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원’ (The Grudge)★★★½
일본에서 히트한 원혼이 생사람 잡는 동명의 귀신 도깨비 공포영화의 미국판으로 감독은 일본 영화를 만든 타카시 시미주.
원작을 매우 충실하게 재생했는데 굉장히 무섭다. 도쿄에서 교환학생으로 사회봉사 활동을 하는 캐런(새라 미셸 젤라)은 결근한 간호사를 대신해 긴장병 환자로 혼자 사는 나이 먹은 미국인 여자를 돌봐주려고 이 집에 도착한다.
캐런은 2층에서 나는 이상한 소리를 따라 올라갔다가 장 속에서 검은 고양이를 안고 꼼짝 않는 큰 눈을 한 소년을 목격하게 된다.
그 뒤로 캐런은 계속 괴이한 현상과 공포를 경험한다. 캐런이 방문한 집은 가장이 아내와 아들을 끔찍이 살해한 뒤로 그들의 원혼이 떠나지 않는 집. 이 집에 들어오는 사람들은 모두 이 원혼들의 제물이 된다.
심장 약한 사람은 보지 말도록. PG-13. 전지역.
‘프라이머’ (Primer) ★★★
독창성이 너무 뛰어나 영화를 한번 보아서는 도저히 그 내용을 제대로 파악할 수 없는 공상과학 스릴러이자 일종의 도덕극. 천재성과 독창성이 유발하는 위험에 관한 영화이기도 하다.
두 젊은 남자가 직장이 끝나면 교외 집 차고에서 기계를 고안하는데 둘은 마침내 일종의 타임머신을 발명하는데 성공한다. 이 기계는 잠시동안 두 사람의 똑같은 모습을 만들어내는 능력을 지녔는데 둘은 이를 이용해 증시에서 막대한 돈을 벌 계획을 꾸민다.
그러나 둘의 계획이 부작용을 일으키면서 영화가 미스터리로 둔갑한다.
대충 이런 내용을 지녔는데 이야기가 너무 애매모호하고 따라가기가 힘들어 셰인 캐루드 감독(각본, 편집, 제작 겸)이 자기 상상력을 자랑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마저 든다.
컬트 무비로 지적 도전을 해보고픈 사람들에게 권한다. PG-13. 28일까지 뉴아트(310-281-8223)
‘기계공’ (The Machinist) ★★★½
환상(악몽이라고 해야 옮다)과 현실이 난마처럼 얽힌 매우 독특한 실존적 공포영화이자 스릴러.
보는 사람의 살갗과 마음을 파고드는 강렬성을 지녔는데 영화가 너무 어둡고 절망적이다. 화면이 시종일관 시퍼렇다.
기계공 트레버(크리스천 베일은 이 역을 위해 실제로 체중을 수십파운드 줄였는데 그의 해골을 연상케 하는 얼굴과 앙상한 몸이 보기에 끔찍하다)는 끊임없는 불면 때문에 몸에 뼈만 남았다. 낮에는 철공소에서 일하는 트레버의 유일한 위로는 자기를 사랑하는 창녀 스티비(제니퍼 제이슨 리).
그런데 트레버의 아파트에서 암호 같은 문자들이 발견되면서 트레버는 직장 동료들이 자기를 제거하려고 음모를 꾸민다는 강박관념에 사로잡힌다. 그리고 트레버는 마침내 현실 감각을 상실하게 된다. 분위기 스산한 표현주의적 악몽과도 같은 영화로 베일의 연기가 겁나도록 깊고 치열하다. R. 선셋5와 샌타모니카 뉴윌셔(310-281-8223)
‘조선남녀상열지사’ (Untold Scandal)
배용준이 나오는 섹스를 무기와 놀이개로 이용하면서 남녀간에 벌이는 성의 전쟁의 이야기인데 프랑스 소설 ‘위험한 관계’가 원작. 이 소설은 1988년에 글렌 클로스와 미셸 파이퍼 및 존 말코비치 주연의 동명화로도 만들어졌었다.
18세기 말 조선말기 양반들의 세상. 섹스의 독향을 발산해 남자 잡는 유명한 유혹녀 조씨(이미숙)와 그의 애인이자 연하의 친척인 천하의 바람둥이 조원이 요조숙녀 숙부인(전도연)을 놓고 벌이는 섹스 놀이와 내기.
조원은 9년 전 과부가 된 뒤로 수절하고 있는 독실한 가톨릭 신자 숙부인을 처음에는 농락의 대상으로 삼으나 이것이 사랑으로 변하면서 비극이 인다. 촬영과 연기가 모두 좋고 재미있다.
페어팩스(베벌리와 페어팩스), 패사디나 플레이하우스, 엔시노 타운센터, 어바인 스펙트럼, 가든 그로브 스테디엄, 세리토스 스테디엄 등.
‘전함 포템킨’ (Battleship Potemkin·1925)
눈부신 몽타주편집 기법의 효시작으로 알려진 러시아의 세르게이 에이젠스타인 감독의 걸작흑백. 1905년 일어났던 전함 포템킨 수병들의 반란을 그린 기념비적 영화로 숨이 막힐 만큼 압도적이다.
오데사 계단 장면은 영화사에 길이 남는 것으로 이 장면은 브라이언 드 팔마가 후에 ‘언더처블스’에서 재현했다.
‘안달루시아의 개’ (Un Chien Andalou·1928)
스페인의 초현실적 감독 루이스 부뉘엘의 단편으로 면도칼로 여인의 눈동자 한 가운데를 긋는 장면과 구름이 달 한가운데를 자르는 장면을 대조한 장면이 충격적이다. 프랑스 영화.
‘황금시대’ (L‘Age D’or·1930)
역시 부뉘엘의 프랑스 영화. 그의 첫 영화로 살바도르 달리가 공동으로 각본을 쓴 가톨릭에 대한 맹렬한 비판작. 27, 28일. 뉴베벌리 시네마(323-938-4038)서 3편 동시상영.
‘팀 아메리카: 세계 경찰’
(Team America: World Police)
끊임없는 욕설과 노골적인 성행위 그리고 유혈과 살육과 파괴와 구토가 판을 치는 영화로 주인공들이 사람이 아니라 22인치 길이의 인형들. 마운트 러시모어의 대통령 얼굴 속에 본부를 둔 팀 아메리카는 테러리스트를 때려잡는 미 특공대. 그런데 팀 아메리카는 알렉 볼드윈을 위시한 할리웃 진보파 스타들의 격렬한 적대감 때문에 애를 먹는다. 김정일(단구에 굵은 검은 테 안경을 쓰고 인민복을 입은 그가 F자 상소리를 내뱉으며 유엔 무기 사찰단원 한스 블릭스를 상어밥으로 준 뒤 ‘나는 외로워’를 청승맞게 노래하는 장면이 요절복통하게 우습다)은 자기 궁에 세계 지도자들과 할리웃 진보파들을 초청, 가짜 평화회의를 개최한다. 그는 회의 동안 전세계 테러를 시도하는데 최후의 순간에 이를 막는 것이 팀 아메리카. R. 전지역.
박흥진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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