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 기회가 잦은 연말연시다. 어쩔 수 없이 술을 마셨다해도 문제는 음주운전의 유혹. 나는 괜찮겠지, 하는 기대감은 자칫 자신은 물론 타인의 생명까지 위협할 수도 있다.
한인사회 음주운전의 실태와 적발시 감수해야 할 처벌 내용등을 소개한다.
■음주 운전 실태
버지니아 훼어팩스에 거주하는 K씨에 지난 가을은 악몽 그 자체였다. 어느 모임에 참석했다 과음한 그는 차를 몰고 가다 경찰에 적발됐다.
음주운전의 대가는 혹독했다. 초범이었으나 벌금 600달러에 1주일 이상을 감옥에서 지내야 했다. 또 안전교육 10회에 변호사 비용등 쓴 돈만 해도 몇 천달러가 들었다.
게다가 1년간 운전면허 정지를 받아 직장 출퇴근마저 곤란을 겪고 있다.
연말을 맞아 각종 술자리가 많아지면서 한인들의 음주운전이 잦아지고 있다.
애난데일의 음식점, 술집 앞에서는 비틀거리는 취객들이 운전대를 잡는 모습을 심심찮게 목격할 수 있다.
동창회, 송년회등 각종 모임에 참석했다 분위기상 어쩔 수 없이 마신 후 운전대를 잡은 것이다.
음주 기회가 많아지면서 그만큼 적발사례도 증가하고 있다. 버지니아 음주 운전 적발자들이 거쳐야하는 필수 코스인 안전교육 강좌나 카운슬러실에는 매 10주 학기당 20여명이 등록하고 있다. 메릴랜드의 안전교육 위탁강좌에도 학기당 10여명이 등록돼 있다.
매월 10명 이상의 한인이 음주운전으로 적발되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한인 적발자가 많아지면서 페어팩스 카운티는 히스패닉을 제외하곤 유일한 소수계 언어인 한국어 교육 클래스를 별도로 운영하고 있을 정도다.
페어팩스 카운티서 한국어 안전 교육을 실시하는 ASAP (Alcohol Safety Action Pro gram) 강사인 권문수 씨는 “요즘 한 클래스에 10여명 정도의 한인 적발자들이 수강하고 있다”며 “이중 상당수는 평소 술을 즐겨 마시던 이들이 아니라 모임에서 어쩔 수 없이 마셨다가 운 나쁘게 걸린 사람들”이라고 말했다.

■왜 음주운전인가
한인들의 음주문화는 독특하다고들 한다. 가볍게 즐기는 게 아니라 한꺼번에 많은 양을 마시는 데다 술 권하는 음주문화로 인해 부득이한 음주 운전자를 양산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평소 술을 잘 안마신다는 메릴랜드 콜럼비아의 P씨는 오랜만에 한잔하자는 직장 동료들의 청을 뿌리치지 못하고 음주 후 운전하다 최근 적발됐다.
<이종국 기자.3면으로 계속>


문제는 음주 후 이용할만한 대중교통 수단이 마땅치 않다는 점이다. 택시나 콜택시를 이용하는 게 거의 유일한 방법인데 이나마 비용이 30-50달러가 소요돼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다. 버지니아와 메릴랜드를 오가는 경우엔 100달러를 훌쩍 넘기는 수도 있다.
버크의 L씨는 “사실 택시비가 부담스러워 이용하기 쉽지 않다”며 “야간파킹시 차가 손상되거나 물품이 도난될 우려도 있는데다 다음날 다시 차를 찾아야하는 시간이나 비용도 부담돼 운전대를 잡는 유혹에 빠진다”고 말한다.
나는 괜찮겠지, 하는 만용도 작용한다.
저먼타운의 K씨는 “나는 절대 걸리지 않는다는 기대감 때문에 핸들을 잡게 된다”며 “이러지 말아야되는데 하면서도 매번 잘 안된다”고 토로했다.

