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각급 학교마다 학생들의 학업 성취도와 시험성적 향상에 대한 부담감이 커지면서 현장학습(Field Trip)에 대한 새로운 변화가 요구되고 있다.
때문에 각 지역 박물관도 이에 부합된 새로운 교육프로그램을 선보이기 위해 애쓰고 있다. 이에 지난 3일 퀸즈 뮤지엄 견학에 나선 PS 32 초등학교 `이중언어 엑셀 무료 방과후 프로그램’ 소속 학생들의 현장학습에 동행했다.
PS 32 초등학교의 `이중언어 엑셀(Excel) 프로그램’은 뉴욕주 최초로 갓 이민 온 한인학생들만을 대상으로 실시되는 무료 방과후 교육프로그램이다. 이날 퀸즈 뮤지엄을 찾은 한인학생 16명도 모두 신규 이민자 출신이다.
PS 32에 근무하는 한인 신금주 교사가 지난 2002학년도부터 매년 뉴욕주 교육국의 재정지원을 받아 운영해 오고 있으며 2003~04학년도에도 3만달러를 지원 받아 박물관 견학을 포함, 다양한 현장학습과 영어교육을 실시해 신규 이민자 학생들의 신속한 미국 학교생활 적응을 돕고 있다. 현재 등록 인원은 24명. 월·수·금요일 방과 후 2시간씩 교육한다.
이날 학생들이 처음 찾은 곳은 퀸즈 뮤지엄의 자랑거리인 `뉴욕시 파노라마.’ 1964년 개최된 월드 페어를 기념해 첫 선을 보인 영구 전시물인 `뉴욕시 파노라마’는 세계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이후 뉴욕시 도시개발계획에 따른 수정 내용을 보강한 뒤 지난 1994년 11월 일반에 재 공개됐다.
총면적 9,335 평방피트, 총 길이 320 평방마일 크기로 하루 평균 1,400명씩, 지난해까지 무려 600만명의 관람객이 다녀간 인기 전시물로 손꼽힌다. 세워진 모형건물만 89만5,000개에 이를 정도로 정교하고 2,500개의 전구가 설치돼 있어 뉴욕시 미니 야경도 구경할 수 있다.
특히 시 둘레를 돌아보며 뉴욕시 5개 보로를 한눈에, 그리고 속속들이 살펴볼 수 있도록 구성돼 있다. 때문에 신규 이민자 학생들로서는 아직 낯선 자신들의 거주지인 뉴욕시의 규모나 지리, 역사 등을 파악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 뉴욕시 파노라마 무료 투어는 매주 토·일요일 오후 3시30분에 한 시간 길이로 실시되고 있다.
이날 한인학생들은 뉴욕시 파노라마를 둘러보며 도시계획의 중요성에 대해 공부한 뒤 자신들이 꿈꾸는 미래의 도시를 직접 계획해 보는 무료 웍샵에도 참석했다. 각자 작은 판자 위에 색종이를 오려 붙이고 상자를 잘라 건물과 자동차를 만들기도 하고 얇은 습자지로 꽃과 나무를 만들어 붙이기도 했다.
학생들의 이날 견학 일정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역사적으로도 중요한 의미를 지닌 퀸즈 뮤지엄에 대한 학습이 빠질 수 없는 것. 1939년 건축된 퀸즈 뮤지엄은 1951년 UN 본부가 맨하탄으로 이전하기 전까지 제2차 세계대전과 한국전쟁을 비롯, 중요한 국제 전략회의가 바로 이곳에서 논의되고 결정된 곳이기 때문이다.
이날 이중언어 엑셀 프로그램 학생들의 견학 일정과 같이 최근 뮤지엄 분야의 교육프로그램 트렌드가 큰 변화를 맞고 있다. 그동안 학생들이 전시된 소장품을 둘러보는 단순하고 딱딱한 투어가 주를 이뤘던 박물관 견학 프로그램이 이제는 딱딱한 교실수업에서 벗어난 학생들이 현장에서 신나는 체험을 즐기며 또 학업의 연장선상에서 교육이 이뤄질 수 있도록 다양
한 변화를 시도하고 있는 것이다.
더군다나 미국 각급 공립학교마다 미술 등 예술 지도 교사가 부족한 상태여서 박물관의 아트 웍샵은 주요 교과과정의 대안으로 활용되고 있다. 또 신규 이민자 학생들에게는 미국 문화를 경험하는 유익한 기회일 뿐 아니라 박물관 방문이 쉽지 않은 맞벌이 부부나 저소득층 가정의 학생들에게도 더 없이 좋은 교육기회이다.
실제로 `연방 뮤지엄 & 도서 서비스 기구’의 최근 발표에 따르면, 전국 뮤지엄의 71%가 학교 교과과정을 감안한 새로운 교육 프로그램을 마련, 이를 일반에 선보이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5년 전 60% 안팎에 그쳤던 것과 비교해 큰 증가를 보인 것이다. 이에 따라 각 박물관마다 학생들의 단체 견학 신청이 크게 증가해 예약도 붐비고 있다.
다음주 화요일까지 이어지는 뉴욕주 봄방학 기간을 이용, 가까운 박물관을 찾아 가족이 함께 교육프로그램에 참여하는 것도 부모가 자녀교육에 참여하는 한 방법이 될 수 있다.
<이정은 기자> juliannelee@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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