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 여자 월드컵 축구대회가 20일 23일간의 대장정에 들어간다.
지난 91년 첫 대회 이후 올해 4회째를 맞은 여자월드컵축구는 통산 3번째 우승 및 대회 2연패를 노리는 주최국 미국을 비롯해 각 대륙별 대표 16개국이 참가한다. 본선 출전국들은 4개조로 나뉘어 미국 각지에서 조별리그를 벌인 뒤 각조에서 1, 2위를 차지한 8개 팀이 결선 토너먼트 방식으로 우승컵의 주인공을 가린다.
미국과 2회 대회 챔피언 노르웨이, 그리고 중국 등이 우승 후보로 꼽히고 있는 가운데 북한이 다크호스로 지목되고 있다. 또 아시아 지역예선에서 강적 일본을 제치고 사상 첫 본선 진출의 쾌거를 이룬 한국은 내침 김에 8강 진출까지 내달려 지난해 남자 축구의 월드컵 4강 신화 재연에 나선다.
조별리그 24경기는 LA를 비롯해 워싱턴DC, 펜실베니아주 필라델피아, 오하이오주 콜럼버스, 매사추세츠주 보스턴, 오리건주 포틀랜드 등 6개 도시에서 열리며 8강전은 보스턴과 포틀랜드에서 개최된다. 이어 준결승은 포틀랜드, 그리고 결승은 오는 10월11일 LA 갤럭시의 홈구장인 홈디포센터서 치러질 예정이다.
북한은 20일 오전 11시45분 필라델피아에서 나이지리아를 상대로 첫 경기를 치르며, 한국은 21일 워싱턴DC의 RFK 스테디엄에서 브라질과 충돌한다. 다음은 조별 분석.
◎A조
◆미국(1위)
여자 월드컵 사상 첫 2연패를 노리는 미국은 세대교체로 인해 ‘습격’하기에 가장 좋은 시점이란 의견도 있다. 그러나 홈 필드 이점을 안고 있는 미국의 에이프릴 하인릭스 감독에 따르면 미국은 국제무대서 역대 최다 142골을 터뜨린 미아 햄, 국제대회에만 255차례 출전한 크리스틴 릴리, 지난 99년 대회서 결승 페널티킥을 꽂은 뒤 유니폼 상의를 훌렁 벗은 세리머니로 스타덤에 오른 수비수 브랜디 채스테인, 재치 있는 미드필더 줄리 파우디가 건제한데다 알리 웨그너와 장신 포워드 애비 왐박의 ‘젊은피’를 수혈, 전력이 오히려 강화됐다. 나이지리아에 맞설 스피드는 물론 북한의 오펜스를 잠재울 노련미도 충분히 갖추고 있다는 주장이다.
◆스웨덴(5위)
3연속 월드컵 8강에 올랐지만 그 다음 단계를 밟지 못해 답답해하고 있는 팀이다. 특히 99년 대회서는 간판스타 포워드가 첫 경기에서 무릎부상으로 실려나간 불운에 울었다. 8강전에서 노르웨이이 져 탈락한 스웨덴은 6개 예선경기에서 단 4골을 허용한 4-4-2 포메이션의 수비가 탄탄하다. 그러나 올해는 북한을 꺾지 못하면 8강에도 오르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북한(7위)
99년 대회서는 짙은 인상을 남기지 못했지만 지난 2년간 중국을 3차례 꺾는 등 전세계서 가장 빠른 성장을 보이고 있는 나라 중에 하나다. 북한은 2001년 해트트릭을 기록, 중국의 아시아 대회 8연패를 막은 진별희와 골게터 리금숙이 이끄는 오펜스가 발군이다.
◆나이지리아(23위)
’수퍼 팰콘스’로 불리는 나이지리아는 최근 메르시 아키데와 페르페투아 엔코차를 앞세워 중국을 3-2로 꺾어 아프리칸 팀의 사상 첫 4강 진출을 목표로 삼고 있다. 그러나 99년 대회서 1-7 패배의 망신을 안겨준 미국이 속해 있는 ‘죽음의 조’에 묶여 그 전망은 어두운 편이다.
◎B조
◆노르웨이(2위)
디펜딩 올림픽 챔피언이자 2003년 세계선수권 대회 챔피언. ‘FIFA 랭킹’ 2위가 말해주듯 노르웨이는 미국과 함께 세계 여자축구를 양분하고 있는 강팀이다.
노르웨이는 지난 95년 대회 준결승과 시드니 올림픽 결승에서 미국을 꺾는 등 미국을 상대로 전적이 우위인 세계 유일의 팀이다. 95년 월드컵 우승 당시 ‘골든볼’과 ‘실버슈’를 수상한 34살의 백전노장인 주장 헤게 리제와 지난 미 여자프로축구 WUSA시즌의 득점왕 다그니 멜그런을 앞세운 노르웨이는 지난 95년에 이어 2번째 월드컵 우승 트로피를 노린다.
