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선우 <변호사 MD, VA 301-622-6600>
김대중 씨가 노벨(평화)상을 받은 것이 한국인으로서는 최초이지만 “김정일에게 돈을 퍼주고 산 상”이라고 폄하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고 보면 뒷공론이 없는 한국인 노벨상 수상자가 앞으로 나와야할 판이다. 서울 수의대 황우석(52) 교수가 선두주자로 꼽히는 모양이다. 엊그제 오명 과기처 장관은 황 교수 노벨상 추천위원회를 구성한다고 발표했기 때문이다.
신문에 보도된 것처럼 황 교수와 문신용 교수를 주 연구원으로 한 팀이 세계 최초로 인간 난자를 이용한 배아 줄기세포 배양에 성공했기에 세계 언론의 대서특필 감이 되었다. 독일의 어떤 신문은 세계가 놀라 까무러칠 정도의 성과라서 한국을 일약 ‘과학국가’로 격상시켰다고 극찬했단다. 또 영국 케임브리지 대학의 로저 피터슨 교수는 “18세기 영국에서 산업혁명이 일어났다면 21세기 한국에서는 생명공학 혁명이 시작되었다”라고 감탄했다는 것이다. 뉴욕 타임스 지도 황 교수 팀의 연구결과가 “세계 과학계를 뒤흔들었다”라고 보도한 바 있다.
그런데 황 교수는 정말로 특출한 사람인 모양이다. 물론 어려서부터 수재였던 그에게 의과대학에 진학하라는 주변의 권고가 있었지만 1, 2, 3차 지망을 모두 수의학과로 적어 놓아 수의대에 진학했다는 일화가 있다. 그리고 그는 아직도 35평 아파트에 전세를 살고 있으면서도 만족하는 정도가 아니라 그 팀의 연구결과로 예상되는 ‘돈방석에 앉게 될 수도 있는’ 양의 로열티 수입에 자기는 1%도 참여 안 한다는 정말로 보기 드문 결정을 내렸다는 것이다. 국제특허의 지분을 60%는 서울대학에, 40%는 연구원들에게 나누어주기로 했기 때문이다.
그것만이 아니라 그의 달력에는 3요일이 없단다. 토요일, 일요일, 그리고 공휴일에도 새벽부터 밤까지 연구에만 몰두한다는 이야기다.
황 교수 팀의 연구결과는 미국의 사이언스 지에 자세히 실리게 되어 있다. 사이언스 지는 황 교수를 위시한 팀의 기자회견을 통해 세계 언론기관들에게 공표가 있을 때까지 보도관제 지침을 언론기관들에게 배포한 바 있었는데 유독 중앙일보가 하루 앞서 보도하는 불상사가 있었다. 중앙의 홍혜걸 기자는 그와 같은 보도제한을 파기한 것을 비난하는 동료기자들을 ‘게으르고 물먹은’ 기자들이라고 오히려 역공해서 적반하장의 인상을 주었다. 황 교수 같은 사람의 인품과 대조되는 행위이겠다.
인간 배아 복제기술이 종교적으로 또 윤리적으로는 문제의 소지가 있는 것은 사실이다. 물론 황 교수 팀은 인간복제는 하지 않겠다고 공언했고 단지 파킨슨씨 병, 당뇨병 등 인간들의 질병치료를 위한 연구활동임을 강조했다. 결혼이 테두리 안에서 남자의 정자와 여자의 난자가 결합되어 인간생명이 잉태되고 단세포가 둘, 넷, ...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 수 십억 개의 세포로 된 아이의 몸이 형성될 때까지 9개월 좀 넘게 엄마의 태반에 있다가 탄생되는 것이 순리인데 인간 배아의 복제라는 것은 여자의 난자 하나에 DNA를 집어넣어 생명체를 ‘창조’한다는 것이니까 정말로 인간들이 창조주의 고유영역을 범하는 것이 아닌가 라는 철학적 의문이 제기된다.
병을 고치기 위해 환자의 건강한 세포로부터 배아를 복제한 다음 배아의 줄기세포를 끄집어내서 그 환자의 망가진 기관을 교정하는데 쓴다는 것이 소위 치료를 위한 복제 개념이다. 그런데 그 다음 줄기세포가 제거된 배아는 어찌되는가. 한마디로 폐기된다. 즉 그렇게 해서 만들어진 배아가 세포분열과 증식을 계속하는 생명체라면 그 생명체의 ‘목숨’을 끊어버리는 것이 된다.
나치 독일과 일본이 산 사람을 배 가르고 얼려 죽이는 등 끔찍한 생체실험을 했기에 천인이 공노할 반인류 범죄를 저질렀다. 최근에 공개된 일본군의 만주에서의 생체실험 사진 하나는 너무나도 끔찍하다. 산채로 배를 갈라 내장이 다 노출된 그 불쌍한 희생자는 너무나도 고통스러웠던지 두 눈알이 모두 튀어나온 목불인견의 모습이었다. 인간 배아가 말을 하거나 통증을 느끼거나 하는 것은 아닌지도 모른다. 아니 그것이 생명체라면 적어도 통증은 느끼지 않을까. 창조주가 계시다면 인간들의 창조영역 침범에 개입하실 때가 되지 않았는지.
황 교수의 보도된 인품에 대해서는 존경이 가면서도 그의 연구에 대해서는 의구심을 떨칠 수 없는 어정쩡한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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