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로다운 모기지
최근 몇 달간 남가주 주택가 상승세가 주춤해졌지만 아직도 많은 사람들에게 주택 구입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연방정부와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주택 구입의 가장 큰 걸림돌은 다운페이먼트를 내기 위한 목돈 마련이다. 이 같은 현실에서 최근 소위 ‘제로다운’(Zero Down), 즉 100% 융자를 받아 주택을 구입하는 사람들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 캘리포니아 모기지 은행협회에 따르면 올해 미국인들이 주택구입에 지출할 1조5,000억달러 가운데 ‘제로다운 모기지’가 차지하는 비율은 최고 15%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는데 이는 지난 93년의 5%에 비하면 3배나 늘어난 것이다. ‘제로다운 모기지’의 장단점에 대해 알아본다.
크레딧 좋고 소득 증명땐
최고 65만달러까지 대출
집값 하락때 큰 부담이 흠
▲연방정부 제로다운 프로그램 보증
제로다운 모기지를 통한 주택구입은 2000년대 들어 시작된 현상이다. 90년대만 해도 제로다운 융자는 주로 재향군인이나 공무원, 또는 극소수의 저소득층에게만 제공됐었다.
그러다가 연방 모기지 공사인 패니매 등이 제로다운 모기지에 대한 보증을 서기 시작하면서 일반인들에게도 제로다운 프로그램이 제공되기 시작했다. 은행 등 금융권 렌더의 모기지 포트폴리오를 대량으로 구입하면서 렌더들의 보증을 담당하는 패니매나 프레디맥은 90년대까지 최소 3%의 다운페이먼트를 요구했으나 2000년부터는 제로다운 페이먼트 모기지 보증을 제공하기 시작했다.
패니매의 ‘Flexible 100’상품은 100% 융자를 제공하며 바이어는 클로징 경비로 주택가격의 3%까지를 부담해야 하지만 바이어 본인의 돈이 아니더라도 친지나 가족으로부터 빌릴 수 있는 등 융통성을 주고 있다.
또 융자 형태도 15년이나 30년 고정 모기지 또는 5, 7, 10년 변동 모기지 등 다양한 상환기간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다.
▲제로다운 신청자는 누구인가
렌더들이 최근 몇 년간 경쟁적으로 제로다운 모기지 상품을 제공하기 시작한 것은 다운페이먼트를 위한 목돈이 없다는 것을 제외하고는 집을 구입할 수 있는 사람들이 엄청나게 많다는 사실을 새삼 확인했기 때문이다.
즉 전문직이나 개인 사업체를 운영하면서 안정된 생활을 유지하고 있으며 모기지를 낼 수 있는 액수의 렌트를 지급하고 있지만 저축을 하지 못해 목돈이 없는 사람들이 렌더 입장에서는 제로다운 모기지의 고객층이기 때문이다.
또 2000년대 들어 렌더들이 모기지 심사 때 크레딧 점수를 중요시 여기고 있는 점도 제로다운 모기지의 활성화에 기여하고 있다.
▲제로다운 모기지 상품 종류
다운페이먼트를 하지 않는다는 것을 제외하고는 다른 모기지 상품과 크게 차이가 없다. 15년이나 30년 고정 또는 변동 모기지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다. 일부 렌더의 경우 다운페이먼트는 물론 최고 3% 클로징 경비까지 융자해 주는 ‘103% 모기지’까지 등장했다.
통상 다운페이먼트가 20% 이하일 경우 모기지 보험(PMI)이 적용되지만 이를 피하기 위해 제로다운 모기지 상품들은 주택가격의 80%를 커버하는 1차 모기지와 나머지 20%를 커버하는 2차 모기지가 콤보로 함께 제공된다. 단 2차 모기지 이자는 1차에 비해 1.5배에서 2배가 높다.
▲신청자격
제로다운 모기지를 받는데 좋은 크레딧 점수(FICO score)는 필수적이다. 대다수의 렌더들은 신청자의 크레딧 점수가 700점 이하면 사실상 거들떠보지도 않는다.
두 번째로는 모기지를 감당할 수 있는 연 소득을 증명해야 한다.
대다수의 렌더들은 또 제로다운 모기지 대출의 상한선을 정하고 있다. 그러나 남가주 최대의 모기지 렌더중 하나인 ‘컨트리와이드 모기지’사가 크레딧 점수와 소득에 따라 최고 65만달러까지 대출을 해주는 것처럼 주요 렌더들은 LA카운티 중간주택가인 40만7,000달러를 훨씬 능가하는 50만달러까지 대출을 해주고 있다.
▲단점
일부 렌더의 경우 제로다운 모기지 대출에 대한 위험부담을 줄이기 위해 일반 신청자보다 이자율을 0.25%포인트에서 0.5%포인트까지 더 높게 책정하고 있지만 이 정도는 큰 부담이 되지 않는다. 또 일부 렌더들은 조기상환에 대한 페널티로 대출액의 1%를 책정하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가장 큰 잠재적인 위험요소로 제로다운 모기지로 구입한 집이 하락할 경우라고 지적하고 있다. 이럴 경우 20% 정도를 다운페이한 주택 구입자에 비해 주택을 잃을 확률이 훨씬 높다고 지적한다. 직장을 잃어 집을 급히 팔아야 할 경우 계속 모기지를 부담해야 하는 경우도 발생할 수 있다. 일부 셀러들이 다운 페이먼트를 하지 않는 바이어에게 집을 파는 것을 꺼려하는 것도 사실이다.
조환동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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