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비스코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박지은이 조지 H.W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의 축하 키슬르 받고 있다.
송아리 준우승. 미셸위 4위
김미현등 한인낭자 6명 ‘탑10’
박지은(25)이 송아리(17)의 거센 추격을 따돌리고 LPGA투어 입문 5년만에 메이저대회 정상에 올랐다.
박지은은 28일 남가주 랜초미라지의 미션힐스 컨트리클럽(파72·6,460야드)에서 막을 내린 크래프트 나비스코 챔피언십(총상금 160만달러) 최종 라운드에서 3언더파 69타를 쳐 4라운드 합계 11언더파 277타를 기록, 박세리에 이어 2번째 한국인 메이저대회 챔피언이 됐다.
올 LPGA투어 시즌의 첫 메이저대회는 ‘한국선수들의 잔치’였다. 박지은이 개인 통산 5번째 우승을 비롯해 송아리(10언더파 278타)가 준우승, 미셸 위가 공동 4위, 김미현이 공동 7위, 이정연과 김초롱이 공동 8위에 오르는 등 무려 6명이 ‘탑10’에 입상했다. 한국선수가 메이저대회 1, 2위를 휩쓴 것은 지난 2001년 브리티시 여자오픈에서 박세리와 김미현이 우승과 준우승을 차지한 이후 2번째.
공동 1위로 최종 라운드에 한조로 나선 박지은과 송아리는 마치 매치플레이를 방불케 하는 접전을 벌였다. 그러나 박지은이 9번홀서부터 4연속 버디를 몰아쳐 승부를 갈랐다.
송아리는 비록 우승은 놓쳤지만 18번홀(파5)에서 과감한 투온에 이어 30피트 이글펏을 성공시키며 끝까지 따라 붙어 강한 인상을 남겼다. 박지은은 ‘3온 1펏’ 작전을 선택했다가 연장전까지 끌려갈 뻔했다.
’전국구 스타’ 미셸 위는 이날 1언더파 71타를 쳐 합계 7언더파 281타로 카리 웹(호주)에 이어 4위를 차지, 자신의 진가를 한껏 발휘했다.
그밖에는 김미현이 1언더파 71타를 때려 합계 5언더파 283타로 7위에 올라 부활 가능성을 보였고, 2라운드 선두였던 이정연은 4언더파 284타로 김초롱과 함께 공동 8위로 대회를 마쳤다.
한편 박세리의 최연소 그랜드슬램 기록 경신 도전은 2언더파 286타 공동 16위로 끝났고, ‘메이저대회 싹쓸이’를 목표로 내걸었던 ‘골프여제’ 아니카 소렌스탐(스웨덴)은 이틀 연속 3언더파 69타를 치며 뒤늦게 힘을 냈지만 공동 13위(3언더파 285타)에 그쳤다.
박지은 인터뷰
-LPGA투어 데뷔 5년만에 메이저대회 챔피언에 오른 소감은.
▲아무 생각이 없다. 우승한 것은 알겠는데 그저 이 기분을 당분간 즐기고 싶은 마음뿐이다.
-아리가 이글펏을 떨궈 동률을 이뤘을 때 심정은.
▲넣을 것이라는 예감이 들어 나는 내 6피트짜리 버디펏만 잡으면 된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3라운드를 공동선두로 마쳤을 때부터 자신이 넘쳐 보였는데.
▲내 자신을 믿었다. 정말 연습을 열심히 한 결과라고 본다.
-15번홀 세컨샷 실수가 고비였는데.
▲평소에 ‘훅’을 잘 치기 때문에 큰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공이 나무에 맞는 소리가 들렸다. 그러더니 3번째 샷도 신통치 않아 그린을 향해 걸어가며 ‘보기로 막자’며 마음을 다스렸다.
-이번 대회는 드라매틱 피니시로 기억에 남을 것 같은데.
▲오늘은 티박스가 훨씬 앞으로 당겨졌다. 따라서 선수들 거의 다 투온이 가능했다. 드라이브샷을 날린 후 아리는 아마 210야드, 난 199야드가 남았었다. 아리는 투온에 승부를 걸어야할 상태였고, 나는 아리의 세컨샷이 그린에서 살짝 벗어나는 것을 보고 구태여 4번 아이언이 잘 맞아야하는 ‘도박’을 할 필요가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따라서 세컨샷을 웻지, 서드샷을 샌드웻지로 쳐 6피트 버디찬스를 만들어 성공했다.
-그 때 심정은.
▲팔, 다리는 물론 온몸이 다 떨렸다. 그 기분은 잊지 못할 것 같다. 자주 떠는 편은 아닌데 긴장하면 더 잘치는 경향이 있는 것 나쁘지는 않은 것 같다.
