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카고 총영사관이 열린음악회, 문화회관등 한인사회 사업과 한글교육, 평통 운영, 한인 사회 참여에 보다 실질적이고 적극적이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한국 문화 전파에 큰 역할을 하는 한글 교육의 경우 조금씩 예산이 증액되지만 아직 경제적인 지원은 턱없이 부족한 상황으로 미주 일부 지역에서는 중, 고등학교 한국어반 폐지가 잇따르고 있다. 시카고의 경우에는 글렌브룩사우스 고등학교(GBS)가 제2외국어로 한국어를 여유 있게 제치고 일본어가 추가로 채택됐다.
GBS의 일본어 채택에 대해 차광순 시카고한국교육원장은 “학생과 학부모들이 한국어반 개설을 위해 요구를 해야하지만 이 점이 부족하고 일본 출신이 아닌 학생들이 일본어를 요구한 것은 국력의 차이로 생각한다”고 안타까움을 전했다. 반면 이 일을 진행했던 추진위원장은 언론 보도 당일에도 사실을 잘 모르는 듯 “아직까지 학교측에서 특별한 대답을 받지 못해 한국어를 제2외국어로 추진하는 문제는 중단된 상태”라는 모호한 답변만 해 사업 추진이 체계적이지 못했던 인상을 남겼다.
한인들은 “이번 일본어 채택에서 일본 출생 이외 학생들의 일본어 선호도가 높은 것은 일본에 비해 한국의 문화 홍보력, 추진방법 등이 낮은 수준임을 나타낸 것 중의 하나”라며 “물론 일본과 국력의 차이가 있지만 적은 예산이라도 학교 교장을 한국에 한번 초청하고 마는 등 형식적인 일보다 질 좋은 한국 문화 전파 노력 등 참신한 기획이 필요하다”고 의견을 전했다.
추 총영사 부임 이후 특히 강조되는 문화사업은 한인들의 긍정적인 평가를 받는 부분으로 총영사관은 지난해 6월 오천년 공연을 마련, 수익금 1만여달러를 한인회에 문화회관 건립 기금으로 전달했고 한국 영화 상영, 열린음악회 개최 협조 등 활발한 활동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지난해 오천년 공연은 일부 한인들을 제외하고는 “내용은 수준 이하”라는 평이며 한국 영화는 좋은 작품이지만 너무 오래된 영화 일색으로 한인들은 “총영사관이라고 해서 점잖고 전통적인 문화행사만 준비할 것이 아니라 시카고에 맞는 공연, 2세들도 즐기는 문화 행사를 마련했으면 한다”는 의견을 내놓기도 했다. <2면에 계속·홍성용기자>
요즘 한인사회 핫 이슈인 열린 음악회와 문화회관 건립도 총영사관에서 적극적인 협조를 보이고 있지만 실질적인 도움은 없는 현실이다.
LA, 뉴욕의 경우 한국 정부에서 문화원을 설립한지 오래 됐으며 이에 비해 시카고는 미국 3대도시임에도 불구하고 총영사관이 문화원 유치를 시도해 본 적이 없다.
일부 한인들은 “열린음악회 개최나 문화회관 건립을 위해 총영사관이 무슨 일을 할 수 있겠느냐 총영사관을 탓 할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는 반응과 함께 “총영사관이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고 한국 정부에 강력히 건의를 하지 않는 등 가만히 앉아 있어 추진되는 것이 없다”며 “열린음악회는 추규호 총영사가 재임 중 그냥 실적하나 챙기려는 의도가 있는 것 아니냐”고 말하는 이도 있다.
대부분의 한인들은 한국정부가 지원하는 것이 당연하다는 생각은 마찬가지로 “몇 번 총영사관에 요청을 해도 한국정부에서 반응이 없으면 우리가 직접 문화회관을 건립하고 한국에 IMF가 오건 수재가 나건 어떻게 되건 시카고 동포들은 신경 쓰지 않겠다”고 목청을 높힌다.
통계에 의하면 매년 5억달러 규모의 돈이 한국으로 송금되고 시카고도 예외없이 한인들은 수재의연금, 불우이웃돕기 등 일이 있을 때마다 한국에 성금을 하는 등 한국에 대한 많은 애정과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
이에 반해 시카고는 한국정부의 관심 밖이라고 한인들은 인식하고 한인사회의 숙원인 문화회관 이야기가 나올 때마다 LA, 뉴욕의 문화원과 비교해 총영사관과 한국정부의 무관심에 대해 불만을 털어놓는다.
미국 내 외국 주재 공관 중 숫자가 많기로 한국이 첫 번째 두 번째로 꼽히는 등 많은 총영사관이 산재돼 있고 일부 한인은 총영사관이 외교부직원 일자리 주는 곳처럼 보인다고 지적, 여러 기업들도 규모를 줄이고 조직을 개선하는데 비행기로 1,2시간 거리에 붙어있는 총영사관들은 진단을 통해 출장소등 작은 단위로 축소시킨다면 미국 각지에 문화원을 건립하는 것은 훨씬 쉬워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인회 관계자는 “왠지 모르지만 이곳 총영사관은 본국 정부에 건의조차 시원하게 하지 못하는 것 같다. 구두상으로 후원을 약속하지만 지금까지 나온 결과물은 없는 상황으로 LA, 뉴욕에 비해 시카고는 한인사회에 대한 지원이 없다고 봐야 한다”며 “만약 한인사회에서 50만달러가 모아지면 한국 정부는 매칭 펀드로 5백만달러를 내놓아야 마땅하다”고 말했다.
시카고의 한 한인은 “요즘 한국 소식을 들을 때마다 정치권에서는 몇억원이 과자값처럼 굴러다니고 누구는 향토 장학금으로 몇억을 모았다는데 한국에서 쓸데없이 굴러다니는 돈의 10분지 1이라도 해외에 문화 전파를 하고 지리상으로 미국 중심부에 위치한 시카고에 문화회관을 만든다면 동포도 좋고 한국 정부에도 좋은 일 아니냐”며 꼬집었다.
이외에도 평통과 총영사관의 한인사회 참여에 대해 한인들은 다양한 의견을 표출했다.
뉴욕의 경우 평통이 이 달에 ‘북한 아동 분유 보내기’ 기금 모금을 총영사관과 함께 준비하는 등 타주에서는 활동을 펼치고 있다. 한인들은 시카고 평통은 밥만 먹는 평통에서 벗어나고 ‘조직도 안 쓰면 동맥경화증에 걸린다’는 것을 항상 생각해 총영사관이 보다 적극적이고 실질적인 조직 활용을 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영사들의 효율적인 한인사회 참여 요구 목소리도 높아 한국내 외국인 소유 부동산의 태반이 미주 동포 소유로 한인들은 관계 법령에 관심이 많다. 이들은 경제 담당 영사의 경우 한국 부동산등 경제에 대한 공부가 많이 필요하고 이에 대한 정보를 한인사회에 알려주길 바란다는 의견을 전했다. 일부 한인들은 한국 병역법에 대한 관심이 높아 담당 영사가 상세하고 정확한 상식을 주기적으로 전해달라고 요청했다.
이를 위해 당장 공관 이전은 어렵지만 영사들이 시카고 다운타운 사무실에만 있지 말고 일주일에 1,2회씩 한인회 사무실에 상주하며 한인들과 가까워지는 시간을 갖는 방안을 내놓는다. 또한 영사가 한번 오면, 이사하는데 1년, 길 익히는데 1년, 갈 준비하는데 1년인 3년 임기가 너무 짧다고 지적 현실적인 근무기간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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