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외선에 의한 눈 손상을 막는 가장 효율적인 방법은 좋은 선글라스를 쓰는 것이다.
오래 쬐면 광각막염·백내장 유발 우려
외출할 땐 모자·선글라스 꼭 착용해야
요즘 햇살이 너무 따갑다. 자외선 차단제를 바르지 않고 밖에 나갔다간 30분만 지나도 피부가 빨갛게 될 정도다. 여름철 피부의 천적인 자외선에 특히 신경이 쓰이는 때다. 그렇다면 눈은? 자외선에 장시간 노출되면 일광화상을 입을 수 있고 피부를 건조하게 해 피부노화를 촉진하며 짙어지는 기미 주근깨에 심하면 피부암을 유발하는 등 피부에 좋지 않다는 건 잘 알려져 있지만 눈에 미치는 나쁜 영향에 대해선 의외로 잘 모르는 사람들이 많다. 자외선은 피부뿐 아니라 눈 건강에도 치명적이다.
우선, 강렬한 빛 때문에 눈이 부시고 쉽게 피로해진다. 각막 표면이 손상되면서 염증이 생겨 눈물이 흐르고 통증이 생기기도 한다. 여기까지는 비교적 가벼운 증상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군날개’와 같은 광각막염 그리고 심할 경우 백내장을 유발할 수 있다는 우려에 이르면 얘기는 달라진다. 시력장애를 가져올 수 있기 때문이다.백내장은 어떤 원인에 의해 수정체가 투명하지 않고 흐려지는 병이다. 과거 노인 실명의 제1원인이었다. 40세 이후에 주로 발병해 보통 64∼74세 노인의 50%, 75세 이상에서는 70% 정도가 백내장을 앓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요즘엔 20∼30대 젊은 층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유엔환경프로그램(UNEP), 세계기상기구(WMO), 국제암연구기구(IARC) 등이 함께 설립한 국제 자외선 프로젝트 `인터선’(Intersun)에 참여해 활동하고 있는 일본 가나자와 의과대학원의 고지마 마사미 강사는 지난 5월말 “생물학 실험결과 자외선이 눈의 수정체를 흐리게 하고 백내장을 일으킨다는 사실이 확인됐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고지마 강사는 “처음에는 투명했으나 열이 가해지면 하얗게 변하는 계란 프라이와 같이 자외선이 백내장을 일으키는 등 사람의 눈에 가장 심각한 문제를 야기시킬 수 있다”고 밝혔다.
`군날개’는 야외에서 오랜 시간 햇빛에 노출돼 생기는 `광각막염’의 대표적 질환이다. 일명 익상편이라고도 한다. 분홍빛을 띤 날개모양의 군살이 눈 흰자위에서 검은 동자 방향으로 서서히 자라 들어가는 병이다. 보기 흉할 뿐 아니라 각막 난시가 생기며 시력도 떨어지게 된다. 현재로선 수술로 제거하는 것이 유일한 방법이다. 그러나 진행이 심한 후에 제거하면 군날개의 흔적이 남아 보기에 좋지 않고 재발도 잘되는 편이다. 원인이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았으나 유전적 요인과 더불어 자외선에 노출되거나 바람이 많이 불고 건조한 지방에 사는 사람에게도 흔히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자외선이 눈 속으로 들어가면 검은 동자에서 일부가 걸러지고 또 일부는 수정체에서 걸러지며 나머지는 눈의 망막에까지 닿게 된다. 자외선이 강할 경우 각막 그리고 검은 동자, 수정체 등 눈의 각 부위에 질환을 일으키며 망막에까지 이르면 노인성 황반변성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계속
어떤 선글라스가 좋을까
자외선 차단 코팅된 것 골라야
선글라스를 고를 때 가장 중요한 건 자외선 차단 코팅이 돼있는지 확인하는 것이다. 색깔이 진하다고 해서 무조건 자외선을 차단하는 건 아니다. 자외선 코팅이 돼있지 않으면서 색깔만 진한 선글라스는 어두워진 시야 때문에 동공이 커져서 더 많은 자외선이 유입될 수 있다.
좋은 선글라스를 구입하는 요령은 바로 자외선 차단율은 100%에 가까운 것, 칼라 농도는 75∼80% 정도의 것을 택하는 것이다. 안경렌즈 속으로 눈이 들여다보일 정도면 된다. 그 이상 진한 것은 위에서 설명한 것처럼 역효과를 초래할 수 있다. 가급적 유리렌즈가 좋고 플라스틱 렌즈를 구입할 때는 압축 렌즈를 사용한다. 렌즈의 크기는 눈을 충분히 덮는 것으로 일반 안경보다 큰 것을 선택한다.
렌즈를 통해 물체를 봤을 때 구부러짐이 없는지, 렌즈에 균열은 없는지도 확인한다. 눈 나쁜 사람이라면 당연히 정확한 시력측정을 받고 그에 맞는 도수의 렌즈를 껴야 눈이 편안하고 피로감도 덜어줄 수 있다.
눈 보호뿐 아니라 멋내기용으로도 요즘은 선글라스를 두 개 이상 갖고 있는 사람이 적지 않다. 이럴 때는 장소와 용도에 맞춰 선글라스의 모양과 색상을 달리 선택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가령 바닷가 모래밭에 적합한 선글라스는 초록색이다. 눈이 시원하고 피로감이 적기 때문이다. 운전을 할 때는 시야를 선명하게 해주는 갈색이 좋다. 조깅을 할 때는 착용감을 위해 가벼우면서도 바람에 대한 저항력이 높은 선글라스가 좋다.
어린이 선글라스 구입과 관련해 주의해야할 점 한가지. 어린이 눈은 성장과정에 있으며 예민하기 때문에 자외선 차단에 특히 신경을 써야 한다. 자외선을 100% 가까이 차단해야하며 렌즈 표면에 굴절이 있어서는 안된다.
그런데 대형 마켓에서 판매되는 싼 가격의 어린이 선글라스는 자외선 보호기준에 미달하는 것들이 많다. 패션이 아니라 눈을 보호하기 위해 어린이들에게 자외선이 차단되는 제대로 된 선글라스를 사줘야 한다. 안과 전문의들은 “보통 회색이나 갈색 렌즈가 가장 좋으며 코팅을 잘해 렌즈에 흠이 생기지 않도록 해줄 것”을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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