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심 잡을 연설 나올까
유권자 마음 못잡은 케리, 대통령후보 수락연설 주목
존 케리 연방상원의원은 오는 29일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행할 대통령후보 지명수락연설에서 그에 대해 회의적인 부동층 유권자들의 표심을 잡아야 하는 어려운 숙제를 앞두고 있다.
LA타임스가 지난 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는 유권자들의 7%가 아직 조지 W. 부시 대통령이나 케리 의원 가운데 지지 후보를 결정하지 않은 부동표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부시를 못마땅하게 여기면서도 케리에게도 마음을 열지 않고 있는 유권자들이다.
케리 의원이 부시 대통령을 오차 허용범위 내인 2% 가량 앞서 막상막하인 상황에서 이들 표의 향방은 오는 11월2일 대선에서 결정적인 변수가 될 전망이다.
전국적인 지명도가 그리 높지 않은 케리 의원은 주로 민주당과 공화당의 TV광고를 통해 유권자들에게 알려지고 있는데 이중 상당부분이 부정적이다.
일부 부동층 유권자들은 재벌의 상속녀인 테레사 하인즈와 재혼한 그를 기회주의자로 인식하고 있으며 민주당의 근간인 서민들은 최고 부유층에 속한 그가 먹고살기에 바쁜 ‘보통 사람’들의 고충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할 것으로 단정짓고 있다.
특히 그가 상황에 따라 입장을 자주 바꾸는 정치인이라는 공화당의 부정적인 광고가 상당한 효력을 발휘중인 상황이기 때문에 이번 전당대회를 통해 자신과 정책을 확실히 알리는 홈런성 지명수락 연설을 해야 한다. 전당대회 기간에 방황하는 표심을 끌어들이는 것이야말로 오는 11월 선거에서 케리의 당락을 결정지을 최대의 과제라 할수 있다.
전당대회 이모저모
에드워즈 연설문 30차례 교정
◎…민주당 전당대회가 26일 보스턴에서 개막한 가운데 대선 후보 존 케리 연방상원의원은 플로리다에서 유세를 계속했다.
이날 케네디 스페이스 센터에서 연설한 케리 의원은 27일 버지니아 노퍽과 28일 필라델피아를 거친 후 29일 보스턴에서 민주당 대선후보 수락연설을 할 예정이다.
한편 러닝메이트 존 에드워즈 연방상원의원은 거의 3주에 걸친 강행군을 마치고 목이 잔뜩 쉰 채 자신의 텃밭인 노스캐롤라이나에 도착했다. 에드워즈 의원은 이날 오전에도 유세를 강행했으나 성대 보호를 위해 오후 행사는 연기했다. 에드워즈 의원은 오는 28일 부통령 후보지명 수락연설을 준비하는 중으로 약 20분 길이의 연설문은 이미 30차례에 걸쳐 교정을 거친 것으로 알려졌다.
부시, 크로포드 목장서 휴식
◎…전국의 시선이 26일 보스턴에서 개막한 민주당 전당대회에 쏠린 가운데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대회기간을 크로포드 목장에서 조용히 보낼 예정이다.
부시 대통령은 이날 크로포드 목장에서 마운틴 자전거로 과격한 운동을 즐기고 딕 체니 부통령, 콘돌리자 라이스 국가안보 보좌관, 톰 리지 조국안보장관, 존 애시크로프트 법무장관 등과 비디오 컨퍼런스로 9.11 진상규명조사위원회가 제시한 추천사항들에 대해 논의했다. 백악관 관계자는 부시 대통령이 연방의회의 승인이 필요 없는 조치들을 빠르면 수일 내에 취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부시 대통령을 대신해서 딕 체니 부통령은 이날 오리건에서 선거유세를 계속했다. 연방의회 선거에 출마하는 지역 공화당 후보들을 지원하기 위해 포틀랜드를 방문한 체니 부통령은 금주 오리건에서 한차례 더 유세할 예정이다.
알자지라 깃발 철거 실랑이
◎…아랍 위성방송인 알-자지라는 민주당 전당대회장내 자신들의 방송석에 걸어놓았던 자사 깃발이 뚜렷한 이유없이 철거됐다며 주최측에 항의했다.
알-자지라 방송 워싱턴 지국장인 하페즈 알 미라지는 25일 전당대회 준비위측이 공간부족을 이유로 방송석에 걸어놓았던 자사 깃발을 철거했다고 밝혔다가 다른 이유를 둘러대는 등 납득하기 힘든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에 대해 준비위 대변인은 민주당 전당대회가 개별 방송사의 이익을 위해 열리는 것이 아니라면서 알-자지라 방송 뿐만 아니라 다른 방송사의 깃발도 필요하면 철거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 간판스타들 연사 총출동
클린턴·힐러리·카터·고어등 나서 지지연설
민주당은 보스턴 전당대회에 당의 간판스타들을 연사로 총동원한다.
우선 첫날인 26일에는 빌 클린턴 전대통령과 힐러리 클린턴 연방상원의원 부부가 대회장인 플릿센터의 분위기를 최고조로 끌어올렸다.
