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콧시티를 관통하는 40번 도로(U.S.40)를 중심으로 한인타운이 형성되고 있다.
이 곳의 한인타운은 볼티모어 시내 찰스 스트릿 한인타운과 달리 한인 밀집 주거지역과 상권이 인접해 상호 의존하고 있어 발전 가능성이 더욱 크다.
-40번 도로 중심 100여 한인 업소 즐비
-메릴랜드서 학군좋아 인기, 이주자 계속 늘어
엘리콧시티에 한인상권이 형성된 것은 1999년 4월말 롯데플라자가 40번도로 선상 샤핑센터에 문을 열면서부터.
대형동양식품점과 함께 부속건물에 의류, 문구, 여행, 사진, 화장품, 비디오 등과 한식, 일식, 제과점 등이 들어서자 한인들이 모여들기 시작했고, 이에 한인들을 대상으로 하는 업소들이 속속 개업했다.
특히 2001년 8월 케이톤스빌에 한아름 동양식품점이 개업하고, 40번 도로 서쪽 베다니 40샤핑센터 등에 한인업소들의 입주가 늘어나면서 40번 도로의 한인 상권은 동쪽으로는 롤링로드에서 서쪽으로는 베다니 레인 너머까지 6.7마일 구간으로 확대됐다.
본보에서 발간한 2004년 업소록을 토대로 파악한 이 구간의 한인업소는 모두 60여개. 롯데와 한아름, 베세토 백화점 등 대형 업소를 비롯 안경점, 의류점, 제과점, PC방, 만화방, 골프센터, 꽃집, 자동차 정비소, 태권도장 등 업종도 다양하다.
여기에 의사, 한의원, 부동산, 보험, 융자, 변호사, 회계사 등의 사무실까지 포함할 경우 100여개로 늘어난다.
더구나 이는 한인들을 주대상으로 하는 곳만을 집계한 것이며, 한인이 운영하는 리커 스토어, 세탁소, 바, 일식당, 캔디샵, 주유소 등을 포함할 경우 그 수치는 훨씬 커진다.
한 한인 부동산 업자는 이제는 40번 도로 주위에 빈 사무실이나 상가가 나오면 임대나 매물을 가리지 않고 한인들이 몰려든다고 말했다.
이 지역에 한인상권이 형성되는데 대해 업주들은 과열 경쟁 등 폐해보다 한인 고객들을 유인하는 동인이 된다며 오히려 반기는 분위기이다. 소비자들 또한 한 곳에서 필요한 물품을 모두 구입할 수 있고, 업소들간의 ‘적당한’ 경쟁이 가격과 서비스에서 유리한 환경을 형성한다며 좋아하고 있다.
한아름 식품점의 심상봉 소장은 고객중 한인과 다른 인종과의 비율이 50:50이라고 전하며, 매출 또한 꾸준하게 신장되고 있다고 밝혔다.
심 소장은 한인상권이 형성되면서 원스톱 샤핑이 가능해져 고객이 늘어나는 이점이 있으며, 고객들도 더 이상 워싱턴까지 장을 보러가지 않아도 된다며 즐거운 반응을 보인다고 전했다.
물론 일부 소매업소들의 경우 대형 업체들의 진출이 반갑지 만은 않다.
최근 바로 곁에 지역 최초의 대형 한인백화점인 베세토백화점이 개업한 한아름내 팬시 용품점인 ‘화영이네’의 송 모씨는 오래 영업한 관계로 아직까지 타격은 없다면서도 특별 세일등 출혈 경쟁을 할 생각은 없지만 손님들에게 더 친절할 수밖에 없지 않겠느냐며 내심 불안을 내비쳤다.
롯데플라자내 의류점인 롯데뷰틱의 김점자씨 또한 아직까지 큰 타격은 나타나지 않고 있다면서도 물량을 늘리고, 고급화를 지향하며, 가격은 낮추게 될 것이라며 긴장을 감추지 못했다. 김씨는 한인상권이 형성되면서 한국 제품을 사용하지 않던 사람들도 찾아온다면서 불경기에 관계없이 매출이 꾸준하게 신장된 점이 이를 입증한다고 말했다.
엘리콧시티의 한인상권은 지역사회에 아시아 문화를 소개하는 홍보사절 역할도 톡톡히 하고 있다.
롯데 플라자의 박희주 과장은 카운티 정부에서도 지역에 아시아 문화를 전하고, 세수에도 기여하는 바가 크다며 감사패를 전해오는 등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롯데플라자나 한아름의 경우 지역 언론에서도 종종 소개하며, 일부 학교의 경우 견학까지 오는 문화 홍보원의 역할까지 하고 있다. 볼티모어선지는 지난 2월 24일자 메트로판에 케이톤스빌의 한아름 동양식품점이 미국인들에 아시안 문화와 맛을 전하고 있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이 지역 한인상권 형성의 가장 큰 기반은 한인들의 밀집 거주이다.
박 과장은 개업 이래 매년 10% 정도의 매출 신장 행진을 계속하고 있다면서 이는 한인들이 이 지역으로 계속 이주하고 있다는 증거라고 말했다.
한인들은 왜 엘리콧시티로 몰리는 걸까?
주 요인으로 좋은 학군, 볼티모어시와 워싱턴 DC 모두에 가까운 지정학적 이점, 안전한 주거 환경 등이 꼽힌다.
작년 10월 볼티모어시내 한인노인센터에서 엘리콧시티로 사무실을 옮긴 코리안 리소스 센터의 김병대 디렉터는 한인들을 위한 봉사기관이니 만큼 한인 밀집지역에 사무실을 내게 된 것이라며, 특히 학군 때문에 자녀 교육열이 유달리 높은 한인들이 지역에서 가장 집값 부담이 큰데도 불구하고 앞다투어 몰려든다고 말했다.
학군이 좋기로 소문나면서 요즘은 신규 이민자들이 대부분 엘리콧시티에 첫 둥지를 트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들은 대부분 40번 도로 인근의 ‘노르만디’, ‘타운 앤드 컨트리’, ‘플럼 트리’ 등의 아파트 단지에서 이민생활을 시작한다.
연방센서스국의 자료에 따르면 볼티모어시를 비롯 앤아룬델, 볼티모어, 하워드, 하포드 등 4개 카운티를 포함하는 볼티모어지역 한인인구는 1만7,344명. 이중 1/3에 해당하는 6,013명이 하워드카운티에 거주하며, 1990년대 이주자가 39.1%로 최다여서 최근 한인이 몰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중개업을 하는 김정자씨는 10년 전부터 엘리콧시티에 한인들이 모여들기 시작, 5-6년 전부터는 눈에 띠게 늘어났다면서 대개 엘리콧시티나 신흥 개발지역인 클락스빌의 35-40만달러 수준의 싱글하우스를 선호한다고 말했다.
김씨는 메릴랜드에서 가장 좋다는 학군과 지리적 위치 이외에 최근에는 집값 급상승에 따른 투자 가치 증대도 한 요인이 되고 있다면서 이 지역의 한인들은 대개 자영업자로 열심히 일해서 자녀들을 좋은 학교에 보내고 좋은 집에 사는 아메리칸 드림의 전형을 보여주는 게 아니냐고 반문했다.
<박기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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