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고 많은 다이어트 방법 중에 특히 물 마시기는 누구나 그 효과를 인정하는 다이어트 명약으로 통한다. 그런데 물을 마시면 정말 살이 빠질까. 흔히들 생각하는 이유로는 물에는 칼로리가 없는 데다 많이 먹으면 배가 불러 다른 음식을 적게 먹게 된다는 것이다. 하지만 최근 나온 연구결과는 그렇지만은 않다. 조금 더 과학적으로 들리는 이유로는 물이 체내의 신진대사를 활발하게 해 칼로리 소모와 함께 체중감소 효과가 발생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또한 열량 감소는 미미하다는 연구결과가 나와 있다. 물을 마시면 과연 몸무게가 줄어드는지를 찬반 논쟁으로 알아본다.
#하루에 적어도 8컵은 마셔야 한다
’탈수를 막기 위한 하루 물 8컵’은 그동안 속설을 넘어 건강상식의 ABC로 통해 왔다. 물과 건강의 관계에 초점을 맞춘 책 ‘물, 치료의 핵심이다’(원제 Water: For Health, For Healing, For Life: You’re Not Sick, You’re Thirsty!)를 쓴 의학박사 F. 뱃멘겔리지의 설명은 일견 이를 논리적으로 뒷받침한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우리 몸은 24시간마다 4만잔 정도의 물을 재순환시킴으로써 정상적인 기능을 유지한다. 그러나 인체 대사과정에서 몸은 하루에 6∼8컵의 물이 항상 부족하다. 따라서 건강을 위해선 이를 채워줘야 한다. 비만은 뇌가 갈증 증세를 배고픔으로 잘못 인식하는 바람에 음식을 많이 섭취해 생긴다고 설명한다.
그러나 미의학연구소가 최근 발표한 보고서는 이같은 주장에 과학적 근거가 없다고 말한다. 특히 대부분의 사람들은 음식을 먹거나 일상생활에서 마시는 커피나 차, 주스 등을 통해 하루에 필요한 물 권장량을 충분히 섭취하기 때문에 굳이 물을 더 마시기 위해 물병을 옆에 끼고 다닐 필요는 없다고 한다. 하지만 놀랍게도 의학연구소가 설정한 권장량은 여성이 하루 2.7리터, 남성은 하루 3.7리터다. 남성의 경우 하루 16컵을 마시라는 얘기다.
대개의 물 다이어트는 하루에 1.8∼2리터의 물을 마실 것을 권한다. 물을 너무 많이 먹게 되면 몸 안의 영양소가 필요 이상으로 빠져나가게 되고 신장이 좋지 않은 사람은 부종 등 부작용이 생길 수도 있기 때문이다. 특히 식사 중에 물을 너무 많이 마시면 혈당이 갑자기 높아져 인슐린이 분비되고 인슐린은 필요 이상의 혈당을 모두 지방으로 바꿔 저장하기 때문에 오히려 비만으로 이어질 우려도 있다.
#물만 잘 먹어도 살이 빠진다?
물이 몸 안으로 흡수되면 신장을 통해 여과되고 몸밖으로 배출되기까지 많은 과정을 거친다. 이 과정에서 상당한 열량이 소모되고, 그 결과 살이 빠진다는 얘기다. 또한 물을 많이 마시면 위액을 희석시켜 식욕을 떨어뜨리고 소량의 식사만으로 만족감을 얻을 수 있다고 주장한다. 특히 음식을 먹기 전에 물을 마시면 소화액의 분비를 촉진시켜 장의 활동을 활발하게 하고 이러한 신진대사 과정을 통해 몸 안의 불필요한 노폐물을 배출할 수 있다는 것.
지난해 말 독일의 한 의학전문지에 실린 연구결과는 이같은 주장을 뒷받침해 준다. 베를린의 프란츠-폴하르트 임상연구센터는 비만이 아닌 건강한 성인 남녀 각각 7명에게 약 500cc의 물을 마시게 한 후, 이들의 대사율을 측정했다. 측정 결과 물을 마시고 난 후에 10분도 안 돼 남녀 모두 대사율이 30%씩 증가했고 30∼40분 후의 대사율은 최고조에 달했다. 또한 사용된 에너지의 40%는 섭취한 물의 온도를 데우는데 사용된 것으로 분석됐다. 이에 따라 연구진은 1년 동안 매일 1.5 리터의 물을 마시는 사람은 2∼3kg의 감량효과를 누릴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연구결과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하루에 고작 몇 칼로리가 더 소모된 것에 불과하고 1년에 2∼3kg를 줄여서야 효과가 뛰어난 살빼기 방법이라고 내세우기도 힘들다. 그리고 실험대상은 모두 14명에 불과했다.
물 다이어트의 핵심 포인트 중 하나인 식전에 물을 많이 먹어 배고픔을 덜 느끼게 한다는 주장에 대해선 펜실베니아 주립대학의 연구가 다른 결과를 보여주고 있다. 식전이나 식사중에 물을 많이 먹은 사람이 물을 덜 먹은 사람에 비해 결코 식욕이 떨어지지 않았다는 것. 한가지 예외로 야채주스나 우유 등을 먹은 사람은 음식을 덜 먹었는데 이는 이들 음료가 수분이라기보다는 음식으로 몸 안에서 소화되기 때문이다.
물의 다이어트 효과에 대해 찬반 양론이 맞서고 있지만 효과를 의심하는 사람들도 인정하는 건, 물에는 칼로리가 없다는 것과 탄산음료나 고칼로리 음료 대신 순수한 물을 마시면 체중을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하루 8컵의 물을 마신다고 해서 꼭 살이 빠진다고 장담할 수는 없지만 건강을 유지하는데는 필요하다는 것이다. <신복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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