그러나 차기 민주당 대선 후보 1순위로 꼽히는 힐러리 의원은 전당대회 주인공인 존 케리 의원을 압도할 염려가 있다는 우려로 인해 이날 단 4분간 남편인 클린턴 전 대통령을 소개하는 ‘보조 역할‘을 배정 받는데 그쳤다.
26일에는 클린턴 부부 외에 지미 카터 전 대통령과 앨 고어 전부통령, 테리 맥컬리프 민주당 의장 등이 연사로 등장했다.
27일의 스타 연사로는 케리 후보의 부인 테레사 하인즈 여사와 에드워드 케네디 상원의원 및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의 아들 론 레이건이 꼽힌다. 또한 예비 경선에서 케리 후보와 대선주자 다툼을 벌였던 하워드 딘 전 버몬트 주지사와 리처드 게파트 하원의원도 무대에 선다.
존 에드워즈가 부통령후보로 지명되는 28일은 변호사 출신인 그의 부인 엘리자베스와 장녀 케이트가 말솜씨를 과시하고, 밥 그래햄 상원의원, 제니퍼 그래호름 미시간 주지사 외에 민주당 경선주자였던 데니스 구치니치 하원의원, 흑인민권 운동가 알 샤프톤이 케리 지지연설을 한다.
‘케리의 날’인 29일에는 매들린 올브라이트 전 국무장관, 조 리버맨 상원의원, 낸시 펠로시 하원 민주당 원내총무, 조 바이든 상원의원, 전국 최대 노조연합체인 AFL-CIO의 존 스위니 회장 등이 연사로 나서며 케리의 가족 전원이 무대로 나와 케리의 후보지명 수락연설을 지켜본다.
승부 가를 3개주‘백중세’
플로리다·오하이오·미주리 오차범위 접전
공화당의 조지 W. 부시 대통령과 민주당 대통령 후보로 사실상 확정된 존 케리 상원의원은 올해 대선 향방을 가름할 관건이 되는 플로리다, 오하이오, 미주리 등 3개 주에서 아직 백중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CNN 방송과 USA투데이가 3개 주에서 공동으로 실시, 26일 발표한 갤럽조사에 따르면 부시는 플로리다에서 50% 대 47%로 우위를 보였고, 케리는 오하이오에서 51% 대 45%로 부시를 앞섰으며 미주리에서는 48%로 동률을 기록했다.
그러나 이번 갤럽 여론조사의 오차범위가 27명의 선거인단을 거느린 플로리다주에서 유권자 699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이번 여론조사의 오차범위가 상하 4%포인트, 639명을 대상으로 한 오하이오주(선거인단 20명)의 표본 오차가 상하 5%포인트, 636명의 유권자를 상대로 실시한 미주리주 여론조사 오차범위가 상하 5%포인트라는 점을 감안하면 양 후보는 그야말로 우위를 단정할 수 없는 백중세를 보이고 있는 셈이다.
부시 대통령은 2000년 대선 때 앨 고어 민주당 후보에 4%포인트 미만의 득표율 우위로 이들 3개 주를 모두 석권, 당선에 필요한 선거인 270명의 5분의1이 넘는 58명을 얻은 바 있다.
한편 랄프 네이더 후보를 포함해 후보 3명에 대한 여론조사를 했을 경우에도 결과는 별로 달라지지 않았다.
플로리다주에서 부시는 케리에 50-46%로 앞서고 네이더는 1%의 지지를 얻었다. 오하이오주에서는 네이더가 5%의 지지를 얻었고 케리는 부시에 48-43%로 앞섰다. 미주리주에서는 네이더가 3%의 지지를 얻은 가운데 부시와 케리가 47%로 동률을 기록했다.
기업들 후원금 ‘펑펑’
올 양당 전당대회에 1억350만달러 기부
보스턴에서 개막한 민주당 전당대회와 오는 8월 열리는 공화당 전당대회는 기업들로부터 아낌없는 찬조를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캠페인재정연구소(CFI)에 따르면, 올해 125개 이상의 회사에서 양당 전당대회에 뿌린 액수는 최소 1억350만달러. 이는 1980년에 양당이 전당대회 비용으로 기부 받은 금액이 110만달러였던 것에 비해 무려 100배 이상 증가한 것이다. 올해 기업들이 기부한 금액은 전당대회 전체 비용의 60%에 해당하는 것으로 1980년 당시에는 민주당의 경우 4%, 공화당의 경우 10%에 불과했었다.
이같은 추세는 지난해 전당대회 위원회에 대한 기부가 소프트머니 금지법에서 면제되면서 비롯됐다. 이에 따라 제너럴 모터스, 제너럴 일렉트릭, 시티그룹, IBM, 타임 워너 등 포천 500 대기업에 속한 50개 대기업을 비롯해 최소 125개 회사에서 전국민주당위원회(DNC)에 3,950만달러, 전국공화당위원회(RNC)에 6,400만달러를 기부했다.
정치감시단체 ‘디모크러시 21’의 프레드 워트하이머 회장은 “전당대회는 연방의원들이 하룻동안 왕처럼 대접받는 날”이라고 비난했다.
<우정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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