◆브라질(6위)
브라질은 지난 99년 대회서 3위, 시드니 올림픽에서도 4위를 차지한 우승후보다. 특히 역대 월드컵 남미 예선에서는 단 한 골도 용납하지 않고 +133이란 엄청난 골득실차로 16연승을 달리고 있어 첫 상대인 한국에게는 벅찬 상대다.
한국이 특히 경계해야 할 선수는 베테런 시시, 주포 카티아와 신예 마르타와 대니엘라 등이다.
◆프랑스(9위)
한국이 8강 진출의 제물로 타깃 삼고 있는 프랑스는 월드컵은 물론 국제대회 출전자체가 이번이 처음이다. 그러나 2002 WUSA MVP 마리네트 피숑 등 개인기가 뛰어난 선수들이 많아 세계랭킹 ‘탑10’에 올라있다. 프랑스는 어느 쪽으로 튈지 알 수 없는 ‘도깨비 팀’이다.
◆한국(25위)
지난 16개월간 급성장한 팀으로 평가되는데 공격이 약한 것이 흠이다. 한국은 아시아선수권 대회에서 각각 7골과 5골을 몰아넣은 박은선(위례정산고)과 이지은(INI스틸)이 ‘8강 신화’ 창조의 주역을 맡았다. 한국은 21일 브라질과 첫 경기를 치른 뒤 24일 프랑스와 2차전을 갖고 27일 보스턴에서 노르웨이를 상대한다.
◎C조
◆독일(3위)
2003 WUSA MVP 마렌 메이네르트가 은퇴를 번복하고 대표팀에 복귀, 우승도 가능한 팀으로 평가되고 있다. 브리짓 프린즈 등 WUSA 선수들이 잔뜩 있는 독일은 99년 월드컵 8강전에서 미국에 2-1로 앞서다 2-3 역전패를 당해 사상 처음으로 월드컵 4강 진출에 실패했다.
◆카나다(12위)
지난 2차례 월드컵에서는 조예선에서 떨어졌지만 올해는 8강 진출이 유력하다. 지난 95년 노르웨이를 세계선수권 대회 챔피언으로 끌어올린 노르웨이 출신 에반 펠레루드 감독의 지휘 아래 놀라운 성장을 보이고 있다. 2002년 골드컵에서 7골씩 터뜨린 샤메인 후퍼-크리스틴 신클레어 ‘투톱’ 오펜스가 일품. 이미 캐나다 대 중국 8강전이 예상되고 있다.
◆일본(14위)
멕시코와 이번 월드컵의 마지막 티켓을 다퉈야 했던 일본은 여자월드컵 본선에 4번 다 출전하는 단 4개 팀 중에 하나로 2002년 WUSA 올스타로 뽑혔던 미드필더 호마레 사와가 간판스타다. FIFA 랭킹은 훨씬 위지만 한국과 비슷한 전력으로 평가되는데 약한 조에 편성돼 운이 좀 따르면 8강에 오를 수도 있다.
◆아르헨티나(35위)
아르헨티나는 사상 첫 월드컵 출전에 의미가 있다. 남미주 예선 최다 7골을 터뜨린 마리솔 메디나가 있지만 한국과의 연습경기에서 1-2로 진 것만 봐도 8강 진출은 거의 불가능해 보인다.
◎D조
◆중국(3위)
중국은 준우승을 거둔 99년 대회서 ‘골든볼’을 수상한 골게터 순웬, 리유잉, 배지에 등을 앞세워 사상 첫 우승을 노린다. 그러나 아시아 대회서 그 동안 북한에 3번이나 져 자신감을 갖기가 어렵다. 중국은 세계 챔피언일 수도 있는 반면 아시아 최고의 팀조차 아닐 수도 있다.
◆러시아(11위)
99년 대회서 8강에 올랐던 러시아의 운명은 21일 호주전에 달린 것으로 보인다. 그 경기가 두 팀의 8강 진출을 좌우할 전망이다. 한국과의 연습경기에서는 0-0으로 비겼지만 오펜스가 강점인데 전체적으로 선수들의 나이가 많은게 흠이다.
◆호주(15위)
3연속 월드컵 출전권을 따냈지만 조예선을 통과한 적이 없다. 6피트 장신 셰릴 설스버리를 비롯해 WUSA에서 활약한 선수들이 여러 명이지만 연습경기에서 장장 497분 동안 단 한 골도 넣지 못한 적이 있는 오펜스가 답답하다. 호주는 러시아를 제치면 사상 첫 8강 진출의 꿈을 이룰 전망이다.
◆가나(52위)
아프리카 ‘올해의 선수’로 뽑힌 미드필더 알베르타 색키와 골키퍼 매무나투 술레마나가 수준급이지만 99년 대회서는 호주와의 무승부가 하이라이트로 토탈 스코어 1-10으로 압도당했다. 8강 진출을 기대하는 것은 무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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