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틱시장의‘뜨는 명물’
여름의 끝자락, 그러나 앤틱 쇼는 아직 한창이다. 미전국 대도시마다 벌어지는 앤틱 쇼는 요즘 매년 입장객 기록을 갱신하고 있다. 앤틱 상인 700명이 참여하는 대대적인 페어가 일반화되고 있으니 전이 한번 벌어졌다 하면 야구장 관중을 방불케 하는 인파들이 몰려들어 교통체증까지 불러일으킨다. 올해 초 플로리다 팜비치에서 열린 앤틱 쇼에는 약 3만2,000명이 다녀가는 성황을 이루기도 했다. 새 것 좋아하는 21세기 미국 소비자들이 19세기 ‘할아버지 벽시계’와 20세기 메탈 지구본에 자꾸 눈길을 주는 것은 옛 것에 대한 그리움과 그 희귀성 때문일 것이다. 앤틱 시장의 ‘요즘 뜨는 명품’은 어떤 것인지 전문가에게 들어보자.
온라인 경매 성행 정보수집 쉬워
속는 일 거의없고 횡재기회 줄어
앤틱 전문가들과 골동품 수집가들만의 축제마당이었던 앤틱 쇼장에 일반인들의 출입이 부쩍 늘어난 것은 인터넷 때문이다.
온라인으로 앤틱 경매가 성행하면서 앤틱에 대한 정보 수집과 가격 분석이 용이해져 눈뜨고 속는 일이 없어졌다.
상대적으로 또 그만큼 플리마켓이나 거라지 세일에서 줍다시피 한 그림이 수십만달러의 가치가 있다는 등 일생일대의 횡재기회도 많이 희박해졌다. 인터넷과 함께 어수룩하던 앤틱 시장도 백열전등 아래 놓이게 된 것이다.
그러나 전체적으로 관심 있는 인구가 늘어남으로써 핫 아이템에 대한 가격 상승은 전보다 가파르다. 알고 잘만 골라 놓으면 소장하고 있는 동안 즐기면서도 세월이 황금알을 낳아주니 좋은 투자도 되는 것이다.
■ 할아버지 벽시계
(Grandfather Clocks)
1976년부터 값 8배 껑충
18세기 미국산 80만3천달러 팔리기도
밀러의 국제 골동품가격 지표에 따르면 할아버지 벽시계는 1976년부터 가격이 8배나 뛰기 시작했다. 급기야 지난해에는 18세기 미국산 벽시계가 뉴욕 소더비경매장에서 80만3,200달러에 팔리기도 했다.
유명한 사람이 소장하고 있던 것이나 명성 있는 장인이 만든 것이 아니라고 해도 4,000∼6만달러로 가격 폭이 넓다.
이 보다 싼 물건들은 20세기 것일 확률이 높고 키가 5피트밖에 안되거나 고딕형에 짙은 나무색깔로 되어 있으면 미국산이 아닌 영국산일 공산이 크다. 앤틱 시장에서 ‘롱케이스’ 혹은 ‘톨케이스’ 라고 불리는 이 할아버지 벽시계는 일반적으로 추가 달려 있고 머리부분에 조각이 들어가 있다.
시계 얼굴부분에 태양, 달 등이 페인트 되어 있으면 몇 천달러 더 얹어줘야 한다. 다이얼이 네모로 되어 있으면 1700년대 물건이고 이 부분이 원형으로 되어 있으면 19세기 물건이다.
모조품이나 리케이싱한 물건에 속지 않으려면 플래시라이트로 시계 머리부분을 비쳐봐서 얼굴부분이 덧붙여지지 않았는지, 밥 주는 나사 구멍이 뻥 뚫려 있지나 않은지 확인해야 한다.
■골동품 보석
유행 다시 돌아오면 15~30% 올라
데코 스타일 팔찌등 제작연도 잘봐야
지금은 누구나 배 모양 다이아몬드 반지보다는 둥근 다이아몬드 반지를 더 좋아하고 금보다는 플래티늄을 더 선호한다.
