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드라마 ‘그대는 별’에서 눈물 연기 비련의 여인으로 첫 주연 데뷔
한혜진 화보
빛 바랜 낡은 사진첩 속에 켜켜이 묻어둔 애절한 첫 사랑의 그림자처럼, 가슴 아픈 연가(戀歌)의 주인공 한혜진(23). 1970년대를 배경으로 선생님과 제자의 슬퍼서 더욱 아름다운 사랑을 그려나가는 KBS 1TV ‘그대는 별’(극본 구현숙, 연출 이강현)에서 한혜진의 눈물 연기가 시청자들의 가슴에 쏙 파고 든다. 혹독한 운명에 아파하면서도 착하디 착한 심성을 잃지 않는 우리네 ‘누이’의 모습으로.
지난 6월 ‘그대는 별’이 첫 방송을 탔을 때만 해도 비련의 여주인공 ‘인경’ 역을 맡은 한혜진에 대해 주변의 반응은 시큰둥했다. “이전에 밝고 ‘센’ 역할만 주로 해왔던 터라, 지고지순하면서도 청순한 여인에 안 맞을 것이라는 우려가 많았어요. 감독님도 솔직히 좀 걱정을 하셨대요. 그런데 막상 방송이 진행되면서 많은 분들이 ‘인경’에게 공감해 주고 사랑하셔서 지금은 너무 기분이 좋죠.”
시청률·인기 고공행진 실감
한혜진의 첫 주연 데뷔작이기도 한 ‘그대는 별’은 아침드라마로는 이례적으로 평균 20%가 넘는 시청률을 기록하며 고공 행진 중이다. 그녀가 맡은 인경은 이복 자매 화연(임지현)과 삼각 관계 끝에 스승 정우(김승수)와 사랑에 빠지지만 전쟁에서 그가 죽은 줄 알고, 가난한 식구들을 보살피려 부잣집 남자와 결혼한다. 그러나 전쟁이 끝나고 정우가 고향으로 돌아 오면서 어긋난 인연 앞에 가슴 아파하는 역이다.
그런 가녀리고 참한 인경과 그녀는 여러모로 닮아있다. 외환 위기로 어려워져 공사장 식당(함바집)으로 일하러 가시는 부모님에게 효도하려는 착한 막내딸이다. 지금도 버스를 타고 다닐 정도로 소박하다. “할머니ㆍ할아버지가 고향(충남 예산)에 계신데 그곳에서는 이 드라마 인기가 정말 대단하대요. 극중 인경이네 집에 쌀이 떨어졌다고 동네 사람들이 쌀을 다 퍼오고 그런다고요. 어머니도 너무 기뻐하시고, 자랑스러워 하셔서 요즘은 정말 행복해요.”
갖은 역경을 이겨내고 현재의 자리에 섰다는 것 역시 비슷하다. 2002년 MBC 한ㆍ일 합작 드라마 ‘프렌즈’로 데뷔한 한혜진은 ‘어사 박문수’에서는 남장한 여인 자객으로, ‘로망스’에서는 김재원을 짝사랑하고 도도한 반장 윤지수 역 등을 개성 있게 소화하면서 주목 받았지만, 수 많은 드라마 캐스팅에서 마지막 순간에 고배를 마셨다. 특히 올 상반기 큰 인기를 모았던 미니시리즈 ‘낭랑 18세’의 경우 원작인 단막극의 주인공이었으면서도 결국 한지혜에게 주인공 자리를 내주고 말았다. “힘든 순간도 많았지만, 그런 일들이 저에겐 훨씬 도움이 되는 것 같아요. 그때의 아픔이 없었다면 교만했을 지도 모르잖아요. 극중 인경의 설움 같은 것도 잘 표현하지 못했을 거고요.”
그래서일까. 극중에서나마 인경이 행복해지길 바라는 마음이 간절하다. “첫 사랑은 이뤄지지 않는다는 속설을 깨고 해피 엔딩으로 마무리됐으면 좋겠어요. ‘사랑은 이렇게 서로의 아픔까지도 껴안고 가는 거구나’ 그런 걸 많은 사람들에게 보여 斂?싶어요.” 그렇다면 실제 그녀의 첫 사랑은 어떠했을까. “첫 사랑이요? 잘 모르겠어요. 아마 초등학교 1학년 때의 짝이 아닐까 싶네요. 짝이 바뀐 이후에 그 아이가 다른 여학생과 앉아있는 걸 보고 질투심이 일었거든요.” 이어 그녀는 알쏭달쏭한 그녀의 사랑학을 덧붙였다. “근데, 여자들한테는 매번 찾아오는 사랑이 다 첫사랑이지 않나요?”
따뜻함 주는 연기자 되고 싶어요
연기 경력 3년차. 2004년 아침드라마로 중장년층의 열렬한 사랑을 얻는데 성공한 만큼 2005년에는 폭을 넓혀 젊은 사람들에게도 더 가까이 다가가고 싶은 바람이다. 그녀는 81년 생 닭띠. 그래서 내년은 더욱 뜻 깊은 한 해가 되지 않을까 기대해 본다. “여태껏 주로 드라마를 해 와서 내년에는 연극이나 영화 등 다양한 장르에서 인사를 드리고 싶어요. 그리고 개인적으로 크리스천인지라, 다소 삭막한 연예계에서 따뜻한 사람이 되어 하나님께 영광 돌리는 연기자가 싶어요.”
▲ Profile
* 생년월일: 1981년 10월 27일
* 키·몸무게: 163cm · 48kg
* 혈액형: A형
* 가족사항: 3녀 중 막내
* 학력: 서울예술대학 영화과
배현정 기자 hjba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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