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기구에 센서·마이크로프로세서 부착
골프·테니스·야구등 점수비교
머독 개발 골프채도 12월 출시 예정
50대인 토랜스의 C씨, 풀러튼의 H씨가 최근 하와이로 휴가를 간 것은 순전히 서울에 있는 고교시절 친구들 때문이었다. 이들이 이민오기 직전인 25년전 대천 해수욕장에 함께 간 이후 처음으로, 이제 중년이 되어 아내들까지 대동하고 모인 것인데 가장 중요한 이슈는 그동안 새로 배운 운동인 골프 실력을 겨루는 일이었다. 그러나 이들이 뉴욕 브롱크스의 자기 집에서 ‘인터넷 골프 멀티미디어’라는 회사를 차려 운영하고 있는 윌버트 Q 머독이 지난 23년간 개발해온 골프채를 갖고 있었다면 굳이 하와이까지 날아가지 않았어도 되었을 것이다.
머독이 지난 23년간 개발해온 골프채. 골퍼들의 스윙과 테크닉을 측정하는 장치들이 가득 내장돼 있다.
공대 교수 출신으로 스포츠 테크놀러지 개발에 전념하고 있는 그가 만든 특별한 골프채(퍼터는 1,000달러, 드라이버는 2000달러)는 치는 사람의 스윙과 테크닉을 분석, 연습용으로도 좋지만 그 데이터를 인터넷에도 올려주므로 같은 장비를 가진 사람들끼리는 동시에 수천마일 떨어진 곳에서 치고서도 성적을 비교할 수 있다.
머독이 개발한 골프채에 설치된 센서와 회로들은 스윙의 질을 측정한다. 그 강도를 1부터 10까지 점수를 매기고 조준이 정확했는지, 슬라이스나 훅을 낼 가능성이 있었는지도 알아낸다. 그 데이터를 셀폰이나 디지털 오거나이저를 통해 인터넷으로 전송되어 서로 점수를 비교하게 해주는 것이다. 이 골프채는 12월중 출시될 예정(www.playgeniusgolf.com)이다.
골프 뿐이 아니다. 이제 멀리 떨어진 곳에 있는 많은 사람들이 사이버스페이스에서 가상 게임 뿐아니라 진짜 게임까지 할 수 있게 됐다.
‘핏센트릭 테크놀러지스’가 내놓은 ‘넷애슬론’이란 체력단련 훈련 프로그램은 운동용 자전거 좌석을 디지털 네트웍에 연결시켜 레이스를 할 수 있다. ‘스포트월 인터내셔널’이란 회사도 벽이나 목표물에 디지털 센서와 마이크로프로세서를 내장시켜 라켓 종목과 야구, 농구 게임등을 서로 다른 장소에서 함께 할 수 있게 하는 프로그램을 개발중이다.
마이크로소프트 ‘X박스’ 콘솔을 갖고 노는 새 온라인 게임으로는 원거리 댄스 파티도 가능하다.
이처럼 전통적인 레크리에이션에 디지털 차원을 더하는 일에는 머독 같은 아마추어 뿐만 아니라 비디오 게임으로 유명한 일본의 ‘고나미’ 같은 큰 회사도 뛰어 들었다.
정지되어 있는 운동용 자전거에서 가상 레이스를 펼칠 수 있게 한 것도 고마니의 기술인데 이 회사의 아케이드 및 가정용 비디오 게임인 ‘댄스 댄스 레볼루션’은 수백만명이 실제로 춤을 추면서 댄스 게임을 할 길을 열어줬다.
이 게임은 바닥에 놓는 센서 패드를 이용하여 플레이어들이 복잡한 스텝을 얼마나 잘 밟았는지를 플레이스테이션 2나 X박스 콘솔에 연결된 TV 화면으로 보여준다.
일단 게임이 시작되면 게임 컨트롤러 같은 것은 필요가 없어지는 이 게임의 신판으로 올 가을에 나올 ‘댄스 댄스 레볼루션 울트라믹스 2’는 ‘X박스’의 온라인 기능까지 활용, ‘X박스 라이브’ 네트웍에 연결된 모든 사람들과 한판 대결을 벌일 수 있게 했다.
온라인으로 이야기까지 하면서 할 수 있는 이 게임은 상대방이 춤추는 동안 그 모습을 볼 수는 없지만 그가 밟는 스텝이 정확한지 아닌지는 기호로 표시해준다.
같은 골프장에서 칠 수 없는 친구들과도 골프를 칠 수 있게 해주는 이와 같은 기술등의 개발에 힘입어 컴퓨터는 사람들이 상호교류할 수 있는 공간을 더욱 확장, 심화시키고 있다고 스탠포드대학의 문화인류학자 미즈꼬 이또는 말한다.
키보드나 키패드, 게임 컨트롤러 같은 것이 없이도 함께 놀고 경쟁할 기회가 늘어나면 사람들의 가상및 실제 현실에 대한 관념도 근본적으로 변화할지 모른다고 실리콘밸리의 싱크탱크 ‘인스티튜트 포 더 퓨처’의 연구실장 김수정씨도 덧붙였다.
사이버스페이스에서 자전거 페달을 밟거나, 공은 던지거나, 골프채를 휘두르는 것 같은 익숙한 행동을 함께 하는 사람들과 연결되는 일이 늘어나면서 실제 세계와 가상 세계간의 장벽도 무너져 버릴 수 있다는 것이다.
<김은희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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