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성피로감에 시달리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만성피로는 질병에 의한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은 지나친 스트레스와 운동부족에 기인한다.
1주에 3,4일 하루 30~50분 “스트레스 풀어야”
피곤하다. 쉬고 싶다. 그런데 쉬어도 피로가 풀리지 않는다. 봄이 되면 우리를 찾아와 괴롭히는 춘곤증 탓으로 돌리기에는 정도가 좀 심하다. “하루 온종일 몸이 노곤해요. 정신 집중도 잘 안되고 목과 어깨가 뻐근해요. 머리는 무겁고 자주 아파요. 눈이 쉽게 충혈 되고 오후만 되면 침침해지면서 따갑게 느껴져요. 휴일이면 늘어져 잠만 자는데도 몸이 좀처럼 개운해지지 않아요.” 병원을 찾아가 증상을 나열해보지만 검사결과 별 이상이 없다.
요즘 만성피로를 호소하는 사람들이 많다. 만성피로는 간염이나 빈혈, 결핵, 당뇨병, 갑상선 기능저하증, 신장병, 심부전증 등과 같은 병에 걸렸을 때 증상의 하나로 나타나기도 하지만 만성피로의 90% 이상은 이들 질환과 관계없이 생긴다. 주된 원인은 과도한 스트레스와 운동부족 때문이다. 육체적으로 무리를 했을 때 생기는 일시적 피로는 한 잠 자거나 푹 쉬고 나면 대부분 풀리지만 만성적인 피로는 오랜 휴식을 취해도 좋아지지 않는다.
만성피로에 빠진 사람은 휴식이나 보신을 하는 것보다는 오히려 자신의 건강 상태와 체력 수준에 맞는 운동을 하는 것이 좋다. 운동을 규칙적으로 하면 신진대사기능을 높여주고 혈액순환을 촉진해 신체 구석구석까지 신선한 산소를 공급해주고 몸 속에 쌓인 노폐물을 밖으로 배출하기 때문이다.
내과와 신경정신과 전문의들은 “만성피로를 느끼는 사람들은 일반적으로 행하는 운동에서도 급격한 체력 저하 현상을 나타낼 수 있기 때문에 임의대로 운동을 하면 오히려 체력의 지나친 소모로 신체면역성을 떨어뜨릴 수 있다”면서 “체력 수준을 체크한 뒤 전문가의 운동처방을 받아 운동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한다. 대개 여자는 4∼5개월, 남자는 3∼4개월 정도 운동을 한 뒤 만성피로에서 회복되는 걸 확인할 수 있었다는 것. 또한 운동 초기에는 피로감이 오히려 증가하기도 하지만 운동 후 더 피로하다고 중단해선 안된다고 강조했다. 피로하다고 자주 쉰다면 근력과 심폐기능이 약해져 피로감을 더욱 쉽게 느끼게 되는 악순환이 계속되기 때문이다.
피로를 해소할 수 있는 운동으로 심폐 기능에 충분한 자극을 주면서도 과도한 부담이 되지 않는 가벼운 조깅이나 걷기, 수영 등 에어로빅 운동이 적합하다. 만성피로 환자는 체력이 자기 나이에 비해 20% 정도 떨어져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므로, 처음에는 운동 강도를 아주 약하게 시작해 운동 중 최대 맥박수의 60∼70% 수준에 이르는 운동을 유지한다. 횟수와 시간은 1주일에 3∼4일, 하루 30∼50분이 적정선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운동 강도나 시간을 차차 늘리도록 하고, 절대 욕심을 내거나 무리하지 않는 것이다.
