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S오픈골프- 노장 하스 선두...최경주 하위권
우즈 공동 42위 중위권, 최경주는 부진
(서울=연합뉴스) 권 훈기자
‘난코스와의 싸움’ US오픈골프대회(총상금 625만달러)에서 51세의 노장 제이 하스(미국)가 첫날 공동선두에 오르는 이변을 연출한 가운데 ‘황제’ 타이거 우즈(미국)의 발걸음은 무거웠다.
마스터스 3위에 빛나는 최경주(34.슈페리어.테일러메이드)는 100위권 밖으로 밀려나 이 대회와의 악연을 올해도 끊지 못할 전망이다.
제이 하스
마루야마
하스는 18일(한국시간) 미국 뉴욕주 사우샘프턴의 시네콕힐스골프장(파70. 6천996야드)에서 막을 올린 대회 1라운드에서 버디 5개와 보기 1개를 묶어 4언더파 66타의 선전을 펼쳤다.
대회 도중 천둥과 번개를 동반한 폭우가 내려 출전 선수중 절반 가량이 18홀을 마치지 못하고 경기가 순연된 가운데 하스는 마루야마 시게키(일본)와 공동선두에 나서 대회 사상 최고령 우승 기록 경신도 바라볼 수 있게 됐다.
US오픈 최고령 우승 기록은 지난 90년 헤일 어윈(미국)이 세운 만45세15일이다.
지난해 만 50세를 넘겨 이미 시니어 투어 입문 자격을 딴 하스는 미국-유럽 골프대항전인 라이더컵 대표 선수 욕심에 시니어를 마다하고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 잔류한 선수.
하스는 지난해 시니어투어에 단 1차례도 출전하지 않고 PGA 투어에서 25차례나 나와 ‘톱10’ 8차례에 256만달러를 벌어들였고 올해도 13번 출전에 ‘톱10’ 5차례에 들며 상금 123만달러로 랭킹 26위에 올라 있다.
장비가 좋아진 덕에 비거리가 늘어나 그럭저럭 젊은 선수들과 겨뤄볼만하다는 하스의 경쟁력은 놀라운 퍼트 실력 때문.
이날 하스는 17번홀(파3) 12m 짜리 버디 퍼트를 비롯해 여러차례 롱퍼트를 성공시켰다.
특히 이번 대회에 아마추어 선수인 아들 윌리엄과 동반 출전해 화제를 모은 하스는 오늘 몸이 아파 컨디션이 좋지 않았는데 될대로 되라는 심정으로 편안하게 경기를 치른 것이 보약이 됐다고 말했다.
방향을 종잡을 수 없는 강풍으로 악명이 높은 시네콕힐스골프장이지만 현지 시간으로 오전에는 바람이 잠잠했던 것이 아침 일찍 티오프한 하스에게 행운으로 작용했다.
작년 대회에서 컷 탈락의 수모를 당했던 마루야마도 바람의 심술에서 비켜간 덕에 단숨에 우승 후보로 떠올랐다.
3차례 밖에 그린 미스가 없을 정도로 발군의 아이언샷으로 난코스의 함정을 잘 피해나가며 보기없이 4개의 버디를 챙긴 마루야마는 연습 라운드를 해보니까 도저히 언더파 스코어는 불가능하다고 보고 이븐파만 치겠다는 게 목표였다며 조심스러운 플레이가 이런 좋은 결과를 낳았다고 말했다.
하위 투어를 전전해 ‘떠돌이’로 통하는 데이비드 로쉬(미국)와 크레이그 스태들러의 아들 케빈 스태들러(미국), 그리고 작년 브리티시오픈 우승자 벤 커티스와 제프 매거트, 스킵 켄달(이상 미국) 등이 2언더파 68타로 공동4위에 올라 이변의 주인공 경쟁을 벌였다.
우즈, 그리고 비제이 싱(피지), 어니 엘스(남아공), 필 미켈슨(미국) 등 ‘4명의 우승 후보’ 가운데 우즈만 출발이 부진했다.
최근 7차례 메이저대회에서 1승도 챙기지 못한 우즈는 고질병인 드라이브샷 난조로 이른 아침 티오프로 잠잠한 날씨 덕을 전혀 보지 못했다.
페어웨이 안착률이 36%에 그친 우즈는 아이언샷 정확도도 겨우 50%에 불과했다.
버디는 고작 1개를 뽑아냈고 보기는 3개를 범한 우즈는 2오버파 72타로 최근 5차례 메이저대회에서 첫날 오버파 스코어의 부진을 이어갔다.
그나마 우즈는 벙커에 빠지고도 5차례나 파세이브에 성공한 것이 더 이상의 추락을 막았다.
우즈는 가야할 길이 멀다며 바람이 없었기에 망정이지 바람이 강하게 불었다면 엄청난 어려움을 겪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4개홀을 치르지 못한 싱과 3개홀을 남기고 경기를 중단한 미켈슨은 보기없이 나란히 2개씩의 버디를 잡아내 공동 4위에 올라 강력한 우승 후보다운 위용을 과시했다.
또 10번홀에서 시작한 엘스는 11번홀(파3)에서 더블보기로 삐끗했지만 빼어난 웨지샷과 견고한 퍼트로 만회, 이븐파 70타, 공동 22위로 탐색전을 무난하게 마쳤다.
이 대회에 3차례 출전해 2번 컷오프됐던 최경주는 힘겨운 하루를 보내야 했다.
경기 도중 내린 비로 2시간 가량 쉬다 18홀을 마친 최경주는 버디는 단 1개도 뽑아내지 못하고 보기만 6개를 쏟아내며 76타를 쳐 다시 한번 컷오프될 위기에 몰렸다.
14차례 드라이브샷 가운데 9개가 페어웨이를 벗아난 최경주는 퍼트개수가 34개까지 치솟는 등 그린에서도 고전했다.
한편 7개월만에 투어 대회에 모습을 드러낸 ‘왕년의 세계랭킹 1위’ 데이비드 듀발(미국)은 버디 2개와 더블보기 3개, 보기 9개로 13오버파 83타라는 황당한 스코어로 최하위에 머물러 안타까움을 샀다.
kh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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