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20일 아침 - 11일째 드디어 캐나다에!
나이애가라 폭포 - ‘나이지리아 폭포’라고 그랬다가 비웃음 산 ‘나이애가라 폭포!’ 폭포는 두 개가 있는데 미국에서 나오는 아메리칸 폭포(높이 51m, 나비 305m)와 캐나다 폭포인 HORSESHOE FALLs(높이 48m, 나비 900m)가 있다.무지개 다리에서 50센트 통행료를 내고 승용차, 봉고차, 소형 트럭들과 당당히 도로를 함께 하며 다리를 건넜다. 캐나다 입국심사관은 조금 황당함과 신선함 섞인 얼굴과 목소리로 캐나다에 온 것을 환영합니다!
캐나다
나이애가라 폴스 시티를 지나서 해밀턴까지는 60km정도 되는 것 같다. 시간은 6시가 되어 간다. 20번 국도를 따라 가고 있다. 자전거 도로가 없어서 차들과 같이 달리고 있다. 교통량이 많지는 않아서 다행이다. 비가 살살 내리기 시작하고 오늘은 ST. CATHARINES에서 잠잘 곳을 찾아보자.
ST.캐서린즈의 중심가, ST. PAUL 스트리트 - 캐나다 전화는 25센트라서 좋다. 여기서 전화 할 때는 자기 동네라도 지역 번호를 눌러야 한다. YELLOW PAGE에서 KIM을 찾아 전화를 걸었다.
내 소개를 하고 잠자리를 부탁하니 뭐? 자전거로? 와, 의지의 한국인이구먼. 지금 어디야? ST.PAUL 스트리트 WEST? 그래? 그럼 기다려. 델러 간다. 아니, 이렇게 반가운 사람은 처음이다.......곧 아저씨를 만났다..... 반갑네. 자전거를 싣게나. 자네 배도 고프지? 갑세. (정말 말투가 저러시다.)
아저씨는 ‘VARIETY SHOP’을 하신다. -보통 편의점에서 파는 것들에 비디오 대여도 가능하고 꽃도 살 수 있는 가게 -가게와 집이 붙어 있어서 좋았다. 일하러 차 타고 멀리 나갈 것도 없이 문 열면 바로 가게다. 뒷문으로는 사람이 씻고 잘 수 있는 공간이 있는데 그곳이 내 독립된(?) 잠자리가 되었다.
처음 만난 나를 이렇게 편하게 가깝게 대해주시는 이들은 누군가?
2층에 아저씨, 아주머니, 첫째딸, 둘째딸이 산다. 아저씨는 한국에서 서양화를 그리다 이곳으로 왔는데 그래서인지 가게와 집안 여기 저기에 아내와 딸들을 그린 그림들이 많았다.같이 저녁 식사를 하며 이야기꽃을 피웠다.
아저씨는 어제 부로 이 가게를 정리했다고 한다. 5년 전에 이민 와서 3년 전부터 시작한 가게를. 이제는 해밀턴(HAMILTON, ST.캐서린의 서쪽에 있는 도시로 캐나다 10대 도시)에서 카페랑 레스토랑을 열거라고 한다.
한국 사람보다는 외국 사람들, 아니 아니, 이 나라 주인들을 대상으로 한다고. 한국말로 쓴 간판에 한국인을 주고객으로 하는 가게는 고향 기분을 불러일으키고 한국에서 하던대로 하면 되는 쉬운 강점이 있다. 대신 외국 문화를 보고 이해하고, 다른 나라 사람들과 한 사회에 녹아 사는 부분에서는 약점이 많다.
외국에서 한국 냄새를 우리끼리 맡게 해놓을 것이 아니라 여기 사람들이 우리 것이 뭔지 보고 이해할 수 있게 만들면 그 약점이 보완된다. 외국에서 ‘나는 외국인’ 이라는 점은 보는 시각에 따라 강점 혹은 약점이 된다. 그게 약점으로 보인다고 울타리를 치고 우리 나라 사람만 상대하는 것은 어떻게 보면 실례다. 하긴, 외국 나와서 그 나라 주인들 상관 안 하고 ‘
내 돈으로 니네 땅 산 거고, 우리끼리 살련다.’ 하게 되는 건 그들이 미워서가 아니라 ‘나는 외국인’ 이라는 것이 약점으로 보여서겠지만. ‘내가 가진 것이 무기’라는 것을 믿는 것. 자기가 가진 것을 활용 할 줄 아는 사람이 지혜롭다. -
어쨌든 이 분은 이곳 사람들 틈으로 파고들어 가는 길을 선택 했다. 그게 물꼬를 트고 길을 내어 다음 세대는 그와 같은 도전에 덜 어려움이 있길 기대 한다.
임신한 것처럼 배가 불러오기 시작할 때 움직이기가 힘들고 너무 많이 먹어서 행동이 둔해지고 숨도 가빠지는데 아저씨가 기타를 내온다. 자.. 밥을 먹었으니 이제 한 곡조를.... 조명도 나름대로 만들고 관객은 아저씨와 아주머니 둘. 나와 자전거, 이 둘이 보스턴에서 캐나다까지 오게 했다. 이번엔 나와 기타다. 나름대로 분위기를 내봤지만 아쉬운 점이 많았다.
기타 한 대를 들고 여행 할 때를 위한 레파토리를 확실히 만들어 놓지 않은 것.찬양도 더 많이 외우고, 편곡도 하고 연주곡도 많이 익혀 놨어야 하는데.....15분도 안 되어 쇼가 끝났으니 밥 값도 못 했네.그래도 진지하게 들어준 아저씨와 아주머니, 나중에 카페, 레스토랑을 하면 거기에 무대도 하나 만들어 놓을 꺼니까 종종 들러서 연주하라고. 대신 숙식은 걱정하지 말라는 말도 하며.
꼭 1시간 레파토리를 짜서 가야지! 이렇게 좋은 사람들과 훗날에 다시 만날 일을 약속하는 것은 생각할수록 기분이 좋다. 편안한 이곳에서 3일간 머물게 되었다. 왜 이 가족들은 누군지도 모르는 나를 이렇게 따뜻하고 격의 없이 대해 줬을까? 내가 받은 이 모든 사랑들을 내게만 머물게 하지 않을 것이다 다짐하고 내일은 떠난다.
이 3일간의 제목을 ?ST.캐서린에서 만난 SAINTs 라 할까 한다 ...
SAINT가 자기 것을 나누는 사람, 예수님을 사랑하듯 남들을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맘에 드는 제목이다.5월22일밤 10시 잠자리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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