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 8위·김미현 12위등 한인낭자 ‘추격전’
Sorry, Koreans!
’골프 여제’ 아니카 소렌스탐(스웨덴)에 앞서가도 불안한 마당에 추격전을 펼치게 됐다. 올 LPGA투어 시즌 유일의 ‘LA 공연’ 오피스디포 챔피언십(총상금 175만달러)은 ‘소렌스탐 따라잡기’가 돼버리고 말았다.
타이틀 방어전에 나선 소렌스탐은 2일 LA 인근 타자나의 엘카바예로 컨트리클럽(파72·6,394야드)에서 벌어진 대회 첫날 4언더파 68타를 휘두르며 단독선두로 치고 나섰다.
18명을 출전시킨 한국은 장정과 김영을 ‘탑10’에 올렸지만 박지은과 박세리 등 ‘헤비급’ 우승후보들이 둘 다 오버파로 출발, LA대회 우승전망이 어두워졌다.
’땅콩’ 김미현보다도 키다 더 작다는 장정은 이날 버디 4개에 보기 2개로 2언더파 70타를 기록, 시즌 개막전 우승자 캐린 스터플스 등과 함께 소렌스탐과 2타차 4위 그룹에 이름을 올렸다.
장정은 아이언샷이 겨냥한 곳으로 척척 떨어지며 한때 공동선두를 달리기도 했지만 17번홀(파5)에서 어이없는 불운으로 1타를 잃었다.
세 번째 어프로치샷이 스프링클러 덮개를 맞고 뒤로 튀어 벙커에 빠지는 바람에 보기를 범한 것. 장정은 18번홀에서도 버디펏이 홀컵을 훑고 나가 아쉽게 공동 2위를 놓쳤다.
김영도 1언더파 71타로 선전, 공동 8위를 달렸다. 김영은 버디를 5개나 뽑아냈지만 보기도 4개나 범한 것이 아쉬웠다.
이어서는 김미현과 송아리가 이븐파로 버텨 공동 12위에 자리를 잡았다. 특히 지난 주 메이저대회서 준우승의 기염을 토했던 송아리는 첫 5개 홀에서 4오버파를 범한 악몽의 출발을 딛고 일어서는 저력을 과시, 소렌스탐의 경계대상 1호로 떠올랐다.
송아리는 2개 홀을 남겨두고 일몰로 경기가 중단 돼 3일 1라운드 잔여홀을 치른 뒤 2라운드를 속개하게 된다.
생애 첫 메이저대회 우승에 이어 2주 연속 우승을 노리던 박지은은 결정적인 펏이 계속 홀컵을 돌고 나오는 불운 속에 1오버파 73타로 첫날을 마쳤다. 공동 22위에 머문 박지은은 그러나 선두와 4타차는 이틀 동안 따라 잡을 수 있는 타수라며 자신감을 잃지 않았다.
“더 좋은 성적을 올릴 수도 있었는데…”
상위권으로 1라운드를 마친 한국 선수들은 전체적으로 좋은 컨디션만큼의 성적이 안 나왔다며 아쉬워하는 모습이었다. 특히 박세리는 “특별히 안 되는 것도 없는데 스코어가 안 줄어 열 받는다”며 경기가 끝나자마자 드라이빙 레인지로 직행했다. 그러나 감이 좋은 만큼 여전히 사기는 높은 편.
한국 선수들 중 첫 날 가장 좋은 성적을 올린 장정은 막판 공이 스프링클러에 맞고 뒤로 튀어 벙커에 빠진 불운에 어이없게 1타를 까먹었는데도 기분 상한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고, 첫 5개홀에서 4오버파를 저질러 “아이고∼”를 연발했던 송아리도 일몰로 경기가 중단되기 전 3연속 버디를 잡아 자신만만한 표정이었다. 어머니가 태국인인 송아리가 “아이고” 다음으로 잘 하는 한국말은 “배고파요”라고. 다음은 첫날 상위권 한국선수들의 소감.
▲장정
오늘은 다 잘 됐다. 드라이버도 아이언도 퍼팅도 다 좋았다. 그린이 어려운 점을 감안해 되도록 핀이 꽂힌 지역으로 볼을 떨구려고 했던 것이 생각대로 됐다. 첫 날 성적에 만족한다.
▲김영
열심히 잘 쳤다고 생각한다. 특별히 안된 샷이 없다. 티오프 타임이 바람이 없었던 아침이었던 덕을 본 것 같다. 남은 이틀간 최선을 다하겠다.
▲김미현
컨디션은 물론 샷감각이 워낙 좋아 기대가 컸는데 점점 바람이 많이 부는 바람에 후반에 망가졌다. 더 좋은 성적을 올리지 못한 것이 아쉽지만 샷감각이 좋기 때문에 기대를 접기는 이르다. 아직도 해 볼만하다.
▲송아리
아이고∼정말 힘든 출발이었다(웃음). 지난 주 나비스코 챔피언십 마지막 날 흔들렸던 스윙은 바로 잡은 것 같은데 초반에 너무 부진했다. 2개 홀을 남겨두고 너무 캄캄해 경기가 중단 됐는데 3연속 버디로 첫날을 마쳐 다행이다. 이제 감이 잡힌 것 같다.
▲박지은
올 시즌 첫 3개 대회서도 이런 식으로 출발이 약간 더딘 편이었다. 선두와 4∼5차는 이틀 동안 따라 잡을 수 있는 타수라고 생각한다.
▲박세리
특별히 안 되는 것도 없는데 타수를 줄일 수가 없으니 열 받는다. 만회할 기회가 안 나와 답답하다. 이 정도 치면 경기가 좀 잘 풀릴 수도 있을 텐데 올해는 에매한 상황이 자주 걸리는 등 운이 안 따르는 것 같다.
<이규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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