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연합뉴스) 박노황 특파원 = 향후 4년 미국을 이끌 지도자를 뽑기 위한 대통령 선거가 2일 그 어느 때 보다도 높은 투표 열기 속에 속속 진행됐다.
조지 부시 대통령과 존 케리 민주당 대통령 후보간의 예측을 불허하는 접전으로 일부 지역의 궂은 날씨에 상관 없이 높은 투표율과 함께 대규모 소송 사태가 예상되는 가운데 전국 곳곳의 투표소에는 아침 일찍 부터 유권자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는 근례에 없던 광경이 펼쳐졌다.
◇ 투표 열기= 오하이오, 펜실베이니아, 플로리다 등 초 접전주는 물론 미시간 등 두 후보간의 엎치락 뒤치락하는 경쟁이 벌어졌던 지역 투표소에서 새벽부터 유권자들이 장사진을 쳤다.
NBC는 플로리다, 노스 캐롤라이나, 웨스트 버지니아, 미시간에 이르기 까지 투표소가 문을 열기도 전에 몰려든 유권자들로 투표하는데 45분 안팎이 걸렸다고 말했다.
AP는 펜실베이니아주 베틀레헴 근교 이스트힐 중학교에 설치된 투표소에서 유권자들이 40분 동안 기다렸다 투표를 했다면서 선거관리 위원들은 도시 근교 지역에서 이같은 현상은 전례가 없는 일이라고 전했다.
미시간 주립대학 국제 프로그램 담당국장인 마이클 밀러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오전 7시 투표소를 찾았는데 줄이 늘어선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면서 비까지 내렸는데도 이렇게 사람이 몰린 것은 처음 봤다고 말했다.
이날 매사추세츠가 가장 빠른 오전 5시45분 (현지 시간) 투표소의 문을 연 것을 시작으로 코네티컷, 인디애나, 켄터키, 메인, 뉴햄프셔, 뉴저지, 뉴욕, 버몬트, 버지니아가 오전 6시 부터 투표소를 개방했다.
플로리다 등에는 투표 진행요원들이 늦게 나와 유권자들이 기다렸고 메릴랜드에서는 투표 기계가 작동이 안되는 등 일부 차질이 빚어지기는 했지만 대체로 큰 소동없이 속속 투표가 진행됐다
1968년 이후 가장 높은 투표 열기를 보인 이번 선거에는 4년전에 비해 최소한 5백만명에서 1천만명이 더 많은 유권자들이 참여,총 투표자수가 1억1천6백만~1억2천1백만명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언론들은 조기 투표가 실시된 32개주의 투표율이 20% 안팎에 이르고 유권자 등록율이 평균 5~8%씩 증가한 점, 공화ㆍ민주 양당이 경쟁적으로 유권자 등록운동을 펼친 점 등을 지적하며 높은 투표율이 어느 후보에게 유리할 것인가를 놓고 저울질했다.
양당은 서로 자기 후보에게 ‘숨은 표’가 많아 유리하다고 주장했으나 대부분의 선거 전문가들은 케리 후보가 다소 유리할 것으로 점쳤다.
◇ 당선자 예측 발표= 개표는 미국 동부 시간 오후 6~7시 투표를 마감하는 인디애나와 켄터키주에서 가장 먼저 시작돼 오후 7시30~8시 플로리다, 펜실베이니아, 오하이오를 비롯한 18개주와 워싱턴 D.C.로 이어지게 된다.
플로리다의 경우 대부분의 지역이 오후 7시 투표 마감이나 공화당 지지자들이 몰린 팬핸들은 중부시간대를 사용하고 있어 동부시간으로 오후 8시에 끝나기 때문에 방송사들은 4년전과 같은 혼선을 피하기 위해 이곳의 투표가 끝나기를 기다려 출구조사에 의거한 플로리다 승자를 예측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이어 미시간, 콜로라도, 미네소타, 위스콘신, 뉴 멕시코 등 접전주가 몰린 중서부 15개주의 투표가 오후 9시 마감되면 어느 정도 승자의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치열한 접전으로 부재자 투표, 잠정 투표가 당락을 결정하는 요소가 될 경우 당선자 확정이 늦으면 금주말께 까지 미뤄질 수도 있다.
ABC의 경우 후보간 득표율 격차가 1% 미만일 경우에는 당선자 예측 발표를 안하기로 했으며 다른 매체들도 속보 경쟁 보다는 정확한 보도를 하겠다는 입장이다.
특히 부시-케리 양후보는 이날 저녁 워싱턴과 보스턴에서 서로 승리를 자축하는 행사를 갖기로 하는 등 승리에 대한 강한 집념을 보이고 있어 일방적인 선거 결과가 나오지 않는 한 방송사의 당선자 예측 발표와 상관없이 패배를 인정하지 않고 법정 다툼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USA 투데이는 선거 전문가의 말을 인용, 이번 선거는 리처드 닉슨 전 대통령이 베트남전 와중에 휴버트 험프리 후보를 물리쳤던 1968년 선거 이래 가장 격정적인 선거라면서 두 후보간 치열한 접전 때문에 언제 당선자 예측 발표를 할수 있을지 아무도 모른다고 말했다.
◇소송사태 예고 = 워싱턴 포스트는 이날 ‘예측 불가속에 선거날이 밝았다’는 제목으로 두 후보간 초박빙 접전이 펼쳐질 것으로 예상하면서 두 후보 진영이 반드시 이겨야 할 곳으로 삼고 있는 오하이오와 플로리다, 펜실베이니아 등으로 대거 변호사들을 보내 소송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측은 공화당측의 투표 방해 행위를, 공화당측은 등록 사기 행위 등을 적발 하기 위해 불을 켜고 있다.
CNN은 펜실베이니아에서 공화당측의 투표방해 행위에 대해 이날중 민주당측이 소송을 제기할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nh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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