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켓 40발중 29발 발사
저항세력 더욱 과감해져
하루 20-25회 공격 급증
5월1일후 미군 109명 사망
폴 울포위츠 미국 국방부 부장관을 비롯한 미군 관계자와 민간인들이 묵고 있던 이라크 바그다드 시내의 18층짜리 알-라시드 호텔이 26일 오 전 6시10분(한국시간 오후 12시10분) 최소한 6발의 로켓공격을 받았다고 미군 대변 인이 밝혔다. 미군은 로켓 공격 후 성명을 통해 미군 1명이 숨지고, 다른 미군 4명과 미군을지원하던 미국적 민간인 7명, 외국인 4명 등 15명이 부상했다고 발표했다.
한 미군 고위 관리는 프랑스 AFP 통신과의 회견에서 라시드 호텔에 모두 29발의로켓이 발사됐으며 16명의 부상자중 미군 1명이 사망했다고 전했다.
영국 로이터 통신도 한 미군 관리를 인용, 최대 15명이 부상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지만 이는 확인되지 않은 것이라고 밝혔다.
로켓 공격 당시 호텔내에 있다 무사히 호텔을 빠져나온 것으로 알려진 폴 울포위츠 부장관은 피신 직후 기자회견을 갖고 희생자들에 대한 깊은 위로를 표시했다.
국방부 제2인자인 그는 다소 상기된 표정으로 이날 공격을 테러 행위라고 규정하고 치고 빠지기식의 게릴라 공격을 하는 범죄자들이 있는 한 여기(이라크)에는 위험이 존속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지난 24일부터 3일간 일정으로 바그다드를 방문중인 그는 새롭고 자유로운 이라크의 현실을 받아들이길 거부하는 일부 사람들이 있다며 우리는 가차없이 그들을 추적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로이터 통신은 이 호텔 12층에 머물고 있던 울포위츠 부장관과 그의 일행은 이날 조찬 모임에 앞서 옷을 입고 있었으며 로켓 공격 후 검은 연기로 가득찬 계단을통해 호텔을 무사히 빠져나왔다고 보도했다.
라시드 호텔은 적어도 8개의 큰 구멍이 나고 건물 서쪽면에 위치한 20여개의 객실 유리창이 파손된 가운데 미군은 주변을 봉쇄하고 경계를 강화하고 있다.
특히 모두 18개층 중 5층과 8층은 가장 심각한 피해를 입은 것으로 알려졌으며호텔 전면은 파손된 유리창 밖으로 커튼이 휘날리는 모습이 목격됐다. 목격자들은 로켓 공격 당시 호텔내에 있던 미군들과 미 관리들은 잠옷과 반바지차림으로 호텔을 빠져 나갔다고 전했다.
로켓이 호텔로 발사되는 장면을 목격한 이라크 보안요원 다페르 자와드(28)는 휙하는 소리와 함께 한 발이 호텔 정면에 명중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목격자인 미군 병장 페드로 페레즈(28)는 발사된 로켓중 일부는 호텔 정면 출입문에 떨어졌다고증언했다.
AFP 통신과의 회견에서 이날 호텔에 총 29발의 로켓이 발사됐다고 밝힌 미군 고위 관리는 모두 40발의 로켓중 29발이 발사되고 11발이 사제 로켓 발사대에 장전된채 남아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발사된 29발의 로켓 중 몇 발이 호텔에 명중했는지에 대한 언급은 하지 않은채 구경 85㎜와 68㎜ 등 두 종류의 미사일이 발사됐다며 보통 85㎜짜리는 지대공으로, 68㎜짜리는 헬기에서 발사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사제 로켓 발사대는 발전기처럼 위장, 트레일러로 호텔 400m내 지점에옮겨졌다며 테러범들은 시한 장치를 이용, 호텔뒤 공원에 주차한 트레일러에서 3-5분 간격으로 로켓을 발사했다고 주장했다.
앞서 미국은 25일 이슬람 과격주의자들이 서방인들이 자주 찾는 바그다드 시내한 호텔에 차량을 이용한 자살공격 등 테러를 꾸미고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이날 공격은 미군이 라마단 금식월에 맞춰 지난 4월 바그다드 함락 이후부터 내렸던 야간 통행금지를 해제한 지 하루 만에 발생했다.
특히 이날 공격은 미군이 철저한 경비를 펼쳤던 이라크내 미 정부 활동 중심지를 대상으로 과감하게 단행됐다는 점에서 충격을 주고 있다. 또 25일에는 미군 블랙호크 헬기가 울포위츠 부장관이 방문했던 이라크 북부 티크리트 인근 상공에서 휴대용 로켓 발사기(RPG) 공격을 받아 추락, 승무원 1명이 부상했다. 400여개의 객실을 갖춘 고급 호텔인 라시드 호텔은 미군 주도 연합군 본부가 위치한 티그리스강 서쪽에 위치해 있으며 이 지역은 미군이 완전히 장악하고 있는 곳이다.
지난 91년 걸프전 당시 미 뉴스전문채널 CNN 특파원이 전화로 전황을 중계하면서 유명해진 라시드 호텔은 지난 4월 바그다드 함락과 함께 미군이 접수했으며 82년비동맹국 정상회의 개최를 위해 당시 사담 후세인 정권이 영빈관으로 건립, 운영했던 곳이다. 라시드 호텔은 지난달 27일에도 3발의 사제 로켓 공격을 받았지만 다행히 경미한 피해만 입은 채 사상자는 발생하지 않았었다.
한편 미군은 지난 4월 바그다드 함락 이후 후세인 잔당세력에 대한 대대적인 소탕작전을 벌였지만 최근 미군을 대상으로 한 공격은 지난 여름 하루 평균 13-15회에비해 20-25차례로 크게 증가했다.
지난 5월1일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이 대규모 전투 종료를 선언한 이후 후세인잔당세력과의 전투에서 사망한 미군의 수는 이날 공격을 빼고도 108명을 기록했다.
(바그다드=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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