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혁백 교수-편향된 한국 정서 경계
미국과 중국의 이해관계가 상충하는 동북아 구조에서 한미동맹을 강화하고 중국으로부터 경제적 실익을 넓혀나가는 실용주의적 외교전략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27일 개막된 제5회 세계한민족포럼에서 임혁백 고려대 교수(정외과)는 ‘미국의 아세아 정책 변화와 한반도 안보’란 주제 발표를 통해 “현재 한국에는 탈미국은 자주이고 한미동맹은 굴욕이라는 잘못된 친중-반미 사고가 팽배하다”며 “한미동맹은 북한으로부터의 위협을 억지한다는 차원을 넘어 통일 후 한민족의 생존과 발전에 근본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임 교수는 이어 “북한은 미국이 체제보장과 경제지원을 얻어내야할 대상임을 잘 알고 있다”며 “대북포용정책의 추진을 위해서도 미국과의 긴밀한 공조가 요구된다”고 주장했다.
임 교수는 또 “중국은 한반도의 지속적인 분단을 통해 한국으로부터 경제적, 외교적 이득을 최대화하고 북한의 존재를 통해 미국의 잠재적 팽창주의에 대한 방패로 이용하는 두 개의 코리아 정책을 구사하고 있다”며 “향후 미일동맹과 중국이란 양자구도 사이의 선택을 강요당할 수밖에 없는 한국의 현실에서 우리의 선택은 자명한 것”이라며 한국의 젊은세대와 일부 진보세력들의 친중-반미의 편향된 정서를 경계했다.
이날 오전 워싱턴 D.C.의 하이얏트 리젠시 호텔에서 열린 포럼은 한승주 주미대사의 환영사, 김재욱 명예대회장(JWK Corp회장)의 개막연설, 이창주 국제한민족재단 상임의장의 포럼 소개, 짐 모란 연방 하원의원의 축사에 이어 잭 프리처드 전 국무부 대북 교섭특사의 기조연설 순으로 진행됐다.
잭 프리처드 전 대북 특사는 기조연설에서 “미국은 북한이 핵 프로그램을 폐기하도록 만들기 위해 현재 진행되는 6자회담의 보완책으로 북한과의 직접 대화를 시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6자회담의 과정은 매우 중요하지만 북핵 프로그램 폐기를 이루기에는 불충분하다”면서 “그것은 평화적, 외교적으로 북핵문제를 해결하지 못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또 “6자회담을 보완하기 위해서는 미국과 북한간의 진지한 양자대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미국은 한국정부와 한국국민의 허락없이 북한의 정권을 교체하려는 시도를 하면 안되며 항상 한국과의 동맹을 최우선으로 중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짐 모란(민주. 버지니아) 하원의원은 축사에서 “미국은 북핵문제 해결 과정에 있어서 지금보다 더 유연한 입장을 가져야 한다”면서 “미국은 한국정부로부터 북핵문제 해결의 방향과 속도, 타이밍에 관한 조언을 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오후에는 이채진 클레어몽 대학 교수의 사회로‘한반도 평화통일과정의 미국의 역할‘ 등을 주제로 한 활발한 토론이 이루어졌다.
이창주 국제한민족재단 상임의장은 ‘국제적 한반도 평화논리의 비판적 고찰’이란 주제발표를 통해 “한반도 통일공식은 배타적이 아닌 민족공조+국제협력방식이 되어야 한다”며 “동북아 힘의 균형과 한반도 미래를 위해서는 미국 주도의 로드맵을 2=3 중심의 명실상부한 다자 실행으로 전환하지 않으면 안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대안으로 ▲북한의 핵동결과 해체선언 ▲중국과 러시아의 북미간 군사력 사용 및 핵 선제공격 감시차단 전쟁억지 보장 합의 ▲미국의 대북 체제안전보장 및 불가침의 문서화와 국제사회 선언등 3단계 방법론을 들었다.
이 의장은 이를 위해서는 “북한도 변해야한다”면서 “북한은 핵개발이 외세 개입의 불안요인이 되고 통일국가 실현에 장애가 되며 스스로의 발전과 국제관계를 제한하고 있다는 사실을 인식해야한다”고 주장했다.
오후 토론에는 임혁백, 이창주, 법륜스님(정토회 이사장), 정옥임 선문대 교수가 각각 주제발표를 맡았으며 허문영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홍근수 목사, 조성렬 국제문제조사연구소 선임연구원, 박기학 평화와 통일을 여는 사람들 정책실장, 한성규 버지니아 성십자가교회 주임신부가 토론자로 참석했다.
한국일보가 특별후원하는 이번 포럼은 `한민족의 평화번영 패러다임과 민족 로드맵‘을 주제로 29일까지 진행된다.
한편 워싱턴한인연합회(회장 김영근)는 포럼 참가자들을 위한 환영만찬을 이날 저녁 우래옥에서 열었다.
<이종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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