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타리오 국제공항 인근 아치볼드와 인랜드 엠파이어 블러버드 북서쪽 코너에 ARCO 주유소/AMPM 미니마켓을 경영하는 이철우씨(56)는 이민을 3차례나 했다.
1974년 군에서 제대한 이듬해 미국 이민 길에 올랐던 것이 첫 번째이고 1989년 플로리다주 탬파로 이사한 것이 두 번째 이민, 그리고 14년만인 2001년 다시 남가주로 돌아온 것이 세 번째 이민인 셈이다.
한양대 1학년 재학 중 군복무를 마친 이씨는 주한미군으로 한국에 나온 셋째 형 승수씨(63)의 권유로 LA행 비행기를 탔다. 같은 대구가 고향인 부인 손정화씨(52)와 결혼식을 올린 직후였다. 부부는 이민초기 당시 이민 온 대부분의 한인들이 그랬듯이 고생을 많이 했다. 이씨는 개스 스테이션에서 펌프맨을 했고 부인은 봉제공장에서 재봉 일을 했다. 그렇게 몇 년 어렵사리 모은 돈으로 리커스토어를 시작했다.
그 방면에 이력이 붙다보니 가게를 인수해 자리를 잡은 후 되파는 방식으로 짭짤한 재미를 봤다. 오렌지카운티 지역에서 그의 손을 거쳤던 리커스토어만 20개가 넘었다. 1978년에는 전 월남 부통령이었던 구엔 카오 키에게 가게를 팔았던 적이 있는데 이후 그 가게를 중심으로 웨스트민스터의 리틀 사이공이 형성되기도 했다.
플로리다로 이사 가게 된 계기 역시 형 승수씨 때문. 1985년 코로나의 크레스타 버디 골프코스를 인수해 골프장 사업에 뛰어든 승수씨가 1988년 플로리다에 골프장을 인수했다. 이씨도 구경 삼아 따라 갔다가 마음에 드는 그로서리 스토어를 발견, 제2의 이민을 감행하게 됐다. 그 곳에서 14년, 비즈니스도 잘되고 기후도 좋아 살기에는 문제가 없었다. 현재 주유소 일을 돕고 있는 큰 딸 에이미(26)는 플로리다 스테이트 대학에서 인테리어 디자인을 전공했고 둘째 딸 제니퍼(22)는 현재 유니버시티 오브 플로리다 대학원에 재학중이다. 막내아들 케네스(18)만 올해 UC어바인에 진학했다.
2001년의 세 번째 이민은 나이가 들면서 깊어만 지는 외로움 때문에 이루어졌다. 친지들이 많은 남가주로 돌아오고 싶다는 생각이 자주 들던 참에 드럭스토어 체인인 CVS에서 좋은 조건을 제시해 가게를 넘겼다. 리커를 다시 하기는 싫고 카워시, 주유소, 모텔 등 3가지 업종 중 하나를 택하기로 생각하고 한 달에 한번 꼴로 LA를 왕복하며 비즈니스를 찾았다.
몬트레이 팍의 카워시에 오퍼를 넣었으나 경쟁자가 생겨 포기하고 ARCO 주유소를 인수했다. 아치볼드 애비뉴와 인랜드 엠파이어 블러버드 북서쪽 코너에 위치한 주유소는 당시 설립된지 6개월 정도된 것이었는데 인근지역 개발붐에 힘입어 2년만인 올 1·4분기 전국 900개 ARCO 주유소 중 탑5에 랭크됐을 정도로 성장했다.
이민 초창기 정신 없이 일만 했던 이철우씨였지만 세 번의 이민을 경험한 요즈음에는 마음의 자세가 많이 바뀌었다. 다니고 있는 인랜드 교회에서 노인사역원장을 맡은데 이어 교회 부설 에버그린 노인대학에서도 행정처장을 맡아 봉사하고 있다.
매주 수요일 노인대학 강의가 있는 날에는 살고 있는 랜초 쿠카몽가 지역의 한인 노인들을 아침 일찍 포모나의 학교까지 태워가고 오후 2시 강의가 끝나면 집으로 태워다 주는 봉사를 하고 있다. 지난달 24~25일에는 노인대학 학생 50여명을 모시고 워너스프링스로 온천관광도 다녀왔다. 같은 교회 신도인 우병하 한인회장의 권유로 인랜드 한인회 이사도 맡아 한인사회를 위한 봉사활동도 많이 하고 있다.
이철우씨는 플로리다도 살기는 좋았지만 형제와 친구들이 많은 남가주로 돌아오기를 잘했다고 생각하고 있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