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급 옷에 신발, 백투스쿨 치장에 수백달러
‘부모의 자기 과시적 표현’ 비판 불구
프리스쿨 꼬마 겨냥 비즈니스 고속 성장
“새 학기면 ‘쫙-’ 뽑아 입고 학교에 가고 싶다.”
패션에 신경을 쓰는 틴에이저들이야 그럴 법도 하지만, 요즘은 학교 가는 가장 어린아이들인 프리스쿨 꼬마들도 입는 것, 드는 것이 예사롭지가 않다. ‘휘황찬란하게’ 뽑아 입는다.
좀 산다는 집안의 프리스쿨 꼬마들의 대표적인 백투스쿨 차림새를 한번 보자. 100달러가 넘는 고급옷에 최신 유행 신발이다. 백팩이나 런치박스도 최신 유행을 타는 것들을 들고 맸다.
예전에는 사춘기의 언니 누나들이 이렇게 멋지게 뽑아 입었지만 지금은 서너덧살 어린 동생들도 그렇게 치장을 한다.
프리스쿨 꼬마까지 내려온 패션. 이런 추세는 꼭 아이들이 원해서 그런 것만은 아니다. 부모의 자기과시적 욕망이 표출된 것일 수도 있지만 덕분에 꼬마 겨냥 비즈니스는 호황을 맞고 있다.
몸 작은 꼬마 상대지만 비즈니스 규모는 매머드로 성장했다. 지출액수가 어른 패션 못지 않게 커졌기 때문이다. 프리스쿨 꼬마가 입는 리바이스에서 나온 고급 데님 자켓은 120달러나 하고 렌즈 엔드에서 나온 백팩은 26.50달러 또는 31.50달러다.
프리스쿨에 들어가는 아이들이 전국에 450만명이나 되니 리테일 비즈니스에는 프리스쿨 꼬마들의 백투스쿨은 한몫 단단히 잡을 수 있는 기회다.
상인들은 잘 안다. 엄마 아빠들이 큰집과 좋은 차, 비즈니스 카드에 새긴 직함으로 자신을 내세우는데 싫증이 났다는 사실을. 대신 이제는 아이들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는 것이다. 자신의 에고를 위해.
“요즘 많은 부모들에게 애들은 자신을 과시하는 배지(badge)다. 그 배지는 ‘내 아이가 입고 있는 것을 봐, 내가 얼마나 멋진 사람인지 알겠지?’라고 말을 하는 것 같다”고 컨설팅회사 ‘키드샵’의 회장 폴 커닛은 말한다.
프리스쿨 꼬맹이들을 치장하려드는 풍조 덕분에 돈이 굴러들어 오고 있다. 젖먹이와 아장아장 걷는 아기, 그리고 프리스쿨 아동을 위한 옷은 현재 판매고가 161억달러에 이르며 전체 의류시장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부문으로 부상했다. 2007년에는 시장규모가 181억달러로 늘어날 전망이다.
좋은 프리스쿨에 넣는데 시간과 돈을 경쟁적으로 썼던 부모들이 이제는 아이를 입히고 치장하는데 돈을 쓰고 있는 것이다. 이런 추세에는 부모의 에고 외에도 다양한 사회경제적 요인이 복합돼 있다.
·출생률이 증가하고 있다. 즉, 옷을 차려 입혀야할 아이들이 더 많아졌다는 의미.
·늦은 나이에 아이를 낳고 있다. 직장에서 늦은 나이면 수입도 더 많게 마련이므로 더 많은 돈을 아이들에게 쓰게 된다. 1990년 이후 30대 출산율은 3%가 늘었고, 40대 출산은 7% 증가했다.
·프리스쿨 아동을 겨냥한 라이센스 제품이 증가하고 있다. 스파이더맨, 도라 더 익스플로러 그림이 든 것이면 꼬마들은 무조건 사 달랜다.
·할머니 할아버지가 손자 손녀에 대해 많은 돈을 쓴다. 그리고 더 증가하는 추세다. 지난 한해 약 230억달러나 됐다.
·프리스쿨 꼬마들은 금새 커버린다. 멋진 새옷을 사입혀도 한해만 지나면 다시 사 입혀야 한다.
프리스쿨 꼬마들도 어른 못지 않은 치장을 한다는 유행을 따라 기업들의 마케팅도 변하고 있다.
캐털로그 대형업체인 ‘랜즈 엔드’는 대단한 유행을 탔던 대학생 백팩을 프리스쿨 꼬마를 위한 소형으로도 내놓았고, 리바이스도 꼬마 시장의 잠재력을 파악하고 프리스쿨 꼬마를 위한 98달러짜리 고급 진바지를 내놓는등 꼬마를 위한 상품개발에 가일층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그러나 천진난만한 꼬마를 부모와 비즈니스가 합세하여 치장을 하는데 대한 비판도 높다. 예일대의 심리학자 도로시 싱거는 “요즘 아이들은 아이일수 있는 기회마저 박탈되고 있다”며 “아이들이 무슨 걸어 다니는 광고판이냐?”고 분개한다.
일부 학교에서도 디즈니의 ‘스노 화이트’등 라이선스 로고가 들어있는 백팩이나 런치박스는 들고 오지 못하도록 금지하고 있다. 하지만 로고가 들어있지 않는 제품을 찾기는 더 어려워 오히려 더 수고스럽게 한다고 부모들은 불만이다. 꼬마 패션은 이미 깊숙이 파고들어 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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