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장용훈 기자
이라크에서 피살된 김선일(33)씨의 피랍 초기 비디오 테이프가 24일 공개되면서 외교통상부와 세계 굴지의 통신사인 AP가 각각 ‘묵살 의혹’과 ‘진실은폐 논란’을 놓고 공방을 벌이고 있다.
문제의 비디오 테이프는 6월초 APTN 바그다드 지사에 배달된 것으로 AP통신은 지난 3일 한국 외교부에 김선일씨 피랍 여부를 직접 문의했었으나 외교부 관계자는 한국인 피랍 보고를 받지 못했다고 답변했다는 것.
김씨는 이 테이프에서 영어로 이라크인을 사랑하고 미국의 이라크 침략을 비난하는 발언을 했다. 또 김씨 이외에 무장한 사람도 보이지 않고 어떠한 요구사항이없어 김씨가 억류돼 있다는 인상을 받지 못할 정도의 분위기였다.
이 때문에 정부의 초동 대응이 있었다면 석방이 가능할 수 있지 않았겠느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신봉길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오후 이라크 위험지역에서 입수한 것이고 한국인이 나오는 만큼 당연히 대사관이나 정부에 전달해 확인절차 거쳐야 했다며 누가 누구에게 질문했고 무슨 내용을 통화했는지 밝히라고 AP통신에 촉구했다.
특히 신 대변인은 이를 거부할 경우 가능한 모든 조치를 취하겠다고 압박했다.
앞서 AP통신 대변인이 자사 서울지국 기자가 ‘김선일’이라는 이름의 한국인이 이라크에서 실종됐는지 여부를 지난 3일 외교통상부에 전화로 문의했으나 비디오 테이프의 존재 사실은 언급하지 않았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그러나 공방의 진실 가리기는 감사원의 몫으로 넘어가게 됐다.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은 김선일씨 피살사건과 관련해 제기된 비디오 테이프 문의 의혹 등에 대한 진위 여부 규명을 위해 감사원에 조사를 요청했다고 이날 윤태영 청와대 대변인이 밝혔다.
윤 대변인은 감사원에 조사를 요청한 대상과 관련, 외교부와 외국 언론간에 김씨 피랍 직후 녹화 테이프에 근거한 확인취재 사실 여부를 놓고 벌어지고 있는 진위 공방에 대한 실체적 진실 여부라고 말했다.
jy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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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대통령 `피살의혹’ 감사원에 조사요청
(서울=연합뉴스) 김범현기자 =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은 24일 김선일씨 피살사건과 관련해 제기된 `비디오테이프 문의’ 의혹 등에 대한 진위여부 규명을 위해 감사원에 조사를 요청했다고 윤태영(尹太瀛) 청와대 대변인이 밝혔다.
윤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정부는 오늘 고(故) 김선일씨 피살사건과 관련된 몇가지 의문스런 정황 등을 종합 검토한 결과 감사원의 심도있는 조사가 필요하다는 결론에 이르렀다며 노 대통령은 이같은 논의결과를 수용, 감사원에 외교부 등을 대상으로 한 조사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감사원은 `김선일씨 피랍 직후 피랍여부를 외교통상부에 문의했다’는 AP통신의 주장에 대한 진위여부, 김씨의 피랍에서 피살까지의 전반적 사실관계 등에 대한 조사에 착수할 예정이다.
윤 대변인은 감사원에 조사를 요청한 대상과 관련, 외교통상부와 외국 언론간에 김씨 피랍 직후 녹화테이프에 근거한 확인취재 사실 여부를 놓고 벌어지고 있는 진위공방에 대한 실체적 진실 여부라고 밝혔다.
그는 또 외국 언론사와의 진실 논란은 세계 각국과의 외교.통상기능을 담당하는 정부 부처의 공식적 신뢰성에 중대한 손상을 입힐 수 있는 사항으로 판단, 정확한 사실관계를 국내외 어떤 기관보다 중립적으로 판단할 제3의 기관이 밝혀냄으로써 사건의 실체를 국민에게 알리고 국가신뢰도를 높이는 계기로 삼으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다른 조사요청 대상으로 이라크에서 김씨 피랍과 관련한 정확한 사실이 확인되는 과정에서의 혼란과 함께 (김씨) 소속 회사 차원에서 이뤄진 구출 협상의 진행과 실질적 내용에 대한 파악이라고 밝혔다.
윤 대변인은 현지 공관의 실질적 역할 수행여부를 판단, 향후 재외공관 교민보호 책무수행과 현지 국가와의 긴밀하고 원활한 교섭활동에 만전을 기하기 위한 전기를 마련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윤 대변인은 감사요청이 아닌 조사요청이 이뤄진데 대해 위법사항이 드러날 경우에만 대통령은 감사원에 감사요청을 할 수 있다며 현재까지는 위법이 드러난게 없어 조사요청을 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 감사원 고위관계자는 당장 내일부터 실무 자료조사를 중심으로 조사에 착수할 것이라며 외교부 본부 보다도 대사관의 초기대응이 문제로 보이는 만큼 필요할 경우 이라크 바그다드 현지에 조사단을 보낼 것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또한 이번 의혹과 밀접하게 연관된 가나무역과 AP통신에 대한 조사와 관련, 감사권이 없는 만큼 협조를 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kbeom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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