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원서 제출 뒤 입학사정관 e-메일
정기적 전화 걸어 자신 보충설명
해당 대학 진학 희망 적극 표명해야
이맘때면 대다수의 고교 졸업반 학생들은 이미 대학입학 원서를 모두 접수시키고도 남을 시기. 하지만 원서 발송을 마쳤다고 대입 준비가 모두 끝난 것은 아니다. 지금부터가 원하는 대학의 합격여부를 가늠할 수 있을 만큼 중요할 수도 있다. 최근 대학마다 입학신청자의 지원의사 정도를 주요 입학심사 기준의 하나로 고려하는 경향이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제 대학 진학도 새로운 마케팅 전략이 필요할 때이다. 원서만 접수시키고 대학이 알아서 합격 통보를 보내주길 기다리는 수동적인 자세보다는 보다 적극적으로 자신을 알리는 홍보 마케팅을 벌이는 것이 대입 경쟁에서 점차 중요시되고 있다.
우수 명문대학일수록 입학신청서를 제출하는 지원자들의 실력은 대동소이해 사실상 대학도 합격, 불합격여부를 판단 짓기 어려운 경우가 상당하다. 실제로 미 최고의 명문 하버드 대학 경우 2003~04학년도 지원자 2만986명 가운데 고교 수석 졸업자만 3,100명, SAT I 대학입학시험에서 1,400점 이상을 기록한 학생도 56%에 달한다.
MIT 역시 동기간 1만664명이 지원했고 이 가운데 고교 수석 졸업생은 전체의 46%, SAT I 시험에서 1,600점 만점을 기록한 학생도 150명을 차지하고 있다.
이처럼 우수한 학업성적은 대학입학 지원자가 기본적으로 갖춰야 하는 최소 조건으로 간주되고 있다. 때문에 대학입학 경쟁에서 살아남는 새로운 생존 전략 중 하나가 바로 입학사정관들에게 보다 적극적으로 자신을 각인 시키는 것이고 또한 대학도 점차 이를 반기는 분위기가 만연하다.
특히 입학지원서를 제출한 뒤 입학사정관에게 e-메일을 띄우고, 정기적으로 전화를 걸어 자신에 대해 미처 알려주지 못한 부분을 보충하는가 하면 얼마나 자신이 해당 대학에 진학을 희망하고 있는지를 적극적으로 알리는 것이 필요하다. 물론 학교에서 개최하는 입학설명회, 오픈 하우스, 캠퍼스 방문, 대학의 홈페이지 회원 등록도 필수.
전국대학진학상담협회(NACAC)가 전국 595개 대학의 입학심사국 관계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56%의 대학은 입학신청자의 지원의사가 얼마나 진지한지 여부에 상당한 비중을 두고 합격 여부를 결정짓고 있다고 응답했다. 또 30%의 대학도 입학신청자가 진학하고자 하는 진지성 여부를 어느 정도 고려하고 있다고 답했고 26%도 제한적으로 이를 감안해 합격여부를 결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전체 지원자 가운데 합격자 비율이 50% 미만인 경쟁력 있는 대학 가운데 16%도 이를 아주 중요한 합격 결정 기준으로 삼고 있다고 답했다. 이는 합격 통보를 받더라도 실제로 얼마나 많은 지원자가 해당 대학에 최종 등록하게 될지 대학으로서는 가늠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최근 대학간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어 입학신청자가 안정권 대학에 지원한 것인지 아니면 실제로 해당 대학에 진학하길 진실로 원해서 신청서를 접수한 것인지 여부를 제출된 서류만으로는 정확히 판단하기 힘들기 때문이라는 점도 한몫하고 있다.
때문에 신청서만 접수한 뒤 소극적 태도를 보이는 학생들에 대한 대학의 입장은 `아마도 해당 대학에 진학할 뜻이 약한 것’으로 풀이될 수 있고, 이에 따라 이런 학생들에게는 대부분 합격연기 또는 불합격 통보를 발송하는 반면, 합격될 경우 등록이 거의 확실시되는 학생들을 위주로 우선 선발하는 경향이 두드러지고 있는 것.
한 예로 에모리 대학 경우 대학 당국은 입학신청자들에게 각자 대학에 진학하고자 하는 의사를 강력히 표현하는 방법으로 대학 관계자들과 자주 연락을 주고받을 것을 요구하고 있다.
특히 칼리지 페어에 참석해 관계자들을 만나본 적은 있는지, 에모리 대학을 소개하는 비디오를 시청한 적이 있는지, 입학설명회에는 참석했었는지, 캠퍼스는 방문한 적이 있는지 등을 하나하나 세심히 살피는 것은 물론 입학신청서에는 왜 에모리 대학이 자신이 진학해야 할 대학이라고 생각하는지 등을 확실히 밝혀줄 것을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에모리 대학은 물론, 대다수의 대학마다 칼리지 페어나 입학설명회 등을 실시할 때 참석자들에게 일정 양식을 나눠주고 방문 기록을 남기도록 하고 있다. 훗날 대학에 진학하게 되는 예비신입생들의 기록을 정확히 추적하기 위한 목적을 갖고 있다.
이러한 대학들은 학생 자신이 관심과 열정을 갖고 진학을 희망하는 학교에 합격하게 되었을 때에만 성공적인 대학생활을 할 수 있다는 나름대로의 믿음이 작용하고 있다. 따라서 자신이 진심으로 진학하길 희망하는 대학일수록, 또 입학신청서를 접수한 대학이라면 반드시 1회 이상 캠퍼스를 방문해 입학심사국 관계자들과 만남을 갖는 것이 좋다.
또 입학설명회나 칼리지 페어에 참가할 때에도 질의응답 시간을 활용, 대담하게 공개적인 질문을 던지는 것 역시 대학관계자들에게 자신을 드러내 보이는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
한편 일부 대학에서는 입학신청자의 지원의사가 얼마나 진지한지를 가늠하는 기준이 모호하다며 이는 바람직하지 않은 경향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또한 일부 고등학교 카운셀러들도 재정형편이 어려운 학생들 경우 지원한 대학을 일일이 방문하는 것 자체가 경제적으로 큰 부담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수험생들에게 또 다른 짐만 지워줄 뿐이라며 비판하고 있다.
하지만 전반적으로 대학입학 경쟁은 치열해지고 있고 대학도 신입생 선발에 신중을 기하기 위해 나름대로 새로운 돌파구를 찾아야 하는 만큼 앞으로 입학신청자의 지원의사 정도는 입학심사에서 더욱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
<이정은 기자> juliannelee@koreatimes.com
■ 미 대학이 입학심사 시 고려하는 주요 기준의 반영률
대학진학에 대비한 고교교과목 수강 및 성적 89%
대학입학 표준 시험(SAT 또는 ACT) 86%
전체 학과목 평점(GPA) 85%
교내 석차 68%
에세이 또는 작문 견본 58%
카운셀러 추천서 59%
교사 추천서 57%
특별활동 또는 과외활동 47%
면접 36%
입학신청자의 진지한 지원의사 30%
SAT II 및 AP 등 과목별 시험 성적 25%
주별 고교졸업 표준시험 성적 18%
인종/출신국가 19%
학비지불 능력 8%
지역 거주민 여부 8%
■대학 경쟁력에 따른 입학신청자의 지원의사 반영 비율
합격자가 지원자의 50% 미만인 대학 16%
지원자의 50~70%가 합격하는 대학 6%
71~85%인 대학 7%
85% 이상이 합격하는 대학 5%
<자료제공: NACA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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