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들 취향맞춰 고상하게 만든다”
1,085달러짜리 하이파이 사운드 전화기
목재를 깎아 제작한 1만달러짜리 컴퓨터
LCD 컴퓨터 달린 8천달러짜리 냉장고등
세련된 디자인과 희귀한 자재 ‘호화’자랑
전화기부터 냉장고까지, 어느 집에나 있는 평범한 가재도구들을 고상한 기호를 받쳐줄 주머니도 두둑한 부자들을 위해 특별 제작하는 회사들이 있다. 세련된 디자인과 희귀한 자재, 앞선 기술이 결합되어 탄생한 호화 용품들은 일반 제품들과 확실히 구별되며, 일상생활의 다른 모든 분야에서나 마찬가지로 디지털의 영역에서도 스타일이 중요함을 보여주고 있다.
덴마크의 전자회사로 수십년간 멋진 디자인의 제품을 내놓아온 온 ‘방 & 올루프슨’이 최근 미국 시장에 선보인 무선전화기 ‘베오콤 2’는 특히 예술적이다. 베이스에서 집어들 때 보면 마치 느낌표 같은 느낌을 주며 물속에서 울리는 종소리 같은 소리를 내는 ‘베오콤 2’가 이루는 곡선은 사람의 어깨보다는 얼굴에 꼭 맞도록 되어 있다. 기능보다 모양이 중요시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디자인 이외에 같은 회사 제품인 오디오 시스템이나 텔리비전과 연결되는 볼륨 콘트롤러 같은 혁신적 기능과 하이파이 사운드등 전화기로서는 환상의 극치인 ‘베오콤2’는 그에 걸맞는 가격표도 갖추고 있다. 전화기와 베이스 트랜스미터가 1,085달러나 한다.
로스앤젤레스에 사는 티아 캠벨은 ‘베오콤2’를 특별히 거실 소파옆에 놓고 불빛을 일부러 조금 어둡게 해서 보는 이들의 찬탄을 자아낸다. 방 & 올루프슨 전화기를 무려 8개나 갖고 있는 팬인 캠벨은 부동산 투자가, 인간관계 코치로 전화로 일하는 시간이 길기 때문에 이 전화기의 음질이나 기능이 그만한 값어치가 있다고 주장한다.
‘오리건 사이언티픽’은 자사 제품인 ‘타임 앤드 웨더’ 디지털 클럭 콜렉션을 염가의 사치품으로 간주한다. 파리 출생의 디자이너 필립 스타르크를 기용하여 깔끔한 정사각형에 읽기 쉬운 시원한 글자체로 시간과 함께 기압과 기온, 달의 위상까지 알려주는 이 시계의 7인치짜리 기본 모델은 75달러지만 디지털 AM/FM 라디오와 시간을 벽이나 천장으로 비추게 할 수 있는 프로젝터가 달린 18인치짜리는 325달러다. 이 회사 웹사이트는 이 시계는 가장 안목있는 현대인에게 적합한 제품이라며 문자판을 몬드리안의 그림에 비견하고 있다.
호화 전자제품이라고 외양이 모두 현대적인 것은 아니다. 클래식한 기호에 맞춰 제작된 것들도 있다. 머세이디즈 마이바흐의 우드 패널 몰딩을 제작한 독일 노이슈타트의 ‘우드 콘투어’는 90종의 목재를 깎아 내서 컴퓨터 키보드와 마우스, 모니터에 세련미를 더해준다. 한 세트에 5,450달러부터 시작하지만 희귀목을 쓸 경우 1만2,000달러까지도 올라간다.
이 비싼 컴퓨터 세트는 대기업 고위 간부 책상에 맞춰 제작되기도 하지만 고급 자동차 딜러나 고급 리조트의 콘시어지 책상에 놓이기도 한다. ‘우드 콘투어’의 소유주중 한명으로 미국 총판을 맡고 있는 암논 프라이너는 세트마다 통나무 하나를 20시간씩 다듬어 제작하는데 수입목일 경우 기계에 들어가기 전에 습도 조정 단계를 거치며 마감은 꼭 손으로 한다. 각 부분을 모두 조립해 놓으면 통나무의 결과 무늬가 원래 모습대로 살아난다.
워낙 독특하고 비할데 없이 섬세한데 매료되어 버찌나무와 호두나무로 만든 우드 콘투어 세트를 구입한 전국 규모 식품 배급회사 사장 데이빗 메인스는 가구 같은 느낌인 나무 키보드를 두드릴 때 나는 소리가 너무 좋아서 세번째 세트 구입을 고려중이다.
이런 고가품을 사는 사람들은 최고품만을 찾으며 가격이 문제가 되는 경우는 드물다. 그렇지만 LG 전자 제품인 8,000달러짜리 인터넷 냉장고를 사는 사람들은 조금 다를지도 모른다. 내부보다 외부가 훨씬 빼어난 이 냉장고의 물과 얼음 디스펜서 옆에는 15인치짜리 터치 스크린 LCD와 컴퓨터가 달려 있다. 뿐만 아니라 TV 튜너와 비디오 플레이어 포트도 있다. 음악도 틀고, e 메일도 보내고, 웹 서핑도 하고, 내장된 디지털 카메라로 사진까지 찍을 수 있는 이 냉장고가 좀 부담스러운 사람을 위해 LG 전자는 올해 새로 13인치짜리 케이블 레디 TV와 FM 라디오가 달린 4,000달러짜리 냉장고를 내놓았다.
더 작은 주방용품으로는 ‘봉주르 레이저 온도계’가 있다. 들창코 피스톨처럼 생긴 이 110달러짜리 온도계는 적외선 시그널을 쏘아서 그릇과 음식의 표면온도를 정확히 측정한다.
<김은희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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