-경기 도중에 리더보드를 보는가.
▲항상 본다. 나는 정확하게 어떤 상황인지 알고 있는 것을 선호한다.
-25세 ‘노장’으로써 아리와 미셸 같은 어린 선수들의 선전에 대한 의견은.
▲특히 미셸 위의 경우에는 여자골프 투어가 미셸의 덕을 보고 있다고 생각한다. 투어가 점점 익사이팅해지는 것을 보면 나도 별로 나이가 많은 선수는 아니지만 미셸과 아리 같이 더 어린 선수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가져야 할 것 같다.
송아리 인터뷰
-18번홀 이글로 관중을 열광시키며 준우승을 차지했는데.
▲꼭 이글을 잡아야 하는 상황이라 7번 우드로 승부를 걸었다. 퍼팅이 완벽했다. 한 30피트쯤 됐는데 정확하게 읽었다.
-이번 대회 준우승으로 자신감이 더욱 생기는가.
▲이번 주에는 드라이버가 똑바로 나가질 않은게 아쉽다. 그러나 퍼팅이 잘 됐다. 숏게임이 살려줬다.
-18번홀에서 이글펏에 성공한 후 ‘타이거 펌프’를 보여줬을 때와 박지은의 마지막 펏을 지켜볼 때의 심정은 어땠는가.
▲박지은이 안 놓칠 것이라고 생각했다. 사실 나는 오늘 실망할 것도 없다. 드라이브샷이 똑바로 안 나가는 악조건 속에 짜낼 만큼 짜냈기 때문이다. 숏게임으로 이 정도 틀어막았으면 분전했다.
-어느 시점에서 스윙에 문제가 있다는 점을 알았는가.
▲우습지만 어제 드라이빙 레인지에서는 정말 감이 안 좋았는데 오늘보다는 잘 쳤다. 그런데 오늘 아침에는 드라이빙 레인지에서 아주 잘 맞더니 막상 필드에 나서니 엉망이었다. 그런데도 이 정도 버틴 데 자부심을 가져야할 것 같다.
-그래도 ‘프론트9’에서는 한때 2타차 단독선두였는데 11번홀이 ‘터닝포인트’였다고 생각하는가.
▲상대가 버디를 잡을 때 나는 나무에 맞아 보기를 범했으니 그런지도 모르겠다.
미셸 위 인터뷰
-2년 연속 ‘탑10’에 입상한 소감은.
▲긴장이 풀려 피곤하다. 특히 오늘은 파 세이브 퍼팅이 많아 더 힘든 것 같다. 파펏이 버디펏보다 훨씬 신경을 곤두세우게 하기 때문이다.
-작년보다 잘해 만족하는가 아니면 실망했는가.
▲’탑5’에 들었지만 8언더파가 목표였는데 아쉬움이 남는다. 하지만 작년보다 잘했다.
-우승이 목표가 아니었다는 말인가.
▲8언더파면 우승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LPGA 선수들도 점점 잘 친다. 내년에는 12언더파를 칠 생각을 해야할 것 같다.
-오늘 퍼팅이 계속 짧았는데.
▲마지막 날은 그린이 더 빠를 줄 알았다. 어제 홀컵을 돌고 나온 펏이 많아 약간 스피드를 줄였는데 너무 조심한 셈이 됐다.
-우승을 하려면 어느 점을 보강해야한다고 보는가.
▲배운 것이 많다. 오늘은 상대가 뭘 하든 나는 2언더파 70타만 치고 보자는 생각이었는데 제대로 된 것이 별로 없다. 타수를 최대한으로 줄이겠다는 생각을 너무 안 한 것 같다.
-대중의 기대는 점점 커지기만 하는데.
▲내 자신에 대한 나의 기대가 워낙 크기 때문에 크게 부담되지는 않는다.
-어느 홀에서 우승을 놓쳤다고 생각하는가.
▲2번째홀. 쉬운 버디찬스였는데 60도 웻지샷이 나무에 맞아 흔들리기 시작한 것 같다.
-다음 단계를 밟기 위해서는 나이또래 대회서 승수와 자신감을 쌓은 뒤 LPGA투어로 다시 올라오는게 바람직하다는 지적도 있는데.
▲주니어 대회와 LPGA투어 대회는 차원이 다르다. 주니어 대회에서 먼저 우승한 뒤 올라오라는 사람들이 많은데 나이또래 선수들과 치면 우승확률이 거의 100%였다. 이제는 져야 뉴스라 얻을게 없다. 그리고 12살 때 정상무대에 선 뒤 다시 마이너리그로 내려간다는 것이 말처럼 쉽지 않다. 여기서도 우승권까지는 큰 문제없이 가는데 말이다. <이규태 기자>
<이규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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