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가주와 서울 사랑의교회 3대 담임목사가 남가주 사랑의교회 목양실에서 담소를 나누고 있다. 왼쪽부터 오정현, 옥한흠, 김승욱 목사.
창립 16돌맞아 남가주사랑의교회 3대목사 한자리에
옥한흠 목사
오정현 목사
김승욱 목사
새 담임으로 김승욱 목사의 청빙이 확정된 남가주사랑의교회는 지난 주 창립 16주년을 맞아 3대 목사가 한 자리에 모이는 이례적인 시간을 가졌다. 서울 사랑의교회의 1대 담임목사였으며 지금은 은퇴한 옥한흠(65) 목사와 남가주사랑의교회를 개척해 16년간 1대 담임을 역임하고 현재 서울 사랑의교회 2대 담임으로 있는 오정현(47) 목사, 그리고 오는 8월 남가주 사랑의교회 2대 담임으로 취임하는 김승욱(39) 필라델피아한인연합교회 담임목사가 지난 3일부터 약 일주일간 LA에 함께 머물며 목회 계승과 철학 및 방향에 대한 허심탄회한 대화를 나눴다. 5일 남가주사랑의교회 목양실에서 사랑의교회 3대 목사를 만나봤다.
옥: 세계복음화 위해 더 바쁜 걸음
오: 한국교회 2대담임 조심스러워
김: “하나님께서 인도”확신으로 기도
▶이번 LA방문 목적과 그간의 동정
<옥> LA제자훈련세미나를 목적으로 2주전에 도착해 틈틈이 텍사스 등 집회 인도도 다녔다.
<오> 약 1주일 전에 도착했다. 지난 월요일부터 특별한 의제 없이 3대 목사가 부부동반으로 한 자리에 모여 교회 계승 등에 대해 자유롭고 허심탄회하게 대화 나누는 시간을 가져왔다. 이런 기회는 흔치 않은 자리로, 마치 친정에 온 듯한 편안함을 느끼고 있다.
<김> 지난 주말 도착해 남가주사랑의교회 창립 16주년기념예배에 참석하고 정식으로 교인들과 인사를 나눴다. 또 이번 주부터는 제자훈련세미나에 참석하고 두 목사님과 시간을 보냈다.
▶각자 계획과 목회 방향
<옥> 이제 목회는 물러나는 사람답게 한 발 뒤에서 지켜봐야 할 것이다. 대신 그 동안 몸담아 왔던 국제제자훈련원 사역에 본격적으로 주력할 수 있는 시간과 기회가 주어졌다.
지금까지 훈련원의 ‘평신도를 깨운다’ 세미나를 수료한 1만 여 목회자와 올 11월 행사까지 등록 마감된 예비 수료자들에 대한 후속 지원도 해야 할 것이다.
또 한국 교계의 NGO라 불리는 한목협(한국기독교목회자협의회)과 교단 단체인 교갱협(교회갱신을 위한 목회자협의회)의 각 대표회장과 OM선교회, 연변과학기술대학의 이사장직을 맡고 있으니 세계복음화를 위해 해야 할 역할도 남아 있다.
마지막으로 사랑의 교회 원로목사로서의 시아버지 노릇도 해야 할 것이다. 이 두 목사님은 이제 한 배를 탄 동역자로 틈나는 대로 만나고 교제해야 하지만 나야 눈치 보이니까 끼워주면 오고 아니면 말고.(모두 웃음)
<오> 옥 목사님께서는 서울 사랑의 교회라는 텃밭을 잘 일구고 장자까지 준비해 놓으신 후 이제는 “지역구에서 전국구로 옮겨가셨다”고들 농담할 정도로 세계 복음화의 일에 한층 더 바빠지셨다.
뿌려 놓으신 씨앗들을 건강하게 잘 키워야 할 책임감과 함께 한국교회의 2대 담임을 이민교회 담임목사가 맡는 드문 과정을 겪고 있는 만큼 모든 것이 어렵고 조심스럽다. 거룩한 부담감으로 받아들이고 수도승처럼 조신하게 처신할 계획이다.
무엇보다 제자훈련이라는 목표가 세워진 교회이고 제자훈련이란 얻을 것 다 얻고, 취할 것 다 취하며 할 수 없는, 예수님을 닮아 가는 인내와 섬김이 필요한 훈련임을 늘 명심하고 ‘교회의 유익을 구하는 것’이 우리 3대 목사의 공통되고 단순한 목회 방향이라는 것을 늘 새기고 따를 것이다.
