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냥 즐거운 날입니다””한국사람끼리 모이니 얼마나 좋은지 몰라요””세계 최대 공연장 아닙니까. 매년 열렸으면 좋겠습니다””비가 오면 어때요. 스트레스 풀었어요” 가을의 정취가 물씬 풍기는 10월에 펼쳐진 제2회 할리웃 보울 한인음악대축제는 직장·이웃·동창·교회·가족단위로 찾은 한인들의 즐겁고 정겨운 모습들로 흠뻑 젖었다. 와인을 곁들여 음식을 나누고 화려한 무대 공연의 열기를 만끽하는 한인들의 모습에는 이민생활의 잔주름이 일순간 사라지는 환희와 즐거움이 가득했다. 이날 축제에 온 관객들의 표정을 잡았다.
교인들도 단체관람
가나안 교회 교인들이 자녀들과 함께 단체 관람을 왔다.
⊙…가나안교회 교인 20명이 매주 토요일 있는 성가 연습을 “이날만은 빼먹자”며 공연장 찾았다. 이들은 “1년에 한번 있는 큰 공연을 위해 성가 연습을 빠지는 결정을 내렸다”며 “지휘자는 모르고 있으니 이름과 사진은 싣지 말아 달라”고 익살섞인 부탁을 하기도 했다. 동양선교교회 모티브 성가단원 5명은 음식을 푸짐하게 준비하고 공연장을 찾았다. 알토파트 단원이라고 밝힌 이들은 “파트 단합대회를 겸해 공연장을 찾았다”고 말했다.
신화 팬이라 통했다
켄터키와 샌프란시스코에서 온 신화 팬들이 그동안 모아둔 신화관련 스토리들을 적은 대형 메모장을 들어보이며 즐거워하고 있다.
⊙…“한 번도 만난 적은 없지만 신화 팬이라 통했어요”
가수 신화를 보기 위해 할리웃 보울을 찾은 켄터키의 에이미 매든과 타바사 패나와 샌프란시스코에서 온 제니퍼 위크럴, 캐롤 카우프만. 신화 홈페이지에서 서로 의기 투합된 이들 여학생들은 사실 이날 처음 본 사이. 공연 티켓 구입이 어려운 켄터키의 에이미와 타바사는 ‘표 급구’를 신화 홈페이지에 띄우며 발을 동동 굴렀고 열성적인 동료(?)로부터 결국 도움을 받아 LA에 안착했다. 이들은 함께 모은 돈으로 각종 신화 사진과 애정의 문구를 새겨 넣은 배너를 흔들며 ‘신화, 사랑해요’를 연발했다.
일단 배가 불러야
일찌감치 좌석에 앉은 한인들이 준비한 음식을 먹으며 공연시작을 기다리고 있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라니까요’
할리웃 보울의 화려한 막이 오른지 30분이 지난 시각. 관람석 맨 윗쪽에서 한 무리의 사람들은 흘러나오는 음악은 귀로 들으면 된다며 허기진 배를 채우고 있었다. 이들은 ‘김윤한 CPA사무실’직원들. 사라 정씨는 “늦게 도착하는 바람에 밥을 못 먹고 왔어요”라며 든든하게 속을 채우고 4시간이 넘는 공연에 대비해야 된다며 먹는데 열중. 빅토리아 문씨는 “이렇게 야외에서 음악을 들으며 회사 동료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어 좋다”며 “이런 기회가 많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국노래 흥이 절로
⊙… “한국노래 들으면 흥이 저절로 나. 태진아하고 현철 보러왔어”
거동이 불편해 휠체어에 몸을 의지한 채 가족들과 함께 할리웃 보울을 찾은 최은자(78·여·부에나팍)씨는 행사장에 입장도 하기 전 손뼉을 치며 마냥 ‘기분좋다’는 말을 연발했다. 최씨는 “오늘 태진아가 노래 많이 부를거지. 일어날 수만 있으면 춤도 추고 싶어”라고 말했다. 사위 최웅일(50)씨는 “연로하신 장모님이 이렇게 좋아하시는 걸 보니 너무 기쁘다”며 “내년에도 꼭 모시고 오겠다”고 말했다.
비에 홀딱 반했어요
⊙… “왜 왔냐고요. 비 보러 왔죠. 얼마나 섹시해요. 드라마에서 보고 홀딱 반했어요”
서울서 LA 나들이를 왔다 친척과 함께 ‘한인 음악대축제’를 보러 온 이종미(여)씨는 초등학생 딸이 바로 옆에 있는 것도 개의치 않고 연신 ‘비’ 예찬론을 폈다. 사우스 패사디나에 사는 친척들과 함께 김밥, 도토리묵, 총각김치, 샌드위치 등 전통한식과 양식이 적절히 뒤섞인 도시락을 먹으며 인터뷰에 응한 이씨는 “애들보다 어른들이 공연에 더 열광하는 것 같다”며 “서울에 돌아가면 친구들에게 비를 직접 본 사실을 자랑하겠다”고 말했다.
세븐팬 사인판 동원
‘세븐’의 열렬한 팬이라는 토랜스의 청소년들이 미리 준비해온 ‘세븐’ 홍보물을 들어보이고 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신세대 스타들을 보려는 중·고생 청소년들이 초만원을 이루었다. 열정의 신세대 스타 ‘세븐’의 열성 팬이라는 토랜스에서 함께 온 12학년 여고생 ‘4총사’는 이날 일찌감치 도착, 미리부터 직접 만들어 온 사인판을 흔들며 흥분을 감추지 못하는 모습. 토랜스 고교와 페닌슐라 고교에 다니는 17살 동갑내기 스테파니 박, 다이애나 임, 제인 송, 에스더 홍 등 여고생 4명은 대형 카드보드로 만든 ‘7’이라는 숫자와 ‘Seven, You’re my everything’이라고 쓴 사인판까지 준비해오는 정성을 보였다.
‘몽’족도 연예인 보러
⊙… 인기그룹 ‘신화’와 ‘동방신기’를 보기 위해 ‘몽’족 청소년 4명이 멀리 미네소타주 브루클린에서 날아와 눈길을 끌었다.
주인공은 부 팽(21), 드니스 팽(14) 남매와 이들의 친구 패이스 타우(19), 리 탄(16) 등 4명. 이들은 “한국 연예인들의 소식을 전하는 인터넷 웹사이트를 통해 두 그룹의 매력에 빠져들게 됐다”며 “세계적 명소인 할리웃 보울에서 가장 좋아하는 신화와 동방신기의 라이브 공연을 보게 돼 꿈만 같다”고 함박웃음을 지었다.
2박3일 일정으로 지난 14일 LA에 도착한 이들 일행은 공연이 끝난후 못내 아쉬운 표정으로 집으로 돌아가기 위해 LA 국제공항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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