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째날 , 5.10일 BOSTON -> PALMER, MA도착
#1.출발
어젯밤 11시부터 깨어나선 잠을 잘 수 없었다. 밤새 뒤척이며 오지 않는 잠을 불러 봤지만 소용없었다. 나중엔 무슨 생각이었는지 기억도 안나는 것들이 내 머리 속을 휘저어 놓고 있었다.
어느 순간 일어나 시계를 보니 새벽 4시30분. 김과 멸치반찬으로 아침 먹고 출발. (6:10AM)목적지 : 9번 국도를 따라 WORCESTER까지 간다.
FENWAY PARK를 뒤로 하고 BOYLSTON ST.을 따라 9번WEST를 달렸다. 드디어
시작이구나! 정말 가는구나! 시원한 새벽바람이 기분 좋게 불어 앞으로의 내 여행을 환영하는 듯 했다.
9:00AM - Westborough
반대편 차선의 차 속 얼굴들을 본다. 뒤에 짐을 잔뜩 실은 자전거를 보고 웃는 아줌마, 면도하며 운전하는 아저씨, 물을 마시고 있는 사람, 전화 받는 사람, 담배 피는 사람, 무관심한 얼굴의 사람, 먼저 인사할까 망설여 내가 인사하면 따라 인사하는 사람 등등 주위 경치 보는 것 이상의 재미가 있다.
12:00NOON - 번개 같이 71km를 달려 오늘 목표지 WORCESTER까지 왔다. 오르막이 좀 있었지만 그 정도야...... 9번 WEST를 따라 가다 스펜서(SPECER)에서 49로, 또 계속 가서148로 빠지면 20번(WEST)을 만나게 된다. 그 20번이 스프링필드를 지나 매사추세츠 주 서쪽 끝 도시인 피츠필드까지 이어진다. 그렇게 계속 뉴욕 주(NEW YORK STATE)까지 이어져 캐나다로 갈 수 있는 버팔로까지 간다. 생각 보다 훨씬 빨리 목표지에 도착했다. 시간이 많이 남아서 계속 더 달린다.
#2. 신은 이미 준비해 놓으셨다. 나는 가서 단추만 누르면 되.
저녁이 오면 슬슬 잠자리를 찾아 봐야 한다. 오늘밤 어디서 잘지 대책 없는 것은 재밌다. 계속 오르막 내리막, 울창한 숲을 지나 도착한 곳은 작은 마을 PALMER, 8시30분PM. 중국 식당에서 저녁을 먹고 잠잘 곳 찾기에 나섰다. 우선 YELLOW PAGE에서 교회를 찾아 5곳에 전화를 했다.
나를 전혀 모르는 사람에게 내 의사를 짧은 시간에 거부감 안 들게 잘 전달해야 한다.안녕하세요. XX교회죠? 늦은 시간에 전화 드려 죄송합니다. 저는 정재헌이라고 합니다. 보스턴에서 대학에 다닙니다. 지금 보스턴에서 토론토까지 자전거 여행 중에 있습니다. 오늘 여기 (PALMER)에 도착했는데 하루 묶을 곳을 찾고 있습니다.
저는 침낭이 있습니다. 마루바닥이라도 내어 주시면 아주 감사하겠습니다.라고 또박또박 당당하게 말한다. 그런데 5군데 다 퇴짜를 맞았다.
내 호텔은 가지 않으리. 자.... 찾아보자. 오늘 첫 단추는 침낭 on the street 으로 끼워야 할지도 모르겠어.
사람이 뜸한 곳에서 한 은행을 발견했다. 24시간 ATM이다. 눈부시게 환한 불빛 아래 자야 하지만 꽤 깨끗한, 감지덕지한 장소다.좀 더 찾아 보다 ROOMS라고 써있는 집을 보았다. 가서 노크를 하니 사람이 나오고 내 소
개를 했다. 자전거로 보스턴에서 왔습니다. 침낭이 있으니 FLOOR라도 내어 주면 고맙겠습니다. 매니저는 여기는 하룻밤 자는 모텔이 아니라 1달씩 RENT(월세)하는 집이라고 한다.
끝에 한마디 붙이길 그런데 방이 하나 남았는데...(9시30PM)
곧 16번 방에 짐을 풀게 되었다. 내가 얼마를 내야 할까요 하자 그는 I DONT WANT any MONEY라 하고 한집 식구들을(모두 자취생) 소개 시켜 주었다. 보통 자취방과 다른 점은 거긴 대학생이 사는 곳이 아닌 할아버지 할머니가 되는 길에 있는 분들이 자취를 한다는 것.
비슷한 점은 자취생이 혼자 살아 부모님의 눈을 피해 맘껏 담배피우듯 그곳에 계신 어르신들은 대게 담배에 조예가 깊으신 피부와 목소리를 가지셨다는 것.
노년의 나이에 가족과 집에서 살지 않고 침침한 방 하나 얻어 사는 사람들을 처음에 나는 의아해 해 편견이 생길 뻔했다. 그런데 같이 모여 유머를 던지며 웃고 떠들며 별 걱정 없어 보이는 모습 또 처음 보는 이방인(stranger)에게 인색하지 않은 모습에서 확실히 가진걸 쓸 줄 몰라 인색하고 자기 세계만 중요한 사람들 보다는 훨씬 낫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어쨌
든 잠자리를 마련해 주신 주께 감사 드리며 나는 잠자리로........(11시00분PM)
5:30AM - 9:30PM(잠자리 구한 시각) 총 거리 : 138.24킬로. RIDING TIME : 8시간 22분 54초. Average speed : 16.19Kmph . max speed : 58.4Km 하루 비용 : 게토레이, 아이스크림, SUB과 소다, 중국 요리(저녁) - 11.25불 (아침은 집에서 점심은 캠핑장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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