<김> 거인의 신을 신고 큰 바톤을 이어 받았으니 부담이 없을 수 없다. 특히 청빙을 받아들이기까지 많은 갈등이 있었다. 현재 섬기고 있는 필라델피아연합교회에 정도 많이 들었고 아직 할 일도 많이 남아 있지만 하나님께서 인도하신다는 확신이 들어 순종의 마음으로 오게 됐다. 또 성도들도 처음엔 매우 난감해 했지만 기도하는 가운데 함께 순종하는 마음으로 보낼 것을 결정해 매우 감사하게 생각한다.
지난 주일은 남가주사랑의교회 창립예배 참석차 자리를 비웠다. 2주 연속 비울 수는 없기 때문에 8일 세미나를 마치는 즉시 필라델피아로 돌아가 주일 예배준비에 임할 계획이다. 공식 취임일정은 8월중으로 예정돼 있다.
우선 제자훈련을 통해 예수그리스도의 사람을 만들어내는 일에 최선을 다할 것이고 특히 1.5세라는 배경을 토대로 후대들이 제자훈련에 동참해 주류사회에서 빛과 소금의 역할을 감당할 수 있도록 힘쓰겠다.
▶장기간 담임목사 공석을 돌이켜 보는 소감은
<옥> 담임 공석은 이민교회에서 매우 예민한 이슈다. 특히 5,000명 교인의 대형교회에 대표 교역자 없는 불안한 상황이 10개월이나 지속되면서 국내외로부터 호기심 또는 기대와 함께 주목을 받으며 조마조마한 시간을 보냈다.
하지만 제자훈련으로 다져진 남가주 사랑의교회는 이 위기를 헤쳐 나갔고 이를 통해 한 단계 성숙한 모습과 더 좋은 결과를 도출해 냄으로써 이민교계에 모범과 소망을 심어 주었다고 평가할 수 있다.
<오> 은혜의 불길이 타오르는 것이 느껴진다. 후임목사 청빙을 위한 공동의회에 세례교인이 3,119명이나 참석했다는 것도 이례적이지만, 그 가운데 3,027명(97%)이 김 목사님의 후임을 흔쾌히 받아들인 사실은 감동스럽다.
뿐만 아니라 이날 당회는 교회의 미래를 위해 제자훈련에 대한 목회철학을 잘 계승할 것과 장로시무기한 7년, 정년 65세로 제한할 것을 만장일치로 결의했다.
남가주 이민사회에서 수천명의 1.5세∼2세들이 신앙의 갈 바를 몰라 방황하고 있는 이 때, 더욱이 교인의 주류부대가 20∼40대임을 감안할 때 10세때 이민 와 영어와 한국어를 완벽하게 구사하는 김 목사의 취임은 성령의 인도하심이다.
▶지교회나 형제교회 설립에 대한 계획은
<옥> 전적으로 부정적인 입장이다. 제자훈련을 통해 교회를 건강하게 세우는 선두주자 교회로서 주변의 작은 교회들에 정신적 위압감을 줄 수 없기 때문이다.
필요하다면 독립교회를 후원할 수는 있겠지만 도처에 사랑의 교회의 지교회 또는 형제교회, 협력교회 등을 세워 끼리끼리 네트워킹 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오> 왕국체제가 아닌 지역교회 모두가 하나님의 뜻 가운데 함께 잘 되도록 하는 원로 목사님의 목회 철학을 앞으로도 그대로 따를 것이다.
▶남가주 이민교계에 바라는 말
<옥> 이민교회는 교회로서의 역할 뿐 아니라 조국을 위해 엄청난 기여를 해왔다. 이민사회에 급속히 뿌리내려 한국을 세계화시키는 일과 한국교회 목회자들로 하여금 이민교회를 통해 세계를 보는 시각과 비전을 새로 세워주고 나아가 한국교회의 패러다임까지 바꾸는 기능을 해왔다.
이렇게 하기까지 힘들고 먼길을 외롭게 걸어야 했던 이민교회 목사님들이 교회와 조국을 위해 이뤄온 역할과 기여에 보람과 기쁨을 느끼며 계속 힘써주시기 바란다.
<글·사진 김상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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