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주일 전 우리교회 유치부 조셉이 여섯 살이 되었다. 자랑스러워하는 작은 조셉에게 “몇 살?”하고 나는 물었다. “여섯 살” 하면서 조셉은 두 손을 들어 자기 나이를 보여주었다. 조셉이 왼손 다섯 손가락과 오른손엄지손가락을 드는 것이 눈에 띈 것은, 보통 미국아이들은 엄지손가락 대신 검지손가락을 들었을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들의 대화를 듣고 있던 조셉에게 나는 다시 몇 살이냐고 물었다. 조셉은 미국아이들처럼 여섯 손가락을 들어 보였다--오른 손 엄지손가락 대신에 검지손가락을 들었다.
한인친구와 이 차이점에 대해서 대화를 나누었다. 친구는 “하나, 둘...” 하면서 그의 오른손 엄지손가락으로 시작하여 차례차례 손가락을 안으로 굽혔다. 같은 손으로 굽혔던 새끼손가락을 올리면서 “여섯, 일곱...열” 하며 세었다. 손가락을 다시 굽히면서 “열 하나, 열 둘..스물” 하면서 계속 세었다. 나는 검지손가락으로 시작하여 “하나, 둘 “하며 손가락을 오리면서 세었다.
한인 친구에게 “야구 할 때, 엄파이어가 쓰리 스타라이크를 어떻게 세는가?”, “스트라이크 “원” 하며 엄지손가락을 드는가?” 궁금하여 연달아 질문을 던지는 나에게 그는 웃으면서 “아니요, 미국식으로 검지 손가락을 올리고 그 다음 셋째 손가락, 넷째 손가락을 올린다면서 엄파이어 흉내를 내었다. “왜 그렇지요? 엄파이어도 한국사람인데”. “그렇지만 야구는 미국 게임이기 때문에 미국식으로 세는 거지요” 하며 웃는다.
문화에 따라 제스처도 다른 의미로 사용되는 것을 우리는 잘 안다. 오래 전 고등학교 다닐 때 문화 제스처에 대한 책을 재미있게 읽었던 기억이 난다. 머리를 흔드는 것에 대한 코멘트인데, 책의 저자에 의하면 세계 대부분의 사람들이 “예스” 할 때 고개를 위아래로 끄덕거리고 “노” 할 때는 좌우로 흔든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제스처가 단일화 된 것은 아니다. 우리들의 잠재의식 속에 깊이 잠겨있어, 보통 때는 생각지도 않고 하는 우리들의 제스처가 지구상의 많은 사람들에게 통하지 않는다.
어떤 손 제스처는 다른 문화권 사람들에게는 의미가 제한되어 있다. 미국사람들이 남을 “모욕” 하기 위하여 또는 “도전”하기 위하여 하는 손짓이 있다. 가운데 손가락을 들어 보이는 이러한 손짓을 “the bird” 또는 “flipping you off” 라고 한다.
1968년 1월 USS 프에블로호가 북한 원산 해변에서 납치되었다. 북한은 미 해군 군함이 미국 스파이라고 비난하며 체포하였다. 거의 일년도 넘게 프에블로 선원 82명은 북한에 포로로 잡혀 있었다.
포로로 잡힌 군인들은 심문을 당하면서 북한 땅을 침해하였다고 인정하며 사과하고 앞으로는 그런 일이 없을 것이라고 약속하며 자신들의 고백이 진심이라고 말하였다. 의기양양한 북한은 미군포로들의 사진을 선전하며 미군스파이 체포를 광고하였다.
하지만 포로로 잡힌 미군들이 마지막 웃음을 웃었다. 북한의 선전이 거짓임을 포로들은 손짓으로 전하였다. 선전용 사진마다 미군들은 카메라를 향하여 가운데 손가락을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북한공산당들은 미군 포로들이 손짓으로 그들을 모욕하는지도 모르고 포로들의 사진을 선전용으로 발표한 것이다.
물론 북한사람들에게 이러한 손짓 제스처가 눈에 띄지 않았을 리가 없다. 제스처에 대해 취조 당하자, 약삭빠른 미군들은 “하와이 사람들이 사용하는 행운 사인” 이라며 가운데 손가락을 들었다. 포로였던 한 사람은 그 당시를 회상하며 “손가락 제스처는 북한거짓선전을 반대하는 중요한 캠페인이었다. 카메라가 보이는 곳마다 손가락도 보였다.”라고 말했다.
다음에 어느 화난 미국사람이 당신에게 가운데 손가락을 올리면, 정중하게 “Hawaiian Good Luck Sign”을 보여준 것을 감사한다고 말하라.
<교육학 박사·목사>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