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유럽 동화의 나라, 아득한 안개 속 아름다운 환상의 나라 노르웨이를 세상이 좋다보니 반세기가 지난 후 찾아보게 됐다.
해발 1,000m 이상의 산에는 사철 눈이 쌓여 있는 산악국가인지라 농지는 전체 면적의 3%에 불과하며 시골길은 한없이 달려도 채소나 곡물을 재배한 흔적을 찾아볼 수 없다. 북해 브랜드유 생산으로 국민소득이 4만2,000 달러에 이르고 인구라야 400만 정도 라니 국민들이 얼마나 풍성한 삶을 살아가는 지 짐작할만하다.
유럽의 여러 나라는 소득분배가 잘 이루어졌다지만 이 나라는 교회의 운영경비는 물론 성직자의 봉급까지 국가에서 지급한다는 안내자의 설명이다.
북위 60도 선상의 북미 앵커리지와 이곳 수도 오슬로는 같은 위도에 위치한 지라 이곳의 첫날밤은 밤 11시가 지나도 창가의 하늘이 훤하게 밝아 커튼을 내리지 않고는 잠들기 어려운 지경이었다.
36홀을 마치며 지는 해를 아쉬워하는 뉴욕 골프친구들이 이곳에서 라운딩을 한다면 얼마나 좋았을까하는 부질없는 상념 속에 게일로라는 작은 도시의 시골 여관에서 첫밤을 새었다.
눈 내리는 겨울철은 스키를 즐기는 사람으로 붐비는 작은 도시지만 초여름의 스키장 주변은 적막하기만 한 산골이다. 북쪽으로 더 올라 갈수록 백야 현상이 두드러져 북극권으로 들어서면 마침내 여름철에는 태양이 지지 않고 서산마루에서 오고가다 아침을 맞는다고 한다.
이 나라는 물 맑고 산 좋은 대자연을 감상하며 즐기는 것이 관광의 주 포인트이다. 크고 작은 호수, 천길 같은 폭포, 산굽이를 깎아 파고드는 터널이 수도 없이 많다.
공해에 찌들고 스트레스 많은 현대 생활에 지친 여행객에게 물 맑고 공기도 좋은 스칸디나비아 반도의 새벽과 아침은 상쾌하기 이를 데 없다. 피오르드(FJORD), 빙하, 한 밤중에 태양을 볼 수 있는 백야 등이 볼거리 이지, 역사와 유적을 탐방하고 지적 호기심을 충족시키는 여행과는 사뭇 다른 감흥을 주는 나라이다.
피오르드라는 단어는 이곳을 들르기 전에는 일반인에게는 생소한 말이다. 노르웨이는 해안선이 내륙 깊숙이 파고들어 와 있다. 이같은 현상은 100만년전 북유럽을 덮고 있던 두께 1000m가 넘는 빙하가 그 중압에 견디지 못하고 계곡으로 흘러내리며 거대한 얼음산 덩이가 바닥을 파 내려간 부분에 바닷물이 밀려 들어와 내륙지방에 넓은 호수처럼 되어 있는 강 같
은 운하가 생성되면서 생겨난 것이다.
거대한 빙산이 소용돌이치고 훑어 내려간 자리에 잔잔한 호수처럼 파도도 일지 않는 계곡 속의 바다 위에 대형 유람선은 ‘송네피오르드’에서 관광객을 태우고 산굽이 물굽이를 돌고 돌아 ‘구드방겐’이라는 산골마을에서 일정을 마친다. 자연보존이 잘된 뉴욕주의 핑거레이크스 같은 곳에서도 유사한 풍광을 볼 수 있지만 그 느낌은 사뭇 다르다.
’구드방겐’에서 지붕이자 천장이 유리로 된(주위 높은 산의 설경을 고려하여) 현대식 건물의 식당에서 노르웨이식 점심을 마치고 나오니 그 옆에 콘크리트로 된 단층 신식건물에다 잔디로 지붕을 덮고 있는 선물 가게를 발견할 수 있었다.
한국의 움막집에다 뗏장을 얹은 듯한 느낌을 주었는데 잘 살펴보니 노르웨이 곳곳에서 그러한 뗏장지붕을 인 집들을 간간이 볼 수 있었다. 미국에도 그러한 건물이 더러 있다는데 견문이 짧아 아직은 보지 못했다.바이킹 박물관에 보존된 천년이 넘는 곤돌라 같은 목선은 세계 각지에서 온 나그네들의 발길을 멈추게 한다.
1952년 6.25 동란으로 우리 한국이 전쟁 참화에 시달리던 때에 동계 올림픽이 열렸던 하얀 홀멘폴멘 스키 점프대를 구경하고 650개에 달하는 ‘구스타프 비겔란’의 조각 작품이 전시되어 있는 프롱네르 공원으로 들어섰다.
사람의 몸체보다 약간 더 큰 화강암의 나상들은 미술에 문외한인 일반인들에게도 작가가 의도한 메시지를 읽을 만 하기에 충분한 걸작들이 전시되어 있는데 조각을 전공하는 미술학도라면 꼭 둘러봐야 할 코스가 아닐까 한다. 보리수가 심어진 가로수를 따라 인공호수위에 놓여진 다리의 난간에서 시작된 전시물은 보는 사람의 상상력을 극대화시켜준다.
인생의 출생에서 사망에 이르기까지 한 평생 세상살이를 표현한 분수가의 조각, 121명의 인간이 17m 높이의 화강암 기둥에 갖가지 모습으로 새겨진 이집트의 오베르스크를 연상케 하는 석탑은 보는 이의 감탄을 자아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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