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시, 이라크 전격 방문.
미국 언론은 28일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의 이라크 극비 방문을 사진과 함께 머리기사로 온통 채웠다.
이라크주둔 미군을 깜짝 놀라게 한 부시 이라크주둔 미군, 부시 방문에 경악 등의 제목으로 미 주요 신문은 1면 톱기사와 특집기사, 분석 및 반응 기사 등으로 부시 바그다드 방문을 크게 취급했다.
뉴스전문채널 CNN 등 미 주요 방송들도 부시 대통령의 이라크 방문이 알려진 시각부터 텍사스주 귀환까지 계속 속보로 부시 대통령의 이라크 현지 방문 및 일정을 잇따라 보도했다. 부시 대통령의 이라크 ‘깜짝 방문’ 뒷얘기도 쏟아져 나왔다.
부시 대통령은 추수감사절 연휴 국민의 이목과 여론의 초점을 한 몸에 모으는 데 크게 성공한 셈이다. 부시 대통령은 이라크 전격 방문으로 27일과 28일 통신과 신문 및 방송 등 미 여론매체를 거의 독점하다시피 했다.
부시 대통령의 이라크 방문은 철통보안 속에 전격적으로 그리고 극비리에 이뤄졌다는 점에서 그만큼 시너지(상승) 효과가 컸던 게 사실이다.
그러나 부시 대통령의 이번 이라크 방문을 둘러싼 여론 평가와 찬반 논란은 다양하게 엇갈렸다.
워싱턴 포스트, 워싱턴 타임스, USA 투데이 등 미 주요 언론들은 하나같이 부시 대통령의 이라크 전격 방문기사를 1면 머리와 주요 특집면에 싣고 부시 대통령이 군 용 점퍼 차림으로 추수감사절 식사를 병사들과 함께 하는 사진들을 크게 실었다.
미 언론의 논조는 부시 대통령의 이라크 방문은 이라크주둔 미군의 사기를 높이고 격려하기에 충분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워싱턴 포스트 등 일부 신문들은 부시 대통령이 해외주둔 미군의 열광적인 환호속에 전시지도자로서 위상을 높였지만 이를 계기로 미국의 강력한 대통령이자 국가의 상징적 지도자로서 자미매김했는지 여부를 판단하기에는 아직 이르다고 신중한 논조를 펼쳤다.
CNN 등 미국 방송 매체들도 부시 대통령이 이라크주둔 장병들앞에서 연설하며 눈물을 감추지 못한 장면을 방영, 부시 대통령의 방문이 군사기 직작에 크게 기여했다고 보도하면서도 여전히 이라크 정정은 불안하다고 전했다. 부시 대통령의 이라크 전격 방문과 이라크 전후상황은 별개라는 얘기다.
물론 야당인 민주당 대선 후보진영은 부시 대통령의 ‘깜짝 이라크 방문에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하는 모습이다. 그러나 민주당과 정계 반부시 일각에서는 부시 대통령의 이라크 전격 방문이 차기 대선을 겨냥한 선거용이라고 그 의미를 깎아내렸다.
로스앤젤레스 타임스도 부시 대통령의 극적인 이라크 방문이 2004년 대선의 정치적 명운을 가를지도 모르는 이라크 전후정책에 대한 그의 확고한 다짐을 과시하는데 기여했다고 평가했다. 그렇다 하더라도 부시 대통령의 이번 방문은 이라크 전후처리를 둘러싸고 야기된 국론 분열을 약화시키기는 커녕 오히려 고착시킬수 있다고 우려했다.
미 유일의 전국지 USA투데이는 한 예비역 공군장성의 말을 인용, 위험에는 보상이 따른다며 그것(부시 방문)은 미군과 미국민에게 신호를 보내고 있다고 전했으나 부시 대통령이 이라크 방문하는 데 소요된 약 30시간중 27시간을 상공(in the air)에서 보냈다고 여운을 남겼다.
그같은 논란속에 백악관은 부시 대통령의 이라크 방문과 동시에 백악관 웹사이트에 나는 미국민을 대신해 장병 여러분에게 메시지를 가지고 왔다는 내용의 부시 대통령의 현지 연설과 동정을 자세히 게재, 대국민홍보전에 들어갔다.
콘돌리자 라이스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등 부시 대통령의 참모진도 이날 ABC 방송 등 미 언론에 출연, 미군이 이라크에 주둔한 이후 아무 것도 달라진 게 없다는 주장은 진실과 거리가 멀다면서 부시 행정부의 이라크 전후정책을 적극 옹호하고 나섰다.
부시 대통령은 이날 새벽 공군1호기편으로 이라크 바그다드로부터 텍사스주 `서부 백악관’(크로퍼드 목장)으로 귀임했다. 부시 대통령의 이라크 방문에 대한 논란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부시 대통령은 그 득실을 저울질하며 연이은 정국주도권 장악에 부심하고 있는 모습이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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