■경찰, 연말 단속 현황
연말을 맞아 한인들이 많이 거주하는 페어팩스, 몽고메리 카운티 경찰국은 음주운전 특별단속을 벌이고 있다.
몽고메리 경찰국은 11월24일 할러데이 단속반(Holiday Task Force)을 설치, 내년 1월8일까지 음주운전 및 미성년자 주류판매, 10대들의 난폭운전 일제 단속을 실시중이다.
페어팩스 경찰국은 14명의 경찰관으로 ‘안전한 12월 단속반’을 발족, 구역을 나눠 특별 단속을 하고 있다.
매 주말 특정 지역을 선정, 검문소를 설치한 후 모든 차량을 대상으로 집중적인 음주운전 단속을 펼쳐오고 있는데연말에는 검문소를 2곳으로 늘렸다.
2003년도 페어팩스 카운티에서만 2천777명이 음주운전으로 적발됐다.

■적발시 어떻게 처벌돼나
각 주정부는 음주운전자들을 처벌하는 법도 강화하고 있다. 이에따라 적발시는 시간과 돈 낭비는 물론이고 불명예마저 감수해야 한다.
버지니아는 혈중알콜 농도 0.08이상인 경우 음주운전으로 처벌받는다.
처음 적발된 운전자는 변호사 선임에 통상 700-3천500달러, 법정비용, 벌금 600-1,000달러, 안전교육비 350달러, 보험료 증가, 견인비용 등 5천달러에서 1만달러까지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 운전도 직장 출퇴근과 안전교육장 이동시로만 제한되며 혈중 알콜농도가 높을 시에는 1년간 아예 운전대를 잡을 수 없게 된다. 안전교육은 10주동안 2시간씩을 교육받아야하며 혈중 알콜농도가 높을 경우 별도의 카운슬러 상담을 받아야한다.
　지난 7월1일부터 발효된 강화된 음주운전법에 따르면 첫위반자도 최고 1년의 징역에 처해질 수 있다. 그러나 대부분 집행유예를 선고받는다. 그러나 혈중알콜 농도가 0.20∼0.25일 경우 최소 5일 이상의 구류, 0.25 이상이면 최소 10일 이상의 구류를 살아야 한다.
2회 적발시는 벌금은 첫 번째와 비슷하다. 그러나 알콜 농도에 따라 구류 일수가 많아진다.
또 최근 5년 사이 3번 이상 음주운전에 적발되면 최소 30일 이상 구속된다.
문일룡 변호사는 “10년내 세번째 음주운전에 적발되면 6급 중범죄로 취급된다”며 “중범죄는 시민권자가 아닐 경우 추방될 수도 있다”고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
　메릴랜드와 워싱턴DC의 경우 혈중 알콜농도 기준은 0.08로 버지니아와 동일하다. 하지만 첫 위반자에 대한 벌금은 최고 1천달러, 징역은 각각 최고 6개월과 1년으로 처벌이 다소 가벼운 편이다.
음주운전에 세번 걸려도 버지니아에서는 중범죄지만 메릴랜드에서는 경범죄로 처벌받는다. 하지만 음주운전 자체는 경범죄지만 교통사고나 무면허운전 등 다른 범죄와 연루되면 이민당국이 비도덕적 범죄나 중범죄로 추방될 수 있다.
버지니아처럼 적발자는 워싱턴한인봉사센터등에서 위탁 안전교육을 받아야한다.

■음주 후 어떻게 해야 하나
부득이 술을 많이 마실 수밖에 없다면 대리 운전자나 태워줄 사람을 미리 확보해놓거나 택시등 대중교통을 이용해야 한다. 식당에 이야기 하면 한인들이 운영하는 콜택시회사에서 대리운전자를 보내주기도 한다.
페어팩스 카운티는 연말연시 음주운전자들을 위해 무료 택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SoverRide 프로그램으로 1-800-200-TAXI로 전화를 걸면 50달러 한도 내에서 무료로 택시가 목적지까지 데려다준다. 요금이 50달러를 초과하면 본인이 부담해야한다. 이용자가 많아 술자리가 파하기 훨씬 전에 미리 전화를 해두는 게 좋다.
<이종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