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역사 지닌 뉴욕한인사회 소중한 연례행사
참가 학생 실력도 동화 구연 뛰어넘어 배우 수준
한인 정체성. 가족애 소중함 배우는 계기 되기도
지난 20년간 어김없이 노란 개나리와 함께 봄을 맞이하는 한인사회 어린이들의 뜻깊은 행사가 롱아일랜드에서 열리고 있다.
롱아일랜드 한인교회(담임목사 안중식)가 매년 개최해오고 있는 미 동북부지역 한국어 동화대회는 이제 명실공히 뉴욕 한인사회의 소중한 연례행사로 뿌리내렸다.
지난 20년간 동화대회에 애정을 갖고 행사를 홍보해오고 있는 안중식 목사에 따르면 이 동화대회는 현재의 롱아일랜드 한인교회가 70년대 중반 브루클린에 위치해 있을 당시 학생들이 한국 동요를 배우면서 시작됐다.
그때 학생 200여명에게 한국 동요를 가르쳤는데 반응이 상당히 좋았어요. 노래를 통해 한국어를 가르치니까 효과가 엄청났어요. 학생들도 재미있어 하구요. 그래서 생각해낸 것이 동화대회였죠.
첫 수년간은 교회 한국학교의 교내 행사로 개최됐지만 이제는 미 동북부지역의 대표적인 동화대회로 자리잡았다.대회의 참가하는 학생들의 실력도 이제는 단순한 학생들의 동화 구연 수준을 뛰어넘어 웬만한 배우 수준에 달하고 있다.
학생들의 발음과 표현력, 소재선택 등이 한국의 학생들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뛰어나다는 평가를 얻고 있다.2년전 18회 대회때 대상을 차지한 조원희(사랑한국학교 1학년)양 경우, 전래동화 대신 현실에 와 닿는 이산가족 문제를 다룬 점과 정확한 한국어 발음, 할머니·아들·손녀의 목소리를 다양하게 흉내내 동화로서의 입체감을 살린 점등이 높이 평가돼 최고의 영예를 안은 바 있다.
해가 거듭할수록 참가자 중 미국에서 태어난 어린이들이 많다는 점도 대회의 의미를 더욱 깊게 하고 있다. 제18회 대회에는 참가자 37명 중 미국에서 태어난 어린이가 31명(83.78%)이나 됐다.
최근 대회에서 심사총평을 맡은 재미한인학교동북부지역협의회(NAKS) 이광호 회장은 학생들이 전래동화 보다는 창작동화 내지 일상생활에서 느낀 점을 구연하는 등 소재의 폭이 날로 넓어지는 바람직한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며 교육자로서 흐뭇함을 감추지 못했다.
안 목사는 동화대회는 한인 2세들에게 우리의 얼과 가치관을 심어준다는 소중한 목적외에도 부모와 자녀가 함께 준비하며 튼튼한 한인사회 가정을 이룩하는데도 기여하고 있다고 밝혔다.
학생들이 동화를 외우고 발표 준비를 하며 아빠, 엄마, 할머니, 할아버지에게 도움을 받는 경험이야말로 훗날 학생들에게 그 무엇보다 값지고 소중한 추억이 될 수 있지 않겠습니까?
제20회 미 동북부지역 한국어 동화대회는 오는 3월6일 오전 11시 플러싱 금강산 연회장에서 열린다. 참가대상은 5세에서 고등학생까지이며 부문은 초등부와 유년부로 나눠진다. 시상내역은 대상, 금상, 은상, 동상, 장려상 등이다.
■ 인터뷰 ‘롱아일랜드 한인교회 안중식 목사’
올해로 20회째를 맞고 있는 롱아일랜드 한인교회 주최 ‘미동북부지역 한국어 동화대회’는 자라나는 한인 1.5세와 2세들에게 한국인의 얼과 정체성을 심어주는 중요한 행사로 자리매김 하고 있다.
행사의 주최측인 롱아일랜드 한인교회 안중식 목사는 학생들이 동요를 통해 한국어를 습득하는데 아이디어를 얻어 시작된 동화대회가 세월이 흐르면서 한인사회에 뿌리를 내리게 돼 기쁘고 보람을 느끼지만 한편으로는 관심과 호응이 수그러드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동화대회가 개최된 뒤 첫 10년간은 뉴욕과 뉴저지는 물론, 미 동북부 지역에서 상당히 많은 한국학교 학생들이 참가했지만 지난 수년간은 참가 학생수가 줄었습니다. 안 목사는 참가 학생수가 줄어든데 대한 이유로 몇 가지 요인을 들었다.
첫째 이유는 부모들의 바쁜 이민생활과 더불어 예년에 비해 상당한 시간과 노력을 필요로 하는 자녀들의 학업생활로 동화 외우는데 할애할 수 있는 시간이 줄었기 때문입니다.
안 목사는 또한 초창기 한인 이민사회에는 동화를 잘 ‘외우기만’ 하면 됐지만 이제는 동화 구연이 하나의 예술로 승화했다며 주제와 발음은 물론, 연기 실력까지도 겸비해야 되는 재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미 주류사회에도 한국문화를 알리기 위해 애쓰고 있는 안 목사는 커뮤니티에 한국문화를 효율적으로 알리기 위해서는 학부모들의 적극적인 참여 의식이 필요하다며 생계에 바쁘더라도 자녀들의 뿌리 교육에 관심을 써줄 것을 학부모들에게 당부했다.
<정지원 기자>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