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담
박 희 민 (나성영락교회 원로목사)
손 인 식 (베델한인교회 담임목사)
옥 세 철 (한국일보 미주본사 논설실장)
갈때까지 간 동포의 신음·고통
‘하나님 때’임박, 교회가 나서야
국제사회와 연대, 인권탄압 응징
이야기는 결국 하나로 모여졌다. ‘하나님의 때’다. 전 세계로 흩어진 한민족. 수십만의 탈북자…. 모든 게 이 때를 위해서인가. 70년이었다. 바빌론에 포로로 끌려간 유대인들. 그들이 해방의 날을 맞기까지. 역시 70년이었다. 소련 공산제국이 무너지고만 것이. 인간 말살을 꾀하는 억압의 제도. 길어보았자 결국 70년인가. “엑소더스는 이미 시작됐습니다. 북한 동포들의 울부짖음에 귀를 기울이셨습니다. 하나님의 때가 임박했음을 절실히 느낍니다. 그 때가 속히 이루어지도록 기도로 도와야 합니다.” 예고 없이 무너진 베를린 장벽. 그 역사가 한반도에서도…. 이야기는 계속 이어졌다. 뭔가 큰 그림이 떠오르는 듯했다.
-인권은 국가 주권에 우선한다- 인권의 시대인 오늘날 상식이 된 말 같습니다. 이 말이 통하지 않는 예외지역이 있지요. 북한입니다. 탈북자 문제, 더 나아가 북한 문제를 어떻게 보아야 할까요.
▲박희민 목사: 인권문제이지요. 동시에 선교의 문제로도 봅니다. 북한 동포들을 하루라도 빨리 해방시켜야 하고 또 복음을 전해 영혼을 구하고 하나님의 형상을 회복시켜야 한다는 점에서입니다. 북한 문제는 바로 교회가 돌볼 문제입니다.
▲손인식 목사: 그렇습니다. 선교의 문제이고 그들을 돕는 것은 바로 신앙문제라고 봅니다.
-북한 인권법이 연방하원을 통과하고, 거의 같은 타이밍에 수백명의 탈북자가 한국에 도착하자 북한은 상당히 신경질적 반응을 보였습니다. 어떻게 보아야 할까요.
▲박 목사: 초조감의 발로 같습니다. 인권법으로 많은 탈북자가 나올 때 북한 체제가 흔들린다는 걸 그들 자신이 잘 알기 때문입니다.
▲손 목사: 과거 동·서독의 경우도 그랬지 않았습니까. 라이프치히에서 시작된 기도회가 수십만이 참가하는 기도회가 되고 또 탈출 러시가 이루어지면서 동독이 붕괴했습니다.
-같은 상황이 북한에서도 일어난다고 보십니까.
▲박 목사: 하나님의 때가 임박한 느낌입니다. 하나님이 이스라엘의 신음소리를 듣자 출애굽 사건이 일어났습니다. 북한 동포의 울부짖는 소리를 하나님이 들으셨습니다. 북녘 동포의 엑소더스는 이미 시작됐습니다.
▲손 목사: 땅을 보세요. 저주가 임하면 그 땅에 소출이 없습니다. 같은 한반도에 있는데도 남한은 풍년이고 북한은 해마다 흉년입니다. 때가 찬 것이 아닐까요.
▲박 목사: 과거 동독에서도 그랬습니다. 동독의 땅에서는 소출이 없었어요. 그리고는 베를린 장벽이 하루 아침 무너졌습니다. 누가 생각이나 했습니까. 하나님의 때는 갑자기 올 수 있습니다.
-사회참여 문제에 대해 그 동안 한국의 보수교단은 상당히 소극적이었습니다. 북한 인권문제에 대해 한국의 교계는 어떤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까.
▲박 목사: 요즘에는 달라졌습니다. 보수교단의 원로목사님들이 강단 설교에서 상당히 강도 높은 비판을 하고 있습니다. 조용기 목사님이 그런 경우지요. 김진홍 목사님도 그렇습니다. 많은 목사님들이 결코 조용히 있지 않습니다. 뭔가 절박한 느낌이 들어섭니다.
-한국 정부의 북한 정책에 대해서입니까.
▲손 목사: 정부 정책도 정책이지만 한국 사회 전체 분위기에서 위기감이 감지되어서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교회가 결집하는 모습입니다. 하나님의 사람들이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고 할까요.
-거대한 영적 전쟁의 개념으로 볼 수 있을까요.
▲박 목사: 그럴 수도 있겠지요. 어찌됐든 이대로는 안 된다는 절박감에서 보수교단에서도 보다 적극적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미국의 한인 교계는 어떻습니까. 오는 27일 열리는 KCC 전국대회를 앞두고 박 목사님께서 남가주 일원의 대형 교회 목사님들과 함께 말씀을 나눈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박 목사:한 마음이었습니다. 누군가 할 일을 KCC가 하고 있고, 이를 적극 지원한다는데 이견이 없었습니다. 타 지역 목회자들도 마찬가지입니다. 탈북자, 북한 인권문제에 관한 한 미주의 한인 교계는 한 마음이라고 봅니다.
▲손 목사: 교회협의회 등 범교파적 교회단체들도 적극적으로 돕고 있습니다.
-선교대회가 아닌 모임을 교회가 주도하고, 또 미 전국에서 1,000여교회 지도자들이 모인다는 건 처음 있는 일 같습니다. 이번 KCC 총회는 이런 의미에서 미주 한인교계로서는 획기적인 일로 보여집니다.
