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성원.
1962년 17세에 단돈 100달러를 들고 미국으로 떠난 소년은 미국 내 자산규모 4위인 웰스파고 은행의 수석 이코노미스트로 미 금융계를 이끄는 금융가로 성장했다. 피츠버그 대학 역사상 최단기간인 2년만에 박사학위 취득, 26세에 닉슨 정권에서 백악관 경제비서, 38세에 동양인으로는 최초로 미 주립대학 총장(세인트클라우드 대학교), ABA(미국은행협회) 의장, 미국은 물론 전 세계 경제에 영향을 미치는 FRB(연방준비제도 이사회)이사 후보 등 그는 한국인으로는 드물게 미 금융계와 연방정부의 경제정책에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내달 3일부터 한미은행 신임행장으로 일하는 손성원 박사의 화려한 경력이다. 손성원 박사의 한미은행 신임행장 선임발표가 있었던 지난달 4일 한미주가는 77센트(2.24%) 오른 35.10달러로 마감했고 거래량도 평소에 비해 크게 늘어난 53만주를 기록했다. 미 주류사회에서 손꼽히는 경제전문가인 웰스파고 은행의 수석 부행장이 한미의 신임행장으로 내정된 데 대한 긍정적인 해석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월가에서는 분석했다. 지난 10월, 30달러선에 머물던 한미 주가는 손성원 신임행장 선임발표 후 한달여간 상승세를 지속해 지난 4일, 38달러를 돌파했으며 최근에는 36달러를 웃돌고 있다. 거래량도 연일 10만주 이상이다. 월가에서는 손성원 박사의 신임행장 선임으로 인한 ‘손성원 효과’로 주가가 상승했다고 분석했지만 정작 손 박사는 그동안 P/E ratio(주가 수익비율)가 낮았기 때문에 이를 따라 잡기 위한 시장의 자율조정 기능이라며 ‘손성원 효과’를 거론하기는 이르다고 말했다.
이달 초 LA를 방문해 간부 직원들과 상견례를 한 손성원 한미은행 신임행장은 주류은행에서 오랫동안 수석 부행장으로 일했다고 믿기 힘들 정도로 소탈한 모습으로 직원들과 악수를 교환하고 많은 이야기를 나눠 친근감을 준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직원들에게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친절 서비스를 누누이 강조해 앞으로 한미은행의 경영의 흐름을 짐작케 했다. 또한 ‘역피라미드형 조직’으로 개편해 CEO와 중견간부들은 직원들이 주인의식을 갖고 자신의 일을 열심히 하는데 도움을 주는 ‘도우미’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 주류은행에서 오랫동안 일한 그의 경력을 미루어볼 때 그동안 한인은행이 시도하지 못했던 과감한 비즈니스 신용대출 등이 선보일 것으로 기대된다. 즉 비즈니스 운영자금 등을 개인의 신용, 캐시 플로우 등을 보고 과감하게 대출해주는 방식이다.
손 박사가 강조하는 친절 서비스, ‘역 피라미드형 조직’ 등은 자연스럽게 타 한인은행에도 영향을 줄 것이고 고객들도 한 단계 높아진 금융서비스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한미은행 이사회는 지난 10여년 동안 그렇게 바라던 ‘손성원 박사의 행장 영입’을 이뤄냈다. 손성원 박사는 한인 커뮤니티의 경제 성장을 위해서도 힘쓰겠다고 밝혀 한인사회도 앞으로 손 박사의 조언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한미 이사회는 손 행장의 신임행장 영입을 기뻐하기에 앞서 그동안 전임행장들이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불명예 퇴진하거나 갈등 속에 그만두는 악순환의 고리를 벗어버리고 환골탈태해 경영진을 옆에서 보좌해주는 이사회 본연의 모습을 찾아야 할 것이다. 예전처럼 ‘행장의 경영 스타일이 마음에 안 든다’ ‘실적이 안 오른다’ 등의 핑계로 경영진에게 압박을 가한다면 ‘손성원 효과’는 기대하기 힘들 것이다.
이코노미스트로 더 명성이 높은 손 박사가 웰스파고 은행에서 지점, 여신관리 등 경영도 했다고 하나 커뮤니티 은행의 CEO는 이번이 처음인 만큼 적응하는데 시간이 걸릴 것이다. 한미 이사진의 주식소유 비율이 20%정도로 수년 전에 비해 크게 줄어든 만큼 이제 경영진에 큰 소리를 칠 수도 없는 상황이다. 기관투자가들의 주식 소유비율이 훨씬 높기 때문이다.
손성원 박사의 영입으로 미 주류 기관투자가들과의 관계가 긴밀해짐으로써 한미 주가가 상승하는 효과뿐만 아니라 한인은행의 서비스가 업그레이드되고 커뮤니티 경제도 성장할 수 있는 진정한 ‘손성원 효과’를 기대해 본다.
박흥률
경제 부장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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