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범수 목사
<워싱턴 동산교회, MD>
우리가 자랄 때 어른들이 가끔씩 놀리는 말로 너는 돌다리 밑에서 주어다가 키웠다 라고 하는 말을 듣곤 했다. 그 말을 들으며 자신이 어디서 왔는지 그리고 어디로 가야하는지 처음으로 고민했던 기억이 난다. 그렇지 않을 것이라고 하면서도 그럴 것이라는 생각에 휩싸이는 것은 자기가 누구인가 하는 것을 끊임없이 물어볼 수밖에 없는 사람의 자기 인식 때문이다.
내가 누구이며, 무엇을 위해 살아가야 하는가 하는 것은 이 세상을 마지막 이별하는 그 순간까지 계속 될 것이다. 많은 세월의 흐름 속에서 이런 질문은 계속 되고 있다. 그 세월들은 때로는 분으로, 시간으로 다가와 계속 우리에게 손짓하며 내가 누구인가에 관해서 속삭이며, 손짓하며, 아니면 증기 기관차가 지나가듯이 고함을 치며 빠르게 지나가고 있다. 그 때마다 귀기울일 여유가 없이 그 때 하고 있는 일에 너무 열중하거나 집착하여 그 소리를 무시할 때가 많다.
강아지 눈에는 뭐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하는 것처럼 사람은 자기가 제일 관심 있는 분야에 눈을 돌리게 된다. 사랑에 빠지면 사랑에 취하고, 일에 잠기면 일에 매이고, 그리고 돈에 중독되며 돈에 마취가 되고 만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재물과 권력, 그리고 감정 등에 이끌리어 살아가고 있다. 그것도 나쁜 것은 아니지만 마치 공을 차고 있는 선수에게 왜 공을 차느냐고 물을 때 “관중의 환호를 받으려고요” 라고 말하는 것과 같을 것이다. 푸른 잔디 위에서 공을 차는 것이 단순한 인기와 영화를 위한 것이라면 분명 목적이 잘못된 것이다. 무엇을 하든지 인생의 목적은 순수하고, 정직하고, 그리고 자기의 유익보다는 남의 유익을 구하는 것이 되어야 한다.
인생의 시간의 연료는 지금도 타면서 소모되고 있다. 인생의 시간이 영원하다면 그렇게 초조해하면서 초시계를 들여다보듯 긴장하지 않아도 될 것이다. 천년 동안 편히 놀고 쉬다가 천년 일하면 되고, 그러다가 만년 쉬고 하면 된다. 그러나 인생은 마치 농구 경기에서 3초를 남겨놓고 마지막 슛 찬스에서 역전의 기회를 노리는 것과 같을 정도로 긴장할 수밖에 없는 처절한 경기이고, 싸움이다. 그러기에 지나친 여유는 자기에 대한 태만이 될 수 있고, 불필요한 것에 몰입은 자기를 망각할 수 있는 기회가 된다. 그러기에 지금 내가 살고 있는 그 이유와 목적을 바로 아는 것이 필요하다.
성경은 말씀한다. “하나님이 모든 것을 지으시되 때를 따라 아름답게 하셨고, 또 사람에게 영원을 사모하는 마음을 주셨느니라”(전도서3:11)
내가 왜 살아야 하는 것인가에 대한 인생 목적이 있어야 한다. 지금 내가 타고 있는 인생의 시간이 언젠가 곧 끝나게 될 것인가에 대한 문제를 안다면 그 문제에 대한 해답은 반드시 나와야 하고, 또 해답은 있는 것이다. 만일 내가 내려야 한다면 다른 것을 타야 한다. 침몰하는 배 위에 그대로 머물면 곧 바다 밑으로 내려 갈 것이다. 그것을 보면서 가만히 있는 사람은 어리석은 사람이다. 살기 위해서는 선택해야 한다. 동굴의 벽을 보면서 동굴 벽에 비치는 그림자가 이 세상의 모습이며, 실상이고 말하는 사람은 희미한 지식을 가진 것이다. 우매한 현자라고 할 것이다. 아무리 스스로 지혜롭다고 하여도 어리석은 사람이라고 평가가 될 것이다. 그 사람에게 밖의 자연의 아름다움과 실상을 말한다면 쉽게 설득을 당하지 않을 것이다. 그가 알고 있는 지식의 한계가 얼마나 짧고 무지한가를 나중에 알게 될 것이다.
버트란드 러셀이 “신이 있다고 가정하지 않는 한 삶의 목적에 대한 질문은 무의미하다”라고 한 말처럼 결국 인생의 목적이 어디 있는가를 바로 깨닫는 사람이 목적 있는 삶의 경주를 달리는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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