▲박 목사: 하나님이 예비하신 일 같습니다. 20세기 들어 한인들은 해외로 많이 나갔습니다. 코리안 디아스포라는 하나님께서 들어 쓰시기 위한 것입니다. 이 땅에 우리를 보낸 목적의 하나도 바로 북한 동포를 구출하고 선교를 하기 위해서 입니다. 이 점에서 KCC 운동에 대한 비전과 꿈을 주신 하나님께 감사하고 있습니다.
-인권문제는 국경을 초월한 전체 인류의 문제입니다. 북한의 인권 개선을 위해서는 미국의 주류 교단, 또 국제적 단체들과의 연대도 중요하다고 생각되는데요.
▲손 목사: 물론입니다. 유대인들과도 연대를 해야 합니다. 이 점에서 하나의 터닝 포인트를 맞았다고 생각됩니다. 소수민족인 우리가 미국의 의회, NGO 등을 선용하는 방법을 터득할 때가 됐습니다.
▲박 목사: 한인 교계는 그 동안 북한 주민에게 식량 보내는 일을 하면서 미 주류 교회와 연대해 왔습니다. 이제는 북한 인권문제를 놓고 연대활동을 펴야 합니다. 미국 사회는 물론이고 세계적 차원으로 운동을 펼쳐가야 합니다.
-이번 KCC 전국대회와 관련해 당부하고 싶은 게 있으실 텐데 말씀해 주시지요.
▲박 목사: 한 교회라도 더 많이 참여하는 게 큰 의미가 있습니다. 거듭 말씀 드리지만 탈북자 돕기는 인도주의 운동이자 선교 차원에서도 온 교회가 하나가 되어 동참할 일입니다. 하나님의 때가 가까워졌습니다. 이스라엘의 신음, 고통의 부르짖음을 들으시고 출애굽의 역사가 이루어진 것같이 북한 동포의 엑소더스는 이제 시작됐습니다. 미주의 한인 교회가 하나가 되어 하나님의 때를 준비하고 기도로 도와야 할 사명이 있다고 봅니다. 그리고 미국의 주류 교회, 더 나아가 세계의 인권그룹과 연대해 북한 해방운동을 펼쳐나가야 합니다.
▲손 목사: 그렇습니다. 한 분이라도 더 오셔서 함께 눈물의 기도를 드리기를 소원합니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KCC 전국대회란…
최소한 1,000개 교회가 한 자리에 모인다. 그 날은 2004년 9월27일이다. 모임은 28일까지 계속된다. 모이는 장소는 LA 국제공항 근처의 힐튼호텔. 모임의 공식 명칭은 KCC 전국대회다. 왜 미주의 한인교회가 한 자리에 집결하는가. 그 목적, 그 취지를 KCC 결성 순회담당자인 손인식 목사와의 일문일답을 통해 알아본다.
1,000 한인교회 LA서 결집
미주류 교단·인권단체 및
본국서도 호응, 대거 참여
이번 KCC 전국대회의 목적은.
▲목회자들이 한 자리에 모여 우리 민족이 맞이한 비극을 생각하며 통곡으로 기도를 올리자는 목적이다. 민족의 분단 현실, 북한 동포들이 맞고 있는 참상, 그들을 돌보지 못한 우리의 죄, 그리고 이 엄청난 비극 앞에서도 침묵하고 있는 한국의 현실을 부끄러워하며 회개하는 통곡의 기도회다. 동시에 북한 동포가 맞은 참상을 전 세계에 알리고, 탈북자에 대해 중국 정부가 취하고 있는 비인간적 정책을 고발하는 대회이기도 하다.
-미국 주류의 교단도 참석하는가.
▲미국 남침례교단과 보수 장로교단, 또 미국 목사연합회, 복음주의 목사연합회 대표 등 주류 교단 인사들이 참여한다. 거기다가 샘 브라운백 연방상워의원, 디펜스 포럼의 수잔 솔티,허드슨 연구소의 마이클 호로위츠 등이 참석해 기조연설을 할 예정이다.
-한국에서 오는 참가자는.
▲이영덕 전 총리, 김상철 전 서울시장, 김진홍 목사, 천기원 전도사 등이 참석해 기조연설을 한다. 이순옥씨 등 탈북자들도 참여해 북한 동포의 참상에 대해 증언을 한다.
-탈북자를 돕는 일반 NGO나, 평신도들도 참여할 수 있나.
▲그들에게 모두 초청장을 보낼 계획이다. 또 평신도 대표들도 참석한다. 이 대회는 모두에게 열려 있다.
-이번 대회의 주제 표어는.
▲‘통곡하러 모입니다’다. 미스바 성회에 모여든 이스라엘 백성처럼 먼저 목회자들이 하루 밤만이라도 한자리에 모여 눈물로 참회의 기도를 드리자는 뜻에서다. 또 ‘60년이 되기 전에’도 기도 제목이다. 내년이면 해방 60년이고 분단 60년이다. 그 전에 우리 민족을 구해 달라는 기도를 하자는 거다. 북한 동포를 그 폭악의 체제에서 해방시키자는 취지에서다.
-KCC 전국대회는 1회의 이벤트로 그치는가.
▲아니다. 용두사미로 끝나서는 안 된다. KCC 운동은 그러므로 오는 27일, 28일 양일간 1차 전국대회가 끝난 후에도 두 수레바퀴가 움직이듯 계속해 전개된다. 1.5세와 2세가 중심이 돼 미국 주류사회와 국제사회를 대상으로 한 로비활동이 그 한 축이다. 동시에 미국 내 12개 도시를 매월 차례로 옮겨가면서 횃불기도 운동을 계속해 나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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