의 `소득 2만달러 시대 실현을 위한 신(新)일자리창출 전략’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도소매.음식숙박 및 기타 서비스업 일자리는 선진국 고용구조에 비해 60만∼290만개나 과다하게 존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공급 과잉에 따른 과당 경쟁으로 자영업자들의 실질소득은 최근 4년 사이에 오히려 줄어들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이 2000년 소비자물가지수를 기준으로 자영업자들의 월 평균 실질소득을 잠정 집계한 결과, 2000년에 304만원이었던 실질소득은 지난해에 248만원으로 18.4%(56만원)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구조조정과 경쟁력 강화 병행
정부는 과다한 자영업자 규모를 줄이기 위해서는 구조조정이 필요하고 경쟁력이 있는 업자는 지원을 통해 육성한다는 방침이다.
정부는 이를 위해 경쟁력을 상실한 한계 업체에서 발생하는 인력은 혁신경영체를 통해 흡수하는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이를 테면 대형할인점을 신설할 때 인근 중소상인들에게 입점 우선권이나 취업권을 보장하고 한계 업체에서 발생한 구조조정 인력에 대한 전직 훈련을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대신 차별화된 서비스로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는 자영업자에게는 세금 및 각종 사회보험금 산정에 필요한 관련 절차를 간소화 해주는 등 경영관리와 업무부담을 줄여주고 혁신경영체의 등장을 막는 제도적인 제약도 과감하게 개선할 방침이다.
◆ 도.소매업
정부는 도.소매업의 경우 공급과잉에 따른 문제점이 크다고 보고 구조조정을 유도하되, 성장 가능한 업주에 대해서는 지원해준다는 방침이다.
현재 소매업 업주는 65만명, 종사자 기준으로는 모두 153만명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도매업자까지 포함하면 업주 89만명, 종사자 200만명 안팎에 이른다.
경제활동인구 13명중 1명 가량이 도소매업 분야에서 일하고 있다는 뜻이다.
정부는 전직자에 대해서는 관련 교육을 실시하고 훈련비를 보조해주는 등의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또 재래시장을 특성에 맞게 전문화하고 전자상거래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방안도 생각하고 있다.
그러나 이런 구조조정 압력에 대해 시장의 영세 상인들은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어서 정부의 정책이 어느 정도 실효를 거둘지는 불투명하다.
(주)남대문시장 관계자는 영세 자영업자는 대형업체들로 인해 자연히 도태될 수밖에 없는데, 정부가 구조조정에 나서고 있다니 이해가 안된다고 말했다.
◆음식.숙박업
음식.숙박업 업주는 60여만명으로 도.소매업과 함께 자영업자 가운데 비중이 높은 편이고 종사자 규모는 업주의 3∼4배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청와대 사회정책수석실의 `소득 2만달러 시대 실현을 위한 신(新)일자리창출 전략’에 따르면 음식.숙박업에서만 34만∼148만개의 일자리를 줄일 필요가 있는 것으로 지적됐다.
정부는 이에 따라 음식.숙박업 분야에서는 전직 훈련과 실업 대책 등 사회안전망 확충을 통한 구조조정을 실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음식.숙박업 종사자 가운데 상당수가 외환위기 이후 일자리를 잃은 전직 직장인이나 주부 등 특별한 기술이 없는 인력들이 많아 전직 훈련에 비중을 둔다는 방침이다.
또 음식.숙박업 종사자들이 간병.아동복지.장애인 등을 위한 서비스인, 문화유산 해설사 등 선진국에 비해 종사자 비중이 낮은 사회서비스업으로 전직하도록 유도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화물차.택시
택시에 대해서는 전국개인택시운송사업조합과 한국산업경영연구소의 연구용역 결과를 토대로 여성 운전자들이 운행하는 `안심택시’와 20년 이상 무사고 운전자들이 운행하는 `실버택시’ 등 택시 브랜드화 사업이 거론되고 있다.
또 전화번호를 일원화하는 등의 방식으로 콜서비스제도를 활성화해 불필요하게 시내를 돌아다니는 순환식 영업방식을 줄이고 신용카드 결제기 등 서비스기기를 확대 설치하는 등 서비스 개선을 통한 경쟁력 강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화물차 등 운수 부문의 경우에는 이직.전직 지원, 자격 강화 등으로 간접적인 인력 구조조정을 하는 방안이 고려되고 있다.
정부는 이를 위해 화물연대, 화물연합회 차주연합회 등 관련 단체를 불러 협의를 진행했다.
정부 관계자는 인위적으로 운수 부문 인력을 퇴출시킬 수는 없는 만큼, 지난해부터 운수물류사업자의 자격요건을 강화하는 등의 노력을 지속적으로 해왔다며 이직.전직 지원 등을 통해 인력을 줄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개인 택시 사업자는 현재 15만명 정도에 이르고 운수 사업자는 35만여명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봉제업
정부는 자영업자 규모가 17만명 정도로 추정되는 봉제업에 대해서는 산업용 섬유와 같이 미래 성장유망분야에는 지원을 집중, 경쟁력을 강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공급 과잉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화섬.면방.직물업계는 노후설비 폐기 및 해외이전 등으로 지속적으로 구조조정을 벌이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생산체제도 소품종 대량생산에서 다품종 소량생산 체제로 전환해 고품질, 고부가가치화를 추진함으로써 급속한 시장변화에 대응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아울러 대학 교과과정 개편 등을 통해 섬유산업의 인적자원을 양성화하는 등 수요자 중심의 인력수급체계도 마련할 예정이다.
수출시장별로 경쟁력 우위품목과 유망상품들을 선정, 집중 지원하는 등 공격적인 글로벌 마케팅으로 수출 판로를 확보하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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