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셸 위가 18번홀에서 버디펏이 홀컵옆에 멈춰서자 아쉬워하고 있다.
PGA 투어 소니오픈 1R
’버디 3, 보기 5개로 2오버파 72타 공동 105위.’
9학년생 소녀 미셸 위(14)가 PGA투어 소니오픈(총상금 480만달러)에 출전해 받아온 첫 날 성적표다. 본인의 욕심에는 못 미칠지 몰라도 성인남자프로, 그것도 세계최고수준인 PGA투어대회에서 14살 소녀가 거둔 성적으로는 눈부신 것이다. 비록 순위가 100위권 밖으로 밀려있어 2라운드에서 최소 2∼3언더파를 치지 않는 한 컷 통과는 힘들어졌지만 세계 최고의 무대에서 보여준 위양의 플레이는 성적에 관계없이 그녀의 무한한 잠재력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줬다.
15일 하와이 호놀룰루의 와이알레이 컨트리클럽(파70·7,060야드)에서 벌어진 대회 1라운드에서 위양은 유일한 홍일점이자 PGA투어 역사상 최연소 선수로 단연 화제의 중심이었다. 하지만 막상 경기가 시작되자 앳된 얼굴만 아니라면 그녀는 PGA프로들과 전혀 구별이 되지 않았다. 라운딩 파트너들보다 드라이브 티샷은 더 멀리 나갔고 많이 나오리라 예상됐던 아마추어다운 실수도 거의 없었다. 한편 72타의 성적은 이날 7언더파 63타의 맹타를 휘두른 단독선두 카를로스 프랭코와는 9타차로 상당한 거리가 있으나 대부분 선수들이 이븐파 주위에 몰려 있고 현재 컷오프선인 공동 59위 그룹(70타)에 불과 2타 뒤져있어 컷 통과의 희망은 아직 남아있다.
10번홀부터 출발한 미셸 위는 3번우드로 페어웨이 한복판에 볼을 안착시키며 힘차게 출발했고 3번째 홀인 파4 12번홀(446야드)에서 10피트 버디펏을 성공시켜 생애 첫 PGA 버디를 낚아 1언더파로 내려갔다. 하지만 기쁨도 잠시. 바로 다음홀에서 세컨샷을 그린 사이드 벙커에 빠뜨린 뒤 2타만에 볼을 그린에 올려 첫 보기를 범하며 제자리 복귀했고 다음 홀(14번)에서도 어프로치샷을 벙커에 집어넣은 뒤 약 7피트 거리의 파펏을 미스, 2연속 보기를 범하고 말았다. 나머지 홀을 파로 막아 전반을 1오버파로 마친 위양은 후반 첫 홀인 1번홀(파4)에서 보기로 다시 1타를 잃었고 5번홀에서 4피트짜리 숏 파 퍼팅을 놓쳐 3오버파까지 내려가며 순위에서 미끄럼틀을 타는 듯 했다. 하지만 6번홀에서 25피트 버디펏을 성공시켜 내리막행에 제동을 걸었고 7번홀에서 8피트 파펏이 홀컵을 돌고 나와 다시 보기를 범했으나 마지막 9번홀에서 10피트 버디펏을 집어넣어 이를 만회하고 기분 좋게 라운드를 마쳤다.
위양은 경기 후 오늘처럼 플레이하고 퍼팅 두 세 개만 더 들어가 준다면 컷 통과가 가능하다면서 내일은 언더파를 칠 수 있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그녀는 또 물론 우승하려면 더 열심히 훈련해야겠지만 일단 여기(PGA투어)에서 뛸 수 있다는 것을 배웠다면서 오늘 단 한 번도 내가 못 나올 곳에 온 것 같은 느낌이 들지 않았다고 기염을 토했다. 위양의 72타는 지난해 PGA 챔피언 숀 머킬을 비롯, 탐 레이먼, 제프 슬루만 등 전 메이저 챔피언들과 같았고 베테랑 스캇 호크와 탑 신예 애덤 스캇(이상 73타)보다는 1타 앞서는 성적이었다.
ESPN 골프 해설가 앤디 노스 관전평
’오이처럼 쿨(Cool)했다.
US오픈 2회 우승자로 ESPN 골프해설자인 앤디 노스는 위양의 플레이를 이처럼 평했다. 어른들을 상대로 한 경기에서 멋진 샷을 보이며 14살짜리 아마추어 소녀라고는 믿어지지 않는 빼어난 플레이를 했다는 것. 단지 어프로치샷한 볼이 홀에서 평균 40피트 이상 거리에 떨어져 버디 찬스가 별로 없었던 점을 가장 큰 문제로 지적했다. 컷을 통과하려면 2라운드에서 최소 67타를 쳐야하는데 그러려면 핀을 향해 보다 공격적인 플레이를 할 필요가 있다는 것. 위양은 경기 후 만약 주말 라운드에 나간다면 모든 샷을 플랙을 노리고 칠 것이라고 밝혔으나 계획을 하루 앞당기지 않을 수 없게 됐다. 노스는 또 첫날 날씨조건이 완벽했으나 16일 2라운드에서 위양이 티오프할 시간(현지시간 오후 1시24분)에는 바닷바람이 불어올 것이 예상돼 위양이 이를 어떻게 극복할지가 과제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5언더파 65타를 쳐 선두 카를로스 프랭코에 이어 단독 2위로 나선 예스퍼 파네빅은 경기 후 오늘 목표는 그녀(위양)를 꺾는 것이었다면서 익살스럽게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파네빅은 또 위양의 나이와 경험을 고려할 때 이날 위양의 성적이 아니카 소렌스탐의 콜로니얼 성적보다 100배 더 놀라운 일이라고 감탄했다.
PGA 투어 소니오픈 이모저모
◎…미셸 위는 이날 드라이브 평균 거리 278야드를 기록, 출전선수 가운데 공동 88위를 기록했다. PGA투어 웹사이트는 오후까지 그녀의 평균 드라이브를 랭킹 2위에 해당되는 325.5야드로 올렸으나 밤늦게 이를 정정했다. 이날 위양의 드라이브 가운데 2개는 300야드를 훌쩍 넘긴 것으로 알려졌다.
◎…위양의 그룹은 이날 3,000여명의 갤러리에 둘러싸여 챔피언조처럼 경기를 했다. 함께 경기한 크렉 바우덴이 타이거 우즈가 여기 있는 줄 몰랐네라고 농담할 정도. 반면 이날 단독선두로 나선 카를로스 프랭코와 2위 예스퍼 파네빅 등은 지켜보는 사람이 거의 없이 적적하게 라운드를 해 이날의 스타가 누구였는지를 확실하게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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