뉴욕의 셀주어리사의 크리스 델 카토 회장에 따르면 지금이야말로 배 모양 다이아몬드 반지와 금골동품 보석을 보다 저렴하게 매입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다. 보석은 유행이 있게 마련인데 이들 유행이 다시 돌아오면 값이 15∼30% 정도는 뛴다. 남성용 빈티지 불가리 스테인리스 스틸 시계는 2,000달러지만 금시계는 1,800달러면 마련할 수 있다.
배 모양 3캐럿짜리 앤틱 다이아몬드 반지도 지금은 1만∼1만5,000달러선인데 이는 둥근 모양보다 15∼30% 정도 저렴한 가격이다.
골동품 보석 매입 때 주의할 점은 잘못된 연도 표기이다. 특히 데코 스타일의 팔찌에 이런 오류가 많은데 1950년대에 만들어진 것이 1920년대에 만들어진 것인양 표식된 것이 종종 눈에 띈다. 12캐럿짜리 다이아몬드 팔찌의 경우 1920년대에 만들어진 것은 1만달러이지만 1950년대 것은 4,000달러부터 시작한다.
■ 거울
18세기 부유층 가정에서만 가지고 있었던 거울이 21세기 골동품으로 인기다.
시중에 나와있는 거울 골동품 중에 거울은 새 것이고 거울액자만 골동품인 경우가 있는데 이는 현대 거울 값인 수백∼수천달러에 팔리고 있다. 물론 거울까지 옛 것이면 가격은 훨씬 더 나간다.
18세기 거울은 마치 거울에 페인트만 입힌 것처럼 매우 얇은 것이 특징이고 19세기 것은 유리가 두껍다.
나무의 이음새가 기계로 자른 것같으면 19세기 중반 이후 것이다. 쌍으로 파는 것이 인기이기 때문에 둘 중에 하나는 가짜인 경우도 있다.
쌍 거울일 때는 마모 정도가 비슷한 것인지 진짜 짝인지 주의 깊게 살펴야 한다.
■ 빈티지 린넨
1880~1920년대
침대시트 450달러
10년 전까지만 해도 빈티지 린넨 시장이라곤 존재하지도 않았는데 요즘은 캘리포니아 레돈도비치 앤틱 페어에서부터 미전국 골동품 페어에 이르기까지 가장 인기 있는 테이블로 급부상했다.
실내 장식가들에 따르면 수놓은 필로우 케이스, 플레이스 매트, 가장자리를 코바늘로 뜬 식탁보 등으로 방을 꾸미면 방이 금방 올드 패션으로 변하기 때문에 이런 빈티지 린넨이 인기라는 것.
1880∼1920년대의 유러피안 침대시트는 450달러, 36인치 직사각형 식탁보는 200달러 정도에 팔리고 있다.
문제는 린넨은 얼룩이 들면 절대로 빠지지 않기 때문에 얼룩 여부를 살펴야 한다.
■ 앤틱 쇼 일정표
◆시카고 오헤어 여름 앤틱 쇼: 8월27∼29일. 350여딜러가 참여하며 골동품 책도 많이 나온다.
◆캘리포니아 샌타모니카 앤틱 쇼: 9월10∼12일. 규모는 작지만 고급품만 실내에서 파는 것으로 캘리포니아에서는 드문 기회이다.
◆매서추세츠 브림필드 페어: 9월11∼12일. 이 타운에서 골동품 위주의 캠프가 7군데나 셋업된다. 가격 경쟁이 심해 소비자에겐 유리하다.
◆텍사스 라운드 탑 페어: 9월30일∼10월2일. 지도에도 잘 나오지 않는 작은 마을에서 벌어지는 골동품 페어지만 유명하다. 데님, 다이아몬드, 가구 등이 주력 상품이다.
<정석창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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