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만히 있어도 손바닥 등이 흥건히 젖는 다한증은 치료를 요하는 질병이다.
‘땀과의 전쟁’서 땀 빼지 마세요
가만히 있어도 손-발바닥·얼굴 등서 ‘줄줄’
분비억제제·신경절제술·주사치료법 효과
여름이 너무 싫은 사람들. 바로 땀과의 전쟁을 벌이고 있는 사람들이다. 그렇지 않아도 땀이 많은데 여름만 되면 손바닥 발바닥이 땀 범벅에 가만히 있어도 얼굴과 겨드랑이에서 땀이 줄줄 흘러내려 일상생활이 여간 불편한 게 아니다. 여기에 주변사람들에게 땀 냄새를 풍기지나 않을까 노심초사까지 하다보면 땀 스트레스 마저 팍팍 쌓여간다. “땀이 많이 나면 몸이 허해서 그렇다는데 무슨 병이 있는 건 아닐까” “이놈의 땀, 안 나오게 하는 방법은 없을까” 병원을 찾아가 의사에게 하소연해본다.
최청원 내과 전문의는 “땀이 많이 나 병원에 찾아오는 사람들 중 100의 99는 질병과 관계가 없다”고 말한다. 병이 아니기 때문에 치료를 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 그의 얘기였다. 다만 펜을 쥐면 종이가 땀에 젖어 글씨를 쓸 수가 없거나 닦아도 닦아도 계속 땀이 차 마우스가 마를 날이 없고, 옷만 입었다 하면 땀에 얼룩이 남거나 땀 때문에 비즈니스로 사람을 만나도 악수하는 게 부담스러울 정도로 땀이 많은 사람은 땀 분비 억제제 드라이솔(drysol)이나 액서랙(Xerac)를 발라주는 게 도움이 된다고 조언한다. 처방전 없이 구입할 수 있는 40cc에 10달러 정도 하는 약이다. 잠잘 때 바르고 아침에 일어나 비누로 씻어내면 되는데 1주일에 3번씩 바르다 땀이 마르기 시작하면 1주일에 1번 정도 발라준다. 물론 약 사용에 앞서 땀이 언제 어느 부위에서 어떻게 나는지를 주치의와 상담하는 건 필수사항이다.
땀은 수분 발산을 통해 체온을 조절하고 몸안의 노폐물을 밖으로 내보내면서 피부 건조를 막는 작용을 한다. 여름에 땀이 많이 나는 건 체내에 불필요한 열이 쌓이지 않게 하려는 자체 방위능력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손바닥, 발바닥, 겨드랑이, 얼굴 등에서 땀이 많이 나는 이유는 그곳에 땀샘이 많이 분포돼 있기 때문이다. 땀샘을 관리하는 교감신경의 활동이 활발해지면 땀샘에서는 집중적으로 땀을 몸밖으로 내보낸다.
맵거나 뜨거운 음식을 먹을 때, 긴장하거나 정신을 집중할 때, 날씨가 더워지거나 운동을 많이 해서 체온이 37도 이상 올라가면 교감신경의 활동이 활발해진다. 위에서 언급한 상황이 아닌데도 시도 때도 없이 땀이 나와 일상생활에 지장을 주는 경우가 있다. 이 때는 교감신경에 이상이 생겼기 때문이다. 교감신경이 과도하게 반응해 항상 긴장상태에 있다는 뜻이다. 피부과 전문의들은 “사회활동에 어느 정도 장애를 받고 있는가가 땀을 많이 흘리는 것과 다한증을 구분하는 진단 기준”이라고 말한다. 가령 운동을 할 때 땀을 지나치게 많이 흘린다 해도 평상시 생활에 지장이 없으면 괜찮다고 한다.
다한증을 치료하는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대표적인 치료법으로 교감신경 절제술이 있다. 겨드랑이 밑으로 2∼5㎜의 구멍을 뚫고 내시경을 넣어 모니터를 보면서 내시경에 달린 전기 메스나 레이저로 교감신경을 잘라낸다. 수술시간이 20분 내외고 다른 치료법에 비해 효과는 좋지만 수술 환자의 70∼90%에서 새로운 부위에 땀이 많이 나는 등 부작용이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교감신경을 절제하지 않고 티타늄 재질의 클립으로 묶어주는 수술법도 시도되고 있다.
보톡스와 같은 신경차단제를 다한증 부위에 주사하는 치료법도 있다.
하지만 효과가 손바닥은 3∼6개월, 발바닥은 3개월, 이마는 6개월 정도에 그쳐 효과가 떨어지면 반복 시술을 해야한다는 단점이 있다. 고바야시 절연침, 리포셋 흡입술 등 외과 수술을 대체하는 기법들도 최근 속속 개발되고 있다. 멀미할 때 붙이는 귀밑에와 같은 트랜스덤 스코폴라민 성분의 패치도 있는데, 입이 마르고 소변이 잘 안나오는 등 신체 불쾌감을 유발해 의사들이 웬만해선 추천하지 않는다.
최청원 전문의는 “땀이 너무 심하거나 땀 때문에 악취가 나서 이혼위기에 처한 경우가 아니라면 수술을 권하지 않는다”면서 “드라이솔이나 액서랙만 발라줘도 한달 정도면 약 80% 땀의 양을 줄이는 효과를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참고로 교감신경계통의 문제가 아니라 몸에 이상이 있어서 나타나는 다한증은 원인질환을 치료하는 것이 우선이다. 갱년기 여성은 여성호르몬의 결핍으로 얼굴과 목 등이 달아오르는 증세와 함께 땀이 많이 난다. 땀이 많이 나면서 손발이 떨리거나 가슴이 두근거리고 체중이 급격히 감소할 때는 갑상선기능항진증을 의심할 수 있다. 이밖에 당뇨병, 심장병, 악성종양, 정신신경장애 같은 질환이 있을 때도 평소와 달리 땀이 많이 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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