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범수 목사 <워싱턴 동산교회,MD>
3월 하늘 가만히 우러러보며 류관순 누나를 생각합니다’ 라고 노래를 부르며 3.1절의 의미를 처음 새기게 되었다. 살아 계셨다면 지금은 100살이 넘었을 우리의 할머니가 되실 분은 이미 세상을 떠났지만 아직도 대한민국 사람들에게 지워지지 않는 한국의 정신이 되었다.
여성이라고 보기에는 아직도 나이가 충분치 않은 소녀시절에 나라를 생각하고 민족을 생각했던 그 애국의 열기는 한국의 잔다르크라고 불릴 정도로 어떤 남성의 의기보다 더 숭고하고 위대했던 것이다.
1919년 3월1일 만세시위가 터졌을 때 류관순 여사는‘시위특별결사대’를 따라 시위 행렬에 참가했고, 학교가 휴교했을 때 고향인 천안으로 내려갔다. 이곳에서 만세운동을 조직하기로 결심하고, 우선 가족이 다니던 매봉교회 어른들에게 만세시위에 대해 알리고 천안에서도 시위를 벌여야 한다고 설득했다. 3.1 운동 이후 다시 4월 1일에 시위를 하기로 계획을 하고 사람들에게 만세 시위 운동에 참가하라고 독려를 했다. “여러분! 우리는 반만년의 유구한 역사를 가진 나라입니다. 그러나 일본은 강제로 합방하고, 온 천지를 활보하며 우리에게 갖은 학대와 모욕을 가했습니다. 10년 동안 우리는 나라 없는 백성이 되어 온갖 압제에 설움을 참고 살아왔지만, 이제 더 이상 참을 수 없습니다. 우리 다 같이 독립만세를 불러 나라를 찾읍시다!”
공주재판소에서도 검사에게 “나는 조선사람이다. 너희들은 우리 땅에 와서 우리 동포들을 수없이 죽이고 나의 아버지와 어머니를 죽였으니 죄를 지은 자들은 바로 너희들이다. 우리가 너희들에게 형벌을 줄 권리는 있어도 너희가 우리를 재판할 그 어떤 권리도 명분도 없다”고 까지 하며 당시의 세대로서는 감히 할 수 없는 구국 운동에 선두를 서게 되었다. 감히 어느 누가 그렇게 나설 수 있으며 그 죽음 앞에서도 두려워하지 않는 용기를 가질 수 있었겠는가?
성경은 말씀한다. “그리스도를 위하여 너희에게 은혜를 주신 것은 다만 그를 믿을 뿐 아니라 또한 그를 위하여 고난도 받게 하심이라. 너희에게도 같은 싸움이 있으니 너희가 내 안에서 본 바요 이제도 내 안에서 듣는 바니라.” (빌립보서1:29-30)
진정한 사랑은 단지 말과 혀가 아니라 행동으로 보여 주는 것이다. 신앙은 단지 고백차원을 넘어서 믿는 하나님에게 자신을 내어 주는 희생의 순종이 있어야 한다. 그러기에 은혜가 아니라 고난을 받는 것이 하나님께서 믿는 사람에게 기대하는 아버지의 뜻이다.
많은 사람들이 나라를 사랑하고, 나라를 염려한다고 한다. 그러나 백성이 인정해 주지 않는 나라 사랑은 단지 공기 속에 함께 떠도는 먼지와 같은 것이다. 태극기가 휘날리기 위해서는 단지 공기의 바람이 아니라 뜻과 정성과 마음을 모아 자기의 목숨까지 내어 주는 데까지 가야 태극기가 휘날릴 수 있는 것이다. 태극기는 단지 대한민국에서 휘날리는 태극기만이 아니라 세계 속에서 펄럭이는 세계의 태극기가 되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자기의 목숨이 아니라 나라를 위해 희생하고자 하는 많은 일꾼들이 백성들 앞에 나서야 한다.
3.1절을 맞으며 친일반민족법을 통과시켰다고 한다. 다른 사람이 갖지 못한 애국심을 정죄하는 것도 시대적으로 필요한 것이라고 하지만 먼저 자기 자신이 진정 나라를 사랑하는가에 대한 기본적인 질문이 있어야 한다. 앞에서는 나라를 위한다고 하면서 뒤로는 나라를 해되게 하는 또 다른 반민족의 행동이 3.1운동이 85년이 지난 지금에도 일어날 수 있는 것이다. 언제나 대한민국과 태극기는 휘날리며 만세를 불러야 한다. 모두가 원하는 대한민국 만세가 어느 한사람으로 인해서 무너지는 것이 아니라 어느 한사람으로 인해서 다시 세워지는 역사들이 계속 있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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