물론, 피로를 이기기 위해선 충분한 휴식에 철분과 비타민이 풍부한 야채와 과일을 섭취하고 스트레스를 제때에 해소할 수 있는 마음의 여유를 갖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나 많이 쉰다고 해서 피로가 쉽게 풀리지 않는 것처럼 “쉬되 현명하게 쉴” 필요가 있다. 전문의들은 오랜 시간 일한 뒤 긴 휴식을 취하는 것보다는 짧게 자주 쉬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말한다. 무조건 쉬는 것보다는 건강하고 활기 있는 생활이 가능하도록 라이프 스타일을 바꿀 것도 조언했다. 일중독자에게는 쉬는 것도 스트레스이므로 일의 양을 조절하고 좋아하는 일을 찾 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
수면시간은 일반 성인의 경우 하루 8시간이면 적당하다. 문제는 수면의 질인데 코골이, 수면무호흡증, 악몽 등으로 숙면을 취하지 못하는 생활이 반복되면 심한 피로를 느낄 수밖에 없게 된다. 질 좋은 수면은 상쾌한 하루의 필수요건인 만큼 수면장애가 의심스런 경우는 전문의를 찾아 장애원인을 찾고 적절한 심리 약물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
만성피로의 주범인 스트레스를 피하는 건 사실 쉬운 일이 아니다. 자기 능력의 한계를 고려하지 않고 매사를 완벽하게 처리하려 들면 늘 스트레스가 가중되고 피로가 누적될 수밖에 없다. 전문의들은 “일을 지나치게 심각하게 대하는 태도를 버리고 자기 자신을 돌보는 데도 에너지를 할애한다면 조금이나마 스트레스를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한다.
스트레칭 조깅등가벼운 운동부터
피곤할수록 몸을 움직여라. 쉬기만 하면 심장과 폐의 기능이 약해지고 근육의 탄력성, 유연성이 떨어지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럴수록 운동을 통해 몸 전체의 기능과 체력을 향상시켜 긴장감을 완화시키고 스트레스도 날려버려야 한다. 그렇다면 무슨 운동이 좋을까.
특별한 기술 없이 할 수 있거나 자신에게 익숙한 운동을 택하는 것이 좋다. 신선한 공기를 마시면서 산책길 걷기, 가벼운 맨손체조, 조깅, 계단 오르내리기, 고정식 자전거 타기, 수영, 에어로빅 등이 있다. 이와 더불어 신체를 골고루 자극할 수 있는 스트레칭 운동을 하루에 몇 번이라도 짬짬이 실시하는 것도 좋다. 평소 운동할 시간이 부족하다면 사무실이나 집안 거실에 플라스틱 상자 같은 것을 가져다 두고 계단 오르내리듯이 운동을 해 보는 것도 괜찮은 방법이다.
근력 운동도 가볍게 하는 것이 좋은데, 처음엔 5분 정도로 시작해 차츰 늘려 나가면 된다. 아령을 사용하는 간단한 근력운동부터 시작해보자. 아령은 너무 무거우면 근육과 인대에 손상을 가져올 수 있으므로 자신에게 알맞은 무게를 선택하고, 한 동작을 25회 이상 쉽게 수행할 수 있을 때는 아령 무게를 250g씩 올리도록 한다. 매일 하지 말고 격일로 실시하는데 몸이 아프거나 통증이 있는 경우에는 중단하고 전문의 상담을 하도록 한다. 3개월 이상 꾸준히 해야 한다.
운동을 갑자기 중단하고 휴식을 취하게 되면 체력 수준에 따라서 현기증이나 구토, 식은땀 같은 생리적 이상증상이 발생하고 피로도 가중될 수 있다.
따라서 운동을 끝낼 때는 천천히 속도를 낮추어 강도를 줄이고 가볍게 걷기를 하는 정리운동을 해야한다.
스트레칭 체조도 좋다. 순서는 목→ 어깨와 가슴→ 허리와 등→ 몸통→ 엉덩이와 허벅지→ 다리와 발목의 순으로 하면 된다. 운동 후에는 물을 충분히 마시고 휴식을 취한다.
운동을 하고서 1시간이 지나도 피로감이 오면 다음날 운동량을 25% 이상 낮게